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약 3조원을 현금화했는데 반도체 관련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한 ASML 주식은 지난 3월 말 기준 629만7787주(지분율 1.6%)에서 2분기 말 기준 272만72주(지분율 0.7%)로 354만7715주 줄었다. 이 기간 보유 지분의 규모는 5조5971억원에서 2조601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전자는 약 3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지분 매각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경기 평택과 미국 테일러에 최첨단 반도체 생산라인을 짓고 있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 반등 시점 등을 앞두고 경쟁 기업 사이에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자금을 더 투입할 것이라는 풀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ASML 주식과 함께 중국 전기차 기업 BYD의 주식 238만주(약 1152억원), 국내 장비 기업 에스에프에이의 주식 154만4000주(약 676억원)도 매각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012년 차세대 노광기 개발을 위해 ASML 지분 3%를 약 7000억원에 사들였고, 2016년 투자비 회수를 위해 ASML 지분의 절반을 6000억원에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통상 반도체 불황이 이어질수록 다가올 반도체 호황에 발맞춰 투자를 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지분 매각도 생산라인 구축 등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기 위한 준비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추가로 다른 기업의 지분 또한 매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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