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종합] 권영준 대법관 후보 "고액 보수 로펌 사건 모두 회피하겠다"

기사입력 : 2023년07월11일 17:46

최종수정 : 2023년07월11일 17:46

야당, 법률의견서 등 구체적인 자료 요구
"대법원장 대법관 후보 제청권 존중해야"
압수수색 사전심문제도 필요성 언급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1일 열린 권영준 신임 대법관 후보자(53·사법연수원 25기)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로펌 법률 의견서 작성을 대가로 18억의 보수를 받은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청문회 시작부터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권 후보자에게 당시 작성한 법률 의견서를 포함한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권 후보자는 비밀유지의무를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근 논란이 된 대법원의 '노란봉투법'의 입법 취지를 인정한 판결과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사전심문제도에 대한 질문도 잇따랐다.

권 후보자는 대법원의 판결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가 남발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7.11 leehs@newspim.com

◆ '로펌 고액 보수' 논란…공적 사안vs비밀유지의무

청문회에 앞서 권 후보자가 지난 5년간 김앤장을 포함한 법무법인 7곳에서 38건의 법률의견서를 써준 대가로 총 18억1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필요한 경비 등을 뺀 소득은 6억9000만원으로 파악됐으나, 대형 로펌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대법관이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문회 초반부터 야당 의원들은 권 후보자에게 법률의견서의 내용과 당시 재판부 구성 상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로펌에서 보수를 받은 의견서가 어떤 의견서인지 내용을 알아야 대가 수령 행위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정확히 확인 가능하다"며 "로펌 7곳에도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비밀 유지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았다. 위원회 차원에서 이를 즉시 제출해주도록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권 후보자는 "해당 의견서가 저만의 정보가 아니라 오히려 로펌의 정보이자 로펌의 산물로 볼 여지 있어 조심스럽다"며 "대법관 후보자로서 법적의무위반 논란에 휩싸이면 또 다른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후에 이어진 청문회에서도 의원들의 구체적인 자료 제출 요구가 지속되자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은 "로펌과의 비밀유지계약보다 우월적인 대법관 자리에 앉는데 적격성 여부를 심사하는 인사청문회에서 알권리가 더 크지 않나"며 "비밀을 유지해야 할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더라도 개연성을 알 수 있는 것만이라도 파악하도록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권 후보자는 "법적의무를 위반하지 않는 한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권 후보자는 로펌에서 고액 보수를 받은 이력이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대법관이 된다면 최근 2년간 관계를 맺은 로펌 사건은 모두 회피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5월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라 최근 2년간 근무했던 곳에서의 고문·자문을 제공했던 법인은 이해관계 당사자가 돼 관련 사건은 회피 또는 기피 신청을 하는데, 관련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회피하겠느냐"고 질문하자 이같이 답했다.

권 후보자는 "제가 관여하지 않은 사건이라고 해도, 관계를 맺은 로펌 사건에 대해서 모두 신고하고 회피 신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7.11 leehs@newspim.com

◆ 대통령실 임명 거부권 '공방'…'노란봉투법' 질의 잇따라

여야는 이날 청문회에서 대통령실이 특정 정치 성향의 대법관 후보를 임명 거부했다는 의혹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질의에 앞서 해당 논란을 언급하며, 법원행정처에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임명 절차와 평가 내용 등이 담긴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민 의원은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 자체를 정확히 알 수 없으면 과정의 정당성이 흔들리는 것"이라며 "대법관 다양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게 침해된 것이 아닌지 살펴보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권 후보자는) 김 대법원장이 추천한 인사이며, 김 대법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사람"이라며 "김 대법원장이 추천한 사람에 대해 중립성과 불투명성을 문제 삼는다면 이것이야 말로 사법부 독립 침해로 비춰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권 후보자에게 이에 대해 "사실상 사법부 독립 침해가 아니냐"고 물었고, 권 후보자는 "헌법에서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제청과 국회의 동의, 대통령 임명을 규정하고 있다"며 "세 가지 권한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타당하다. 대법원장이 제청하는 단계에서 제청권은 존중돼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대법원이 '노란봉투법' 입법 취지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은 것에 대해 권 후보자는 기존 판례의 연장선상이라는 의견을 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민법 규정상 부진정연대책임이 공동 불법행위자들의 원칙인데, 최근 대법원 판결은 그동안의 판결하고 궤가 다른 면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 후보자는 "부진정연대책임이 인정되더라도 개별 책임을 제한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대법원이 오래 전부터 상당히 많은 판례를 생산해왔다. 그 측면에서 기존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라며 "다만 의원님 말씀처럼 노동쟁의 현장에 판례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선례로서 의미를 갖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노동 현장과 노사 관계에 혼란을 일으키는 판결이 아니냐는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에 질의에는 "이번 판례는 신의칙에 의해 개별적 책임 제한을 적용한 것"이라며 "기업의 재산권 침해하는 경우라면 대법원이 신의칙 적용하지 않았을 거다. 법원의 지혜를 믿고 있다"고 답했다.

권 후보자는 최근 대법원이 추진하는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사전심문제도에 대해서는 "국민 기본권 침해 를 우려해서라도 압수수색 영장 남발은 근절돼야 한다"며 "개인적으로 추측해보자면, 법원이 영장 신청이 들어왔을 때 기각과 발부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기각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사례도 없지는 않아 대면심리 제도를 도입하는 게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