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가 좋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저출산 원인"
"저출산 대책의 성과에 대한 평가 부족한 상황"
"특히 영세기업에 육아휴직 부담 덜어줘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육아휴직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해요. 마음 놓고 편하게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걸림돌이 있으면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그걸 제거해 줘야 합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은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 해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13년 경상북도청 기획조정실 실장, 2015년 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하며 지방의 인구 위기를 몸소 느꼈다. 그때부터 저출생 문제에 관심 갖게 된 김 의원은 작년 11월 국회 인구특위가 구성됐을 때 위원으로 자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2023.06.13 pangbin@newspim.com |
◆저출산 원인 '사회적 트렌드'..."정책의 효과 분석해야"
김 의원은 인구특위 활동의 목표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그는 "첫 번째는 세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을 어떻게 조금이라도 올릴 수 있을까다. 두 번째는 되돌릴 수 없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선제적으로 준비해서 사회 전반의 위기를 최소화시킬 것인가다"라고 말했다.
국회 인구특위는 여야 합의로 구성된 후 지난 2월 14일, 3월 31일, 4월 26일까지 총 3번의 회의가 이뤄졌다.
김 의원은 인구특위에 대해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를 바탕으로 기존 정부에서 추진해온 저출산 정책을 평가했다"며 "앞으로 윤석열 정부에서 어떤 점을 선택하고 집중해서 대책을 마련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인구특위 회의에서 그간 '저출산 대책의 낮은 효율성'과 '저출산 대책 성과에 대한 평가 부족'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 대책과 관련 없는 것들까지 저출산 대책으로 포장해서 수십조원을 쏟아부었는데, 어떤 정책이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분석은 전혀 없었다"며 "성과에 대한 평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투입해왔다"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사회적 트렌드 때문"이라고 답했다. 결혼과 출산을 관례로 생각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 성인 남녀는 그러한 당위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결혼함으로서 얻는 풍요로움과 혜택보다 혼자 살면서 얻는 것이 더 크다고 느끼는 젊은 세대들이 많다"며 "결혼할 때 자신의 삶이 더 피곤하고 열악해진다고 느끼니까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옛날에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고정관념 때문에 결혼을 해야 했다면, 지금은 결혼하라고 강요하는 주변의 시선이 약화됐다. 사회적으로나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 것 자체가 저출산의 원인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2023.06.13 pangbin@newspim.com |
◆"국회, 획기적 사고해야...헝가리 정부 '무이자 대출' 참고할만"
김 의원은 "국회는 저출산 대책에 대해 획기적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헝가리의 저출산 정책에 대해 언급했다.
헝가리 저출산 정책은 "결혼을 하겠다는 약속만 받고, 몇천만원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거다. 결혼하고 애를 한 명 낳으면 대출금의 1/3을 탕감해 주고, 3명 정도 낳으면 대출금 자체를 탕감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을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개선 가능한 제도인 '육아휴직'과 '육아휴직 수당' 문제를 짚었다.
그는 "모든 기업들이 육아휴직이나 육아휴직 수당을 근로자에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기업은 그렇게 할 수 있어도 직원이 100명 이하인 중소기업이나 영세 기업의 경우 직원 한두명이 육아휴직을 하면 인력 확보 등의 추가 부담으로 인해 육아휴직을 보내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법으로 정해져 있으니까 근로자가 요구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도 회사 사정을 알기 때문에 본인만 쓰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통계를 봐도 기업이 작을수록 육아휴직을 쓰는 비율이 낮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는 기업의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해도 노사가 문제가 없도록 제도를 마련해 줘야 한다"며 "특수 전문 직종의 경우는 대체 인력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정부가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나 패널티를 주는 방식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저출산의 사회 문화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부부와 가정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는 행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령 미술관 입장 혜택에 1인보다는 부부동반, 가족동반 혜택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가족이 있으니까 우대를 받는구나 생각되지 않겠냐"고 웃으며 말했다.
'여당에서 획기적인 저출산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봐도 되겠느냐'는 물음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