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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릇한 '일상의 음모' 해체와 긴장...신제현 개인전 'DEEP: decode, incode'

기사입력 : 2023년03월09일 08:34

최종수정 : 2023년03월09일 08:34

3월 17일부터 4월 22일까지 '스페이스 사직'
출처 알 수 없는 괴이한 정보의 늪 중간에 서있는 신제현의 삶에 투영돼 보는 경험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스페이스 사직(서울시 종로구 경희궁3가길 8-4)은 오는 3월 17일부터 4월 22일까지 신제현 개인전 《DEEP: decode, incode》를 선보인다.

신제현은 2002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전통 미술 재료나 음악, 무용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그의 작품은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담론들을 주제로 삼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크게 4가지 시리즈로 구성되는데 버려진 물건들로 악기를 만드는 <시간의 소리>와 배채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히든 사이드>, <마리를 찾아서> 그리고 10년 후면 사라지는 섬 또는 경제 관련 데이터를 자개 기법으로 표현한 <윤슬>이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사라져가고 버려진 물건과 정보들을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히든 사이드>는 투명한 유리나 아크릴 판에 역순으로 그림을 그리는 배채법을 사용한다. 배채법은 얇은 비단이나 종이의 뒤에 채색을 하여 은은하게 색이 묻어 나오게 하는 한국의 전통기법이다. 신제현은 이 전통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투명한 판에 역순으로 그려 그림이 완성되면 이 그림을 반대로 돌려서 벽에 건다.

전통적인 서구 회화의 방식으로 본다면 캔버스의 바닥에 깔려 보이지 않는 밑 색이 가장 전면에 보이고 마지막에 칠한 색이 가장 뒤로 오게 되는 것이다. 마치 디아섹(diasec) 액자처럼 납작하게 눌린 물감들은 수백 번 수천 번의 덧칠을 통해 겨우 미끄러운 투명 아크릴 판위에 안착된다. 이 물감 덩어리들은 사실 회화라기보다는 아주 얇은 조각에 가까울 것이다. 마치 수행을 하듯 그린 그림들은 길게는 3년에 걸쳐 그리기도 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Hidden Side – 12, 투명 아크릴판 뒤에 아크릴 물감, 실크스크린, 배채법 채색, 97×163cm(2017) 2023.03.09 digibobos@newspim.com

<마리를 찾아서>는 <히든 사이드>와 같은 배채법으로 그린 시리즈로 한국에 자생하는 야생 대마초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일종의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마리를 찾아서 대구 - 10>의 경우 서울에서 야생 대마초가 있는 대구의 산까지 가면서 1시간마다 사진을 찍어 그 10장의 사진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다. 역사적인 의미로 한국 전통 종이, 천의 재료였던 대마가 미국 제지산업에 의해 하루아침에 마약이 된 숨겨진 정보들을 그림 안쪽으로 은닉하며 법과 예술 사이를 넘나드는 긴장감을 준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마리를 찾아서 – 대구 10, 투명 아크릴판 뒤에 아크릴 물감, 배채법 채색, 90×65cm(2017) 2023.03.09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마리를 찾아서 – 인천 5, 투명 아크릴판 뒤에 아크릴 물감, 배채법 채색, 60×76cm(2018) 2023.03.09 digibobos@newspim.com

<윤슬>은 주가지수, 서울 아파트 가격, 코인의 등락폭 등 다양한 경제적 그래프를 자개로 하나하나 붙여 만든다. 이 그림은 가로로 걸면 그래프가 되지만 세로로 걸면 강이나 바다에 달빛이 비치는 윤슬과도 같은 모양이 된다. 과거에는 자개의 원재료인 조개가 통화의 수단이었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돈 그 자체인데 주식이나 코인과 같은 금융자산은 과거 조개패와 다르게 실체가 없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윤슬-Beutiful51, 나무 판넬 위에 아크릴, 젯소, 실크스크린, 자개, 금박, 53×45cm(2018) 2023.03.09 digibobos@newspim.com

작가는 10년 후면 무인도가 될 섬의 데이터 그래프로 자개 작품을 만들고, 그 그래프로 악보를 만들어 연주하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

<시간의 소리>는 재개발 지역이나 사람들이 버린 가구 시계 등을 악기로 만들고 연주하는 작품이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했던 물건에는 그만의 시간이 묻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작가는 다시 재배열하고 해체하며 관념에 대한 구체적 솔루션으로 치환해낸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시간의 소리24, 괘종시계, 기타 재료 등,170×60×30cm(2009) 2023.03.09 digibobos@newspim.com

《DEEP : decode, incode》에서 그림들은 단순히 그림이 아닌 정보를 보여주는 차트이기도 하고 악보의 역할을 하기도 하며 그림이 아닌 아주 얇은 조각이기도 하다. 조각들은 조각인 동시에 악기이기도 하며 설치물이기도 하고 가구이기도 하다. 다양한 주제와 반전이 숨어 있는데 이번 전시의 제목처럼 작품에 여러 암호들을 관객들이 해석하고 찾아내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신제현 작가는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미술대학원을 졸업하며 현재는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작가는 2010년부터 회화,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으로 많은 전시를 진행해 왔으며 문신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토탈미술관, 소마미술관, 아르코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다량의 미술관 전시와 소장의 이력을 가졌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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