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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울진 죽변항 명품 '울진대게' 첫 위판..."풍어 예감하니더"

기사입력 : 2022년12월17일 22:09

최종수정 : 2022년12월17일 22:09

첫 위판가 마리당 9000~1만7600원...전년보다 3000원 이상 높아
위판 첫날 대개잡이 어선 28척 참여....첫 위판량 1만마리 거래
23~25일 죽변항수산물축제...조학형 죽변수협장 "오감만족 축제"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명품브랜드인 '울진대게' 철이 돌아왔다.

올들어 첫 '울진대게' 공개위판이 개시된 17일 오전 9시. 죽변항은 귀를 에는 한파에도 아랑곳 없이 밤새 건져 올린 대게를 가득 실은 대게잡이 자망어선과 통발어선이 한 무리의 갈매기 떼를 이끌고 속속 죽변항 물양장으로 입항하고 있다.

달큰한 울진대게 맛과 내음은 어민들보다 갈매기가 먼저 알아챈다. 대게잡이 배 위를 낮은 비행으로 돌며 혹여 떨어진 대게다리를 노린다.

코로나19와 경기 불황에 장기간 이어지던 불순한 바다날씨로 침체됐던 죽변항이 어민들의 분주한 발길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대게잡이 어민들은 어창에서 싱싱하고 속이 꽉찬 울진대게를 상자에 담아 위판장으로 옮기느라 분주하다.

어민들이 어창에서 잘생긴 자줏빛 대게를 상자에 담아 물양장에 내놓기 무섭게 또 다른 어민들이 대게상자를 번쩍 들고 위판장으로 나른다.

죽변수협 위판장에는 자줏빛 잘 생긴 울진대게가 흡사 도열하는 병사처럼 가지런하게 진열된다.

대게잡이 어민들이 재빠른 손놀림으로 속이 잘 여문 대게를 10마리씩 1렬로 진열한다.

위판 준비를 서두르는 어민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본격적인 대게철이 시작되고 올들어 처음으로 당긴 자망 그물에 속이 꽉찬 울진대게가 그득하게 달려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3년간 전 지구적으로 사람살이를 황폐화시킨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끊어진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때마침 대게철과 함께 오는 23일부터 '죽변항 수산물축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죽변수협 판매과 직원이 긴 호르라기를 한 차례 부르자 공개위판 자격을 갖춘 중매인들이 진열된 대게를 빙 들러싸며 모여든다.

위판이 진행되는 바로 옆 자리에는 또 다른 자망어선이 풀어놓는 싱싱한 대게들이 가지런히 놓인다.

이날 위판은 다리가 모두 붙어있는 온전한 대게를 시작으로 다리 일부가 떨어진 비상품(이를 죽변항 어민들은 '하지'라고 부른다) 대게를 따로 갈무리해 놓은 무더기 순으로 진행된다.

경매가 시작되자 왁자하던 죽변항은 일순 고요 속으로 빠져들며 중매인들의 눈빛이 빛난다.

중매인들이 일명 '후다(한 손에 쥐어지는 크기의 나무판을 겹대어 만든 입찰단가를 기록하는 도구)'라고 부르는 입찰단가표지판에 분필로 마리당 가격을 재빨리 적어 수협 경매사에게 내민다.

수협 경매사의 손놀림과 눈초리도 빠르게 움직인다.

죽변항의 위판은 '최고가' 입찰제이다. '마리 당 최고가를 제시한 중매인에게 낙찰되는 방식'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죽변항의 위판은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처럼 긴장감과 함께 묘미를 준다.

올해 첫 대게 위판은 당초보다 이틀 늦춰졌다. 풍랑특보가 이어지면서 바다 날씨가 불순했기때문이다.

이번 첫 위판은 지난 3일 첫 그물을 놓은 지 15일만이다.

이날 울진대게 첫 위판이 진행되자 죽변수협 위판장에 대게잡이 자망어업인들과 중매인, 대게상인, 대게전문음식점 주인들과 첫 위판 소식을 듣고 죽변항으로 달려 온 외지 관광객들로 초만원을 이루면서 죽변항이 모처럼 흥청거리며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첫 위판에서 울진대게는 1마리 기준 최저 9000원에서 최고 1만7600원까지 거래됐다.

이날 하루동안 울진대게는 모두 1만마리가량 위판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날 첫 위판에 참여한 대게자망어선과 통발어선은 모두 28척으로 집계됐다.

울진대게는 이날 첫 위판을 시작으로 다음해 5월 말까지 조업이 이어진다.

특히 오는 23~25일까지 죽변항을 무대로 펼쳐지는 '죽변항수산물축제'를 앞두고 울진대게가 대풍을 예고하면서 죽변항은 코로나19와 경기불황 등으로 침체된 죽변항의 경기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첫 위판에 나선 대게자망어업인은 "올해 첫 위판가가 지난해 첫 위판보다 마리당 2000~3000원 이상 높게 거래돼 대게 호황으로 침체됐던 죽변항의 경기가 되살아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학형 죽변수협장은 "죽변항의 대게잡이 어업인들은 어민들 스스로 마련한 어획량쿼터제를 엄격하게 지키며 대게어족자원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며 "오는 23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죽변항수산물축제의 성공 개최와 관광객맞이에 죽변항 어민들과 죽변 주민 모두가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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