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현대화 '식민 약탈의 길 아니다'
'선진국 화는 소수 국가 전유물 아냐'
공산당의 중국 가치는 인류 공동번영
제조 시장이어 '중국가치' 국제 무대에
서방에선 중국에도 '민주' '자유' 있나 반문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부강 민주 문명 조화 자유 평등 공정 법치 애국 경업 성신 우선(富強 民主 文明 和諧 自由 平等 公正 法治 愛國 敬業 誠信 友善)'.
중국 공산당이 내세우는 12개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이다. 공산당의 통치이념과 같은 것으로 국가 사회의 지향점이며 개인이 갖춰야할 덕목이고 도리다. 부강 민주 문명 조화는 국가 항목이고 자유 평등 공정 법치는 사회 항목이며 애국 경업 성신 우선은 개인 항목이다.
사회주의 핵심가치관(사회주의 가치관)은 후진타오 지도부 시절 처음 개념이 제시됐고 공산당 18기 시진핑 시대에 들어 12개 구체적인 항목이 만들어졌다. 빌딩과 거리, 주택단지, 공원 등 도시는 물론 농촌 구석 구석까지 어디를 가나 '사회주의 가치관'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이 선전물은 전광판과 TV광고 항공권 뒷면 까지 전 중국을 촘촘하게 메우고 있다.
중국이 '중국식 현대화'를 강조한 2023년 양회(전인와 정협) 폐막 이틀뒤인 3월 15일. 양회에서 3연임 국가주석에 선출된 시진핑 총서기겸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과 세계 정당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중국식 현대화와 글로벌 전략'이라할 중국 대외 정책에 대한 지향점을 제시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산둥성 공자의 고향 취푸 유적지 입구에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국가 사회 개인 항목별로 적시한 홍보 선전물이 설치돼 있다. 2022년 7월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3.03.17 chk@newspim.com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150개국 500개 정당 대표들 앞에서 중국적 가치에 의한 선진국 도약의 비전인 중국식 현대화를 집중 설파했다. 중국식 현대화는 공산당이 이끄는 사회주의 현대화 비전이다. 공동부유와 조화 발전과 공생, 인류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집권 2기 시진핑 시대인 2021년 본격 제기됐다.
'시진핑의 공산당'은 중국식 현대화로 금세기 중반 (건국 100주년인 2049년)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전면 건설이라는 제 2의 100년 분투 목표를 달성,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을 향해 나가려고 한다.
시 주석은 기조연설에서 공산당의 12개 사회주의 핵심가치관과 맥을 같이하는 '민주 자유 평화 발전 공평 정의' 등을 인류가 추구할 공통의 가치로 내세웠다. 이 회의는 마치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2월 자유민주 진영 정상들과 가진 화상 민주주의 서밋의 중국 버전같았다.
시진핑 주석의 '중국판 민주주의 서밋' 기조 연설 내용의 결론은 서방(미국)의 길은 문제가 많았고 '중국의 길'이 인류의 정도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12가지 사회주의 가치관을 국제 무대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대목 대목에서 미국과 서방의 가치를 겨냥했다.
"신 냉전과 분열이 아니라 민주의 기치 아래 뭉쳐야한다. 중국식 현대화는 식민 약탈의 낡은 길이 아니며 패권화의 왜곡된 길이 아니다". 시 주석은 미국과 서방권의 가치와 선진화 과정에 대해 이렇게 지적한뒤 중국식 현대화는 대화와 포용, 문명의 다양성 존중, 평화발전의 길이라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타인의 등을 끄면 자기 길도 어두워지고, 타인 길을 막으면 자기도 먼 길을 가기 힘들다"는 말로 미국의 대 중국 기술 봉쇄와 경제 압박 공세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현대화(경제발전 선진국화)는 소수 국가의 전유물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수도 베이징 번화가 왕푸징의 왕푸서점에 중국식 현대와의 주요 목적중 하나인 공동부유에 관한 서적들이 진열돼 있다. 2022년 12월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3.03.17 chk@newspim.com |
그러면서 시 주석은 세계 정당 대표들에게 중국이 향후 세계를 위해 더 많은 중국 제조와 보다 강력한 혁신 동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더 광대한 규모의 중국 시장과 중국 수요로 국제 사회 공동의 평화 번영에 기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방에 생소한 개념인 중국식 현대화에 대해 시 주석은 세계 정당 대표들 앞에서 세계가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중국은 부강한 현대화(선진) 국가를 추구하지만 패권의 왜곡된 길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서방권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는 중국이 패권을 행사하지 않을 거라고 믿을 나라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국제 사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일대일로가 식민화 정책의 일환이라고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집권 3기 시진핑의 중국 공산당은 '중국식 현대화'를 앞세워 신 국제질서를 구축하고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쥐려는 야심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대해 많은 사람들은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 가치'가 보편적 가치로 수용될 수 있을지 의아해한다.
중국은 12개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서 '민주'와 '자유'를 주요 항목으로 내세우는데 정작 서방에선 중국에도 민주와 자유가 있냐고 반문한다. 국제 사회에 중국식 현대화가 널리 받아들여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지 쉬 짐작이 간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