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에 우리 방송3사가 한반도 중계권 양도
개막식 BTS 정국 공연 장면도 삭제하고 방영
경기장 현대전기차·코카콜라 광고도 지워져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한국의 지원을 받아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면서도 한국팀 경기와 관련 광고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뉴스핌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카타르 월드컵 개막 이후 북한 조선중앙TV의 관련 영상을 분석한 결과 한국팀의 경기는 한국과 미국・일본의 경기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조선중앙TV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이란-잉글랜드전 중계 화면.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2.11.25 yjlee@newspim.com |
25일 조선중앙TV의 방송순서도 하루 전 열린 스위스-카메룬 경기와 포르투갈-가나 경기 중계는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한국-우르과이전은 빠져있다.
북한은 개막 다음날인 22일부터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4시, 9시에 각각 한 시간 가량 사전 편집된 경기를 내보냈다.
하지만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경기는 제외하고 있다.
북한은 개막식에서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공연한 장면도 삭제한 채 내보냈다.
또 경기장 화면에 나타나는 현대의 전기자동차 광고와 함께 코카콜라 광고 등도 모자이크 처리한 후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앞서 북한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는 한국 경기를 방영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한·미·일 3국의 경기를 단 한 차례도 중계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2.11.19 yjlee@newspim.com |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우리 지상파 3사(KBS·MBC·SBS)로부터 한반도 지역 중계권한을 양도받아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은 과거 월드컵 등 국제경기를 별다른 조치 없이 무단으로 방영해 해적방송이란 오명을 지녔다. TV중계권료를 부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측이 북한에 화면을 송출해주는 방식으로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이 가능했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한・미・일 대북공조에 강력하게 반발하는데다 특히 윤석열 정부에 대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담화에서 "서울 과녁"운운하며 막말을 퍼붓고 반정부 선동을 하는 등 각을 세우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