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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로 시작된 유동규發 증거들...이재명 정조준 하나

기사입력 : 2022년10월30일 09:30

최종수정 : 2022년10월30일 09:30

'8억4700만원' 전달 진술 확보로 檢 수사 속도
김용에게 광주에 뿌릴 20억 요구받은 사실 밝혀
유동규, 휴대폰 클라우드 자료 검찰에 넘겨
檢 "확보할 수 있는 증거는 이미 확보했다"
선거자금 전달했던 박스와 가방 등 물증 확보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폭로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새 국면을 맞았다.

검찰은 대선자금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구속한 데 이어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김 부원장에게 정치자금 8억원을 전달했다는 주장을 시작으로 증거가 될 만한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이어지자 검찰은 물증까지 확보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구속 이후 김 부원장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데도, 검찰은 이미 혐의를 입증할 증거들은 확보했다며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의 '입'에서 시작된 증거들이 이 대표를 정조준할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0.28 pangbin@newspim.com

 ◆ "김문기 몰랐다"...배신감에 입 연 유동규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특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뒤 대대적인 폭로에 나서고 있다.

그간 본인을 향한 의혹에 대해 입을 열지 않던 그가 입을 연 배경에는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주장한 이 대표의 발언에 배신감을 느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년 넘게 이어진 수사에도 눈에 띌 만한 진척이 없었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됐다.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대선자금을 요구받아 8억4700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김 부원장을 전격 체포에 이어 구속했다.

김 부원장은 구속 이후 입을 열지 않은 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유 전 본부장이 잇따라 증언이 될 만한 진술을 내놓으면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선 경선을 앞뒀던 지난해 2월 광주에 돈을 뿌려야 한다는 이유로 김 부원장으로부터 20억원을 요구받았다는 진술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4~8월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건네받아 이 중 6억원을 김 부원장에게 전한 것이다.

아울러 남 변호사 그리고 또 다른 대장동 일당인 정민용 변호사 등과 함께 이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을 마련하고자 대책 회의를 가졌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본부장은 석방 이후 언론에도 적극적으로 본인의 입장을 알리고 있다. 대장동 재판을 위해 법원을 오가며 취재진을 만나 진솔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으며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10.24 leehs@newspim.com

 ◆ "증거는 이미 확보했다" 검찰, 이재명 향하는 칼날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7일 자택 인근에서 취재진을 만나 검찰에서 본인의 휴대폰의 클라우드를 다 열었고, 비밀번호까지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표와 그 측근들을 향해 "증거를 다 지웠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흔적은 다 지워지는 게 아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클라우드 자료들에 대선 자금 수수 의혹을 밝힐 구체적 내용이 담겨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김 부원장, 정 실장 등 이 대표 측근들이 포함된 텔레그램 '정무방'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이너서클 여러명이 있었다"며 "기관장 모임도 있었고, 정무방이 따로 있었고, 법조팀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직전 창문 밖으로 던진 휴대폰에서 정 실장이 텔레그렘으로 보낸 메시지와 통화를 시도한 내역 또한 확보됐다. 디지털 포렌식 결과 정 실장은 당일 오전 5시 6분~6시 53분 텔레그램을 통해 유 전 본부장에게 3번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아 '부재중 전화'로 기록됐다.

이후 정 실장은 오전 7시 20분에 '안 좋은 마음먹지 말고 통화하자 동규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수사에 속도가 붙으면서 검찰은 물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남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과 김 부원장에게 8억4700만원을 전달하는 과정에 쓰인 박스와 가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저희들이 확보할 수 있는 증거는 이미 확보했다고 판단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또 "돈과 관련된 수사를 할 때 모든 것을 살펴본다"며 "(박스 등이) 어떻게 포장돼 있는지 전달됐는지 살펴보는 과정에 있다"며 "향후 공판이 진행되면 증거물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김 부원장의 사무실이 소재한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문서파일 4개를 확보한 상태다.

검찰이 확보한 유 전 본부장의 클라우드 자료 등 물적 증거들이 이 대표 최측근들의 선거자금 수수 혐의를 입증할 단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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