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중국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中 기업, 美 말고 유럽 간다...스위스 증시 상장 '인기'

기사입력 : 2022년11월09일 15:47

최종수정 : 2022년11월09일 15:47

A주 상장사, GDR 발행 통한 유럽 증시 상장에 관심
'중루이퉁' 정식 개통으로 스위스行 기업 늘어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기업들의 유럽 자본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미중 간 갈등 심화 속 미 증시에 상장 중인 중국 기업들의 상장 폐지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시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다.

8일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얼스이스지징지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가 인용한 딜로직(Dealogic) 자료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는 지난해의 130억 달러(약 17조 9010억 원)에서 올해 현재 3억 300만 달러로 급감했다.

반면 유럽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은 활기를 띄었다. 중국기업들은 올해 해외주식예탁증서(GDR·Global Depositary Receipt) 발행 등 방식을 통해 26억 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셔터스톡]

◆ 美中 갈등 심화, 中·유럽 교차거래 승인 영향

미국 증시 상장 열기가 식고 유럽 시장을 찾는 중국기업들이 늘고 있는 데에는 미중 관계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기업들의 회계감독권을 놓고서도 힘겨루기가 벌어지면서 중국기업들의 미 증시 퇴출 위험이 고조됐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상장사들에 대해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등 회계감독권을 가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외국 정부에 회계감사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금지해 왔다.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중국 증감회는 지난 2020년 3월 증권법을 개정함으로써 중국 기업이나 개인이 당국 허가 없이 외국 정부에 증권 활동 관련 서류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했고, 이에 미국은 같은 해 12월 '외국기업 문책법'을 도입했다. 그러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 중인 160여 개 중국 기업이 2024년 초 상장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결국 중국이 미 당국에 중국기업의 회계자료를 제공하는 데 동의하면서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홍콩 방문을 통한 첫 감사작업이 시작됐고 지난 4일 끝났다. 당초 PCAOB 측은 이달 중순까지 회계감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감사작업이 일찍 끝났다고 홍콩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미국 당국의 감사가 이뤄진 만큼 중국기업들의 증시 퇴출 가능성이 줄어들긴 했지만 양국 관계의 변화에 따라 상장사 주가가 요동치는 것을 지켜본 만큼 미국 증시 상장 의욕이 저하됐을 것이라는 보인다. 또한 첫 감사대상이었던 중국기업들의 감사 통과 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기업들의 상장 폐지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당국이 유럽 자본시장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배경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올해 2월 해외 증시와의 주식교차매매제도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8년 상하이와 런던 증시 간 교차거래를 승인한 데 이어 스위스·독일·선전 또한 교차거래제도에 포함됐다. 다만 미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중국기업 다수가 '미상장 기업'인 반면 유럽 증시로 향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A주에 상장된 기업들로서 주로 GDR 발행을 주요 자금조달 채널로 활용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 경제평론가 투자분석가 피하이저우(皮海洲)는 "A주 상장사들의 유럽 증시행은 유럽과의 주식예탁증서(DR) 교차매매를 승인한 정부 정책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라면서 "유럽에서의 GDR 발행으로 A주에서의 자금 조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 기업의 유럽 내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 선진 금융시장에서 규범화한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럽 증시 상장은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한 대형 투자기관 관계자는 매체에 "과거에는 유럽 증시 유동성이나 밸류에이션이 미 증시에 못 미친다는 인식이 있어 스타트업들이 유럽 증시 상장을 머뭇거렸다"며 "그러나 최근 A주 다수 상장사들이 유럽 자본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투자기관들이 특히 정보기술(IT)기업의 유럽 상장을 추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자본시장이 환경보호기술이나 인공지능, 신에너지차 등 신흥산업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 이들 업종 기업이 미 증시 상장하는 것에 버금가는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관계자는 그러면서 "유럽 내 다수 투자기관들이 보다 '근거리'에서 중국 주식에 접근하길 바라고 있고, 포트폴리오에 업종별로 여러 상장사를 포함시킴으로써 중국 주식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고자 하는 수요도 상당하다"고 부연했다. 

◆ 스위스, A주 상장사 주요 '공략시장' 돼

유럽 가운데서도 스위스가 인기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른바 '중루이퉁(中瑞通, 루이(瑞)는 스위스의 중국어 발음인 루이스에서 따온 것)'으로 불리는 상하이·선전-스위스 간 교차거래가 정식 개시되면서 스위스 증시가 중국기업들의 새로운 자본조달 무대가 됐다.

[사진=셔터스톡]

7월 말 중국 ▲전기차(EV)용 배터리업체 궈쉬안가오커(國軒高科, 002074.SZ/티커:GOTION) ▲코발트 공급 업체 거린메이(格林美, 002340.SZ/티커:GEM) ▲건자재 제조업체 커다제조(科達製造, 600499.SH/티커:KEDA) ▲리튬 배터리 소재 제조업체 산산구펀(杉杉股份, 600884.SH/티커:SSNE)이 스위스 증시 등판 소식이 전해졌다. 중루이퉁 개통 후 스위스 거래소에 교차상장한 최초의 기업들로, 이들 4개 기업은 GDR 발행 방식으로 해외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총 15억 달러를 조달했다.

9월에는 촹예반 상장사인 악보의료기술(樂普醫療·300003)이 GDR 형태로 스위스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촹예반 상장사 중 최초로 GDR을 발행한 것으로, 악보의료기술은 이를 통해 40개 이상 해외 투자기관이 6억 9300만 달러 규모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보의료기술의 GDR 발행은 A주 상장사들의 유럽 증시, 특히 스위스 증시 진출의 촉매제가 됐다. 9월 30일 선전 증시 상장사 양태이오일필드(傑瑞股份·002353)가 GDR 발행으로 스위스 상장 계획을 알렸고, 10월 10일에는 중정홀딩스(中鼎股份·002353), 21일 미금에너지(美錦能源·000723), 22일 거성과기(巨星科技·002444)가 잇달아 스위스 증시의 GDR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 금융투자보(金融投資報)와 금융정보 제공업체 퉁롄수쥐(通聯數據·Datayes)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달 22일 기준, A주 7개 상장사가 GDR 발행으로 스위스 증시에서 총 25억 8100만 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증시에 상장한 A주 기업(5개)보다 많은 것이다. 또한 현재 A주 16개 상장사가 GDR 발행 계획을 공시한 가운데 이들 중 다수가 스위스 상장을 선택했다.

또 다른 금융정보 제공업체 퉁화순(同花順) 자료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A주 31개 상장사가 GDR 발행으로 해외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24개(77%) 상장사가 스위스 거래소를 택했고, 3개 상장사는 런던 거래소를 선택했다. 나머지 4개 상장사는 최종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다.

스위스 시장 선호도가 높은 것과 관련, 얼스이징지바오다오는 유럽 투자은행 관계자를 인용, 글로벌 금융허브인 스위스에 거액의 글로벌 자본이 운집해 A주 상장사들이 더욱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고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며, 또한 중국기업들이 스위스를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