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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뿌리'가 남으면 재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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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6월 애매한 합의 탓
서교공 협상 미봉책, 적자구조 손봐야
지하철 복지 관점으로, 정부지원 필요해

[서울=뉴스핌] 채명준 기자 = "'뿌리'를 제거해야 한데" 손등에 손톱만한 사마귀가 계속 생겨나 고생하던 친구가 했던 말이다. 사마귀는 재발 가능성이 높아 치료 시 고통과 비용이 크더라도 그 뿌리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된 재발로 고통의 총량과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친구의 손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 곳곳에서도 '사마귀'가 계속 자라나고 있다. '뿌리'를 제거하지 않고 드러나는 부분만 잘라내는 '미봉책'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채명준 사회부 기자

최근 16일간 지속되며 정부 추산 4조1400억원의 피해를 발생시킨 화물연대 총파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화물연대의 첫 파업 당시 위기 모면을 위해 만든 '안전운임제 지속추진과 품목확대에 대해 논의한다'라는 두루뭉술한 내용의 합의했고, 이것이 6개월 후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현재 서울시에서도 범상치 않은 사마귀가 자라나고 있다. 바로 '서울교통공사(서교공) 적자재정' 문제다. 서교공 노조 총파업 돌입 하루 만에 협상이 타결돼 시민 불편이나 비용은 최소화했지만, 정작 근본적인 문제인 '만성적자 구조'에 대한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다.

6조6000억원. 작년말 기준 서울 지하철(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채무 규모다. 최근 5년(2017~2021년)간 기록한 누적 적자 금액만 3조7000억원에 달한다. 매년 약 5000억원 규모를 기록하던 당기순손실은 2020년 코로나 영향으로 1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에도 96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적자의 상당 부분은 '무임승차'에서 비롯된다. 손실액은 코로나 이전 연평균 3600억여원으로 전체 손실의 30% 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0년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노인 빈곤율·노인 자살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그나마 노인 고립 예방에 효과가 있는 무임승차를 무작정 폐지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비용을 키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8년째 동결 중인 지하철 요금 인상이라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적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선 현재 요금의 80%인 무려 1015원을 인상해야만 한다. 3高(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에 시달리는 와중에 '시민의 발' 이용료까지 대폭 오르면 시민들은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생활·문화·경제 모든 것의 근간이 되는 '대중교통'은 복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만 한다. 선진국의 경우 운영비용 대비 요금수입 비중을 의미하는 '운임회수율'이 굉장히 낮다. 영국 런던은 47%, 프랑스 파리는 30%이며 미 휴스턴의 경우 12.9%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서교공은 2019년 기준 무려 81%에 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정부가 예산안에서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 PSO(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보전 지원)예산을 제외한 결정은 글로벌스탠다드에서 벗어난다.

현재 서울교통공사의 누적 적자는 서울시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일정 수준의 요금 인상과 더불어 무임수송 비용의 50~70% 가량을 보전받는 코레일 수준의 정부 지원이 더해질 때 비로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가까워질 수 있다.

올해 이뤄진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합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적자구조를 해결하지 않는 한 계묘년에도 노조 파업은 사마귀처럼 재발해 시민불편 등 막대한 사회적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정부가 나서 적자 구조의 '뿌리'를 뽑는 것이 비용을 최소화하는 일임을 깨달을 때다.

Mrnobod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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