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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내로남불 탈피법

기사입력 : 2022년10월18일 17:00

최종수정 : 2022년10월19일 08:37

[서울=뉴스핌] 이영섭 정치부장 =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가장 유명한 유행어는 무엇일까. 바로 '내로남불'이라는 말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을 가진 오래된 신조어(?)로 요즘 아이들은 '사자성어'로 알고 있기도 하다.

내로남불이란 말이 만들어진 역사는 꽤 오래됐다. 1990년대 신한국당 국회의원이었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공적인 자리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패러디도 쏟아졌다. '내가 하면 오락, 남이 하면 도박' '내가 하면 투자, 남이 하면 투기' 등 앞뒤가 다른 이를 비판할 때마다 쓰여졌고, 이는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지금도 기사검색을 통해 '내로남불'을 검색해 보면 수 많은 기사가 나온다. 지난 주 북한 미사일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됐고, 지난 주말엔 카카오 대란이 온 뉴스를 도배하고 있지만 내로남불의 힘은 그칠 줄 모른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이유도 조국 사태 이후 불거진 '내로남불'에 대한 국민적 염증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영섭 정치부장

내로남불이 오랜 기간 정치권에서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상대를 명쾌하게 공격하면서 자신은 지킬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 모순은 '진영 논리'가 적절히 가려준다.

팬덤정치로 무장한 현재의 정치 지지층들은 모든 사안에 '우리편은 옳고 상대편은 그르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이들의 맹목적 지지는 정치인들로 하여금 내로남불을 자신감 있게 실행하게 해 준다.

정치인들도 팬덤 지지층에 의해 이른바 옳다고 생각하는 '소신 있는 정치'를 실행하기 힘든 상황이다.

당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등판했던 박지현 전 위원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팬덤정치 청산' '86 용퇴'를 외치다가 당 주류의 반감을 샀다. 박 전 위원장은 소신 있는 발언을 이어갔지만 그에게 돌아온건 '개딸'들의 문자폭탄과 선배 정치인들의 훈계였다. 소신 있고 올바른 정치인이 성장하기 위한 환경이 조성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일부 극성 지지층에 해당되는 얘기일 뿐 모든 시민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두 차례의 지방선거에서 유권자가 정치인을 어떻게 심판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줬다.

지난 2018년 부산 지역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오거돈 시장이 당선됐고, 구청장 16곳 중 13곳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되며 부산 지역을 싹쓸이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형성된 정권안정론과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여전히 힘을 받은 결과다.

반면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결과가 정반대로 바뀌었다. 국민의힘 소속의 박형준 시장이 당선됐고, 구청장 16곳 중 16곳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성추행 사건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오거돈 전 시장을 심판하고, 부동산 폭등에 책임이 있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한 결과다.

부산 시민들이 위대한 이유는 불과 4년 만에 이렇게 정반대의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같은 지역에서 불과 4년 만에 이처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정치인은 유권자의 심판을 두려워할 수 밖에 없다. 유권자가 '진영논리'에 함몰되지 않고 정치인이 '내로남불'을 심판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정치인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뜻이다.

유권자가 진영논리를 탈피하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모든 사안에 대해 '역지사지'를 적용해 보는 것이다.

이재명·민주당 지지자는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 보자. 만약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했고, 현재의 상황이 '윤석열·김건희 일가' 수사에 들어간 것이라면 나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반대로 윤석열·국민의힘 지지자라면 문재인 정권 수사에 대해 이렇게 생각해 보자. 윤석열 정부 이후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탈환했고, 윤석열 정부 관련 수사를 진행한다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똑같은 주장을 펼 수 있다면 내가 바뀌게 되고 정치는 비로소 변할 수 있게 된다.

유권자가 정치현안에 대한 옳고 그름을 '당신은 누구편인가'로 판단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바라는 좀 더 나은 정치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nevermi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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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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