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실업급여 수령자 모욕...국민 위한 정부인가"
박광온 "조롱하고 모욕하는 것은 힘 있는 자의 폭력"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시럽급여', '실업급여로 샤넬 선글라스를 산다' 등의 발언으로 청년·여성 구직자 비하 논란에 휩싸인 정부여당을 향해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인간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 제도 변경은 입법 사항"이라며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으로 실업급여의 하한액 하향 또는 폐지 추진에 대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7.14 leehs@newspim.com |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어려울수록 국민의 어려운 삶을 챙기는 게 정치의 책무인데 어째서 이 어려운 상황을 넘어가기 위한 제도조차 폄훼하고 혜택보는 사람조차 그렇게 모욕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비판했다.
이 대표는 "노동자 스스로 내는 부담금으로 실업급여를 받는데 마치 적선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정부여당의 태도에 대해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며 "실업급여 수령자를 모욕하는 한심한 발언들을 보면서 과연 이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부인지 참으로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최근 정부여당이 주최한 공청회에서 실업급여 제도를 '시럽급여'라고 지칭하고 실업급여 받는 분들을 조롱하고 청년·여성 구직자, 계약직을 모욕하고 비하했다"고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실업급여를 받는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인간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일자리 없어서 서러운 국민을 위로하고 미안해하지는 못할망정 조롱하고 모욕하는 것은 힘 있는 자의 오만과 폭력"이라며 "권력은 한 없이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실업은 사회적 재난"이라면서 "일부의 도덕적 해이가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처리하고 제도를 보완하면 될 일이다. 실업급여 제도를 비난할 게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는 정부의 노력을 국민께 보여주는 게 옳은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 제도 변경은 입법 사항"이라며 "보완할 부분은 보완해야 하지만 제도의 틀을 무너뜨리려는 것은 민주당과 국민은 동의할 수 없다는 걸 밝혀둔다"고 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많이 언급됐던 게 실업급여다. 윤 정권은 실업급여의 하한액을 하향하거나 폐지하려고 추진하는데 아시다시피 실업급여 수령자 중 어려운 사람이 굉장히 많다"며 "부정수급을 막는 것은 행정력이 할 일이지 실업급여를 폐지할 일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강 대변인은 "하한액 하향 내지는 폐지를 추진하면서 정부여당이 공청회 등에서 구직 청년,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여자들이 실업급여로 샤넬 사고 해외여행을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여당이 '세수 펑크'를 메워야 하기 때문에 실업급여 하향 내지 폐지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잘못, 즉 세수 펑크는 본인들이 해놓고 예산 축소의 책임은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고용 취약계층이 여전히 위기인데 안전망을 축소하면서 국민을 외면하는 행보를 하는 윤 정부에 강하게 비판한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12일 개최한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syrup)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는 "여자들은 실업급여 받는 도중 해외여행 가고 자기 돈으로 일 했을 때 살 수 없는 샤넬 선글라스를 사는 식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