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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옥외광고물과 한국판 타임스퀘어

기사입력 : 2023년08월26일 09:00

최종수정 : 2023년08월26일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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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화우 변호사

관광객들이 뉴욕에 가면 반드시 들르는 곳 하면 바로 떠오르는 장소가 있다. 또한 오사카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라면 꼭 방문하여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는 곳, 요즈음 말로 소위 '핫플'이라고 하는 곳이 있다. 전자는 대형 옥외전광판들이 물결치는 뉴욕의 타임스퀘어이고, 후자는 글리코상 옥외전광판을 비롯하여 수많은 옥외광고물들이 밀집되어 있는 오사카 도톤보리 지역이다.

우리나라도 이와 유사하게 옥외전광판으로 명소가 된 곳이 있는데, 바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일대다. 이곳들은 수많은 옥외전광판 광고물들이 서로 어우러져 그 자체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박수정 화우 변호사 [사진=화우] 2023.01.06

우리나라 옥외광고물에 대해서는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옥외광고물법)이 규율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옥외광고물이란 상시 또는 일정기간 계속하여 공중에게 표시되어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서 교통시설 또는 교통수단에 표시되는 것을 포함하는 간판·입간판·현수막·벽보·전단 기타 이와 유사한 것을 말하고(옥외광고물법 제2조 제1호), 옥외에 설치된 전광판 역시 이에 해당한다.

사람들은 이와 같은 옥외광고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신이 외부에 알리고 싶어 하는 내용을 표시하고 드러낼 수 있다. 우리 법 체계는 이와 같은 광고를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 인정하여 보호하고 있으며, 이는 상업광고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오늘날 상업광고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필수불가결한 제도인 동시에 기업의 마케팅활동의 필수요소인 기업언론으로서의 존재의의를 가지고 있고, 상품의 품질, 특징, 가격 등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소비선택을 위한 판단과 의사결정에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구매의사결정에 설득적으로 작용함으로써 구매욕구를 자극시키며, 또한 광고는 여러 형태의 표현방식을 동원하여 상품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생활양식과 가치관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광고도 사상·지식·정보 등을 불특정다수인에게 전파하는 것으로서 표현의 자유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02. 12. 18.자 2000헌마764 결정). 또한 광고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영위하고자 하는 자가 있는 것처럼 이러한 자들을 위하여 옥외광고대행을 업으로 하는 자들이 존재하고, 우리 법은 이와 같은 옥외광고대행업 역시 직업의 자유로서 인정하고 보호하고 있다(위 헌법재판소 결정).

그러나 광고 또는 광고대행업이 헌법상 보호받는 자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자유는 무제한적인 자유일 수 없다. 옥외광고물은 그 특성상 외부에 항상 또는 일정 기간 계속 노출되어 일반 공중이 자유롭게 보거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이나 도시미관상 크기나 모양, 구조나 디자인 등에 대해 규제를 받게 되고, 무엇보다도 표시 또는 설치 장소에 대해 엄격한 규제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옥외광고물을 표시하거나 설치하기 위해서는 시장, 군수, 구청장 등 허가권자에게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여야 하는데(옥외광고물법 제3조), 예를 들어 옥외광고물은 경관을 해치지 말아야 하고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시각적 효과가 두드러지는 네온류나 전광판 같은 옥외광고물은 각 광고물 간의 200미터(m) 이격거리도 유지해야 한다.

전광판은 장소에 따라 자칫 빛 공해가 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옥외광고물을 설치할 수 있는 장소가 현실적으로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규제 요건이 '아름다운 경관',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환경' 등 다소 일반적이고 추상적이다 보니 규제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점도 옥외광고물 허가를 받는 데 애로사항으로 작용한다.

필자가 만난 옥외광고업 종사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옥외광고물법령이 규율하는 객관적 요건들을 모두 갖추었더라도 옥외광고물에 대해 심의를 통과할 수 있는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필자가 수행한 옥외광고물 관련 사건들 중에서도 허가요건에 관한 행정청의 판단에 재량권 일탈, 남용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식했는지 2016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일대 건물 네 곳을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하여 옥외광고물 설치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뉴욕 타임스퀘어와 같은 명소를 국내에도 조성하겠다는 구상에서 비롯한 것인데, 실제로 이후 코엑스 일대는 소위 한국판 타임스퀘어로 부상하였고, 특히 코엑스 아티움 외벽에 설치된 전광판은 압도적인 크기와 유리 안에 물이 생동감 있게 일렁이는 작품 송출로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로부터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정부는 지난 6월 위와 같은 제1기 자유표시구역의 성과를 발표하고, 올해 제2기 자유표시구역을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하고 선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광고는 우리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광고대행업 역시 헌법상 직업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을 수 있다. 새로 선정될 제2기 자유표시구역에서는 또 어떤 멋진 옥외광고물들이 불필요한 규제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 모습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줄지 기대된다.


박수정 화우 변호사

경력

2020-현재 법무법인(유) 화우
2020-현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2020-현재 한국법제연구원 자문위원
2020-현재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 비상임위원
2018-20 대법원 재판연구관(헌법행정조)
2014-15 대한변호사협회 입법평가위원회 간사/위원
2013-18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회 위원
2013-18 법무법인(유) 화우
2013-18 법제처 법제교육원 행정쟁송법, 법령해석실무 비상임강사
2012-13 법제처 법령해석정보국 행정법령해석과
2010-12 법제처 차장실 비서관
2008-10 법제처 행정법제국
2007-08 법제처 행정심판국 행정교육심판과
2007 법제처 행정심판국 사회복지심판과

학력

2022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박사 수료)
2020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석사)
2007 사법연수원 제36기
2005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영문학박사 수료)
2004 제46회 사법시험 합격
1998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원 (영문학석사)
1996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영어영문학과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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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박성재 영장 기각 납득 어렵다"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특검)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재청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박지영 특검보는 15일 브리핑에서 "법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박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법무부 장관의 지위나 헌법적 책무,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할 때 납득하기 어렵다. 특검은 신속히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스핌DB] 박 특검보는 "특히 기각 사유로 언급한 피의자가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나 피의자가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피의자가 객관적으로 취한 조치의 위법성의 존부나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충분한 공방을 통해 가려질 필요가 있다는 부분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12·3 비상계엄 선포 시 군으로 사회 질서를 유지할 상황, 비상계엄을 선포할 실체적 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공지의 사실"이라며 "피의자가 객관적 조치를 취할 당시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은 다툼의 여지가 없어 위법성 인식은 공방에 필요가 없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특검은 추가 보강 수사 등에 대해선 조금 더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특검보는 "(박 전 장관의) 위법성의 구체적인 내용이라든가 본인이 그 위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만한 다른 사실관계는 충분히 현출돼 있다"며 "위법성을 인식했다라고 볼만한 사전에 여러 가지 행위나 행태는 범죄 사실로도 그렇고 증거로도 제출이 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특검보는 박 전 장관이나 하급자 추가 조사 가능성에 대해 "(증거를) 보완하는 조치도 저희가 생각해 볼 수 있겠다"며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지는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이 돼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hyun9@newspim.com 2025-10-15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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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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