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들어 한일관계 격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난관
먹거리 안전·수산업계 타격 우려
실시간 검증 실효적 방안 필요성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일본 정부가 이르면 오는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로 22일 각료회의에서 결정하면서 한일관계가 큰 시험대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전 국민의 먹거리 안전과 수산업자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문제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 한일관계는 물론 윤석열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향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가 3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시간 방류 감시와 검증, 협의를 강화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각료회의를 열고 기상·해상 조건 등에 지장이 없으면 오는 24일부터 오염수 해양방류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2023.08.22 yooksa@newspim.com |
사고가 난 원전에서 발생한 오염수를 정화하고 배출하는 것이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며,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에 대한 과학적 신뢰가 부족하고 의문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윤석열정부는 그동안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관점에서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이 검증되고 국제법과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 리투아니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면서 ▲방류 점검 과정 한국 전문가 참여 ▲방류 모니터링 정보 실시간 공유 ▲방사성 물질 농도 기준치 초과 때 즉각 방류 중단과 해당 사실 공유 등을 공식 요구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7월 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계획에 대한 안전성 검토 결과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최종보고서를 내놨다. 한국 정부도 IAEA 평가를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한일 정부는 실제 오염수 방류 이후 한국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IAEA 후쿠시마원전 현장사무소 방문에 합의했다. 긴급 또는 이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IAEA로부터 관련 정보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연락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염수 실제 방류 이후에도 "한일 간 실무협의는 지금까지 그랬듯이 필요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이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당초 계획대로 방류할 것임을 확인했다"면서 "오염수 방류 계획상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를 하고 있다. 2023.08.22 leehs@newspim.com |
다만 박 차장은 "우리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찬성 또는 지지하는 게 아님은 분명히 말씀드린다"면서 "실제 방류가 조금이라도 계획과 다르게 진행된다면 우리 국민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판단해 일본 측에 즉각 방류 중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장은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우리 국민 안전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이중·삼중 확인과 점검 절차를 마련해 뒀다"면서 "실제 방류가 이뤄졌을 때 이러한 절차들이 빈틈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개시 시점이 결정되고 다가옴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당장 정부는 해양 방사능 모니터링과 해수·수산물 방사능 검사 건수 확대 등 대폭 강화된 관리체계를 가동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윤석열정부 들어 한일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지고 군사·안보 협력으로까지 격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일본의 오염수 방류가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과 야당 간에 거센 정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윤석열정부가 내부적으로는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일관계를 긴밀히 하면서 오염수 방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