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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일본노선 증편 불꽃 경쟁 속 '고환율·고금리 딜레마'

기사입력 : 2022년11월14일 06:01

최종수정 : 2022년11월14일 06:01

지난달 인천~일본 여객, 작년 대비 1800% 급증
2018년 대비 30% 회복…경기위축으로 속도 더딜 듯
고환율에 환차손 겹쳐…아시아나 완전자본잠식 우려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일본 무비자 관광이 재개되면서 항공업계가 앞다퉈 증편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가 뒷받침 해줄 지는 미지수다.

환율 상승과 고유가가 겹쳐 항공권 가격을 코로나 이전처럼 낮출 수 없는 환경이라서다. 여기에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가 더해지며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수요가 예상처럼 빠르게 회복하지 않을 거라는 업계 내 불안감은 더해지는 가운데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는 여전히 부채를 쌓고 있어 추가 자본확충 우려도 제기된다.

◆ 일본 여객, 작년 대비 급증했지만 2018년의 30% 수준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노선이 증편되고 있지만 항공권 가격을 끌어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 예전처럼 항공수요가 발생하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과 일본을 잇는 여객기 이용객은 29만3156명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올해 최고치였던 8월(12만9088명)과 비교해도 두 배 넘게 늘었다. 작년 10월(1만5133명) 대비로는 1837% 급증했다. 지난달 11일 2년 7개월 만에 일본의 무비자 입국이 재개되면서 일본 여행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이에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노선 증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 삿포로 노선을 재개한 데 이어 내달부터 주 7회(매일)로 운항편을 늘린다. 오키나와 노선은 내달부터 주 4회(월·목·금·일)로 운항을 재개한다. 앞서 나리타, 하네다, 오사카 등 주요 노선은 주 14회로 운항편을 상당부분 회복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부터 나리타 노선을 주 10회에서 주 12회로 늘렸고 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는 각각 주 10회, 주 7회, 주 3회 운항 중이다. 현재 주 29회 일본 노선을 운항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2019년 하계 스케줄(주 143회)의 40%까지 회복한다는 목표다.

LCC 가운데서는 제주항공이 가장 공격적으로 일본 노선을 회복 중이다.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주 21회(하루 3회), 부산~오사카 주 14회 등 인천, 김포, 김해에서 출발하는 일본 노선을 주 133회(하루19회)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여객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할 땐 아직 크게 못미친다. 인천 기준 지난달 일본을 오간 인원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0월(67만3777명)의 40% 수준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2019년 하반기 여행객이 급감한 점을 고려하면 회복은 훨씬 더디다. 2018년 여객과 비교하면 30%에도 못미친다.

◆ 금리인상 여파로 구매력 감소…환율 상승으로 재무위험 확대

일본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지 한 달이 지나고도 여객 회복이 더딘 이유는 경기 위축으로 인한 구매력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소비여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보복여행 수요가 예상처럼 빠르게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운항승무원을 전원 복귀시키기로 했던 제주항공은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에 아직 휴직 인원 일부를 현장에 불러들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항공사들의 실적 회복이 기대보다 속도를 내기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유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코로나 이전 저유가 시대의 항공권 가격을 제시하기 어려워졌다. 항공사들은 운항 재개 노선을 중심으로 승객 확보 경쟁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프로모션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쳤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대규모 외화환산손실(환차손)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돼 재무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환율이 올라가면 달러로 지불하는 항공기 리스비용이 급증한다. 대한항공은 3분기 환차손이 3998억원으로 전분기(1940억원)의 두 배로 늘었다. 올해 누적 환차손은 6599억원에 달한다.

대한항공에 비해 리스기 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은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아시아나항공은 환차손 2276억원을 기록해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6544.55%로 급증했다. 3분기 기준 완전자본잠식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LCC 역시 재무여건이 좋지 않다. 티웨이항공은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이 963.06%에 달하고 자본금 대비 자본총계가 적은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6월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이었던 에어부산은 지난 9월 유상증자로 자본잠식을 겨우 해소했다. 제주항공은 부분잠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5월 630억원 규모의 사모영구채를 발행했지만 부채비율은 863.5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기 위축의 여파로 여객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자본력을 갖춘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 항공사들의 어려움이 이어지며 재무 우려가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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