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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멘토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1000명이나 자립 성공

기사입력 : 2023년10월04일 06:32

최종수정 : 2023년10월04일 06:32

학교 밖 청소년의 자립과 새로운 일 만드는데 지원 나서
허영숙 멘토 "청년들은 가르치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어"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두나무가 취약 계층 청년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회연대은행과 함께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 사업을 시작했다. 금융지원과 자산형성지원 등 총 2가지 부문으로 나눠 현재까지 약 1000명의 청년들을 돕고 있다. 자산형성지원은 금융 위기 청년들에게 자산 형성의 기회 뿐만 아니라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등 근본적인 자립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사업에 선발된 청년들은 재무 상담을 지원하는 '금융 멘토링', 취업을 위한 '일자리 멘토링', 미래 설계와 일상의 문제 해결을 위한 '커리어·라이프 코칭' 중 하나를 선택해 총 8회의 전문가 멘토링을 지원받을 수 있다. 멘토단에는 실제 금융기관, 학계 등 전문성을 가진 87명의 인사가 대거 포진돼 있으며, 모두 청년 멘토링 경험이 있을 정도로 청년 세대와 소통하고자 하는 진심이 돋보인다.

한국생산성본부 센터장을 지낸 허영숙 멘토는 청년들과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을 기반으로 지난해 커리어·라이프 코치로 참가했다. 석세스파인더(SuccessFinder)라는 이름의 내재성향 진단프로그램을 활용해 성장영역 확대와 진로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는 청년들 스스로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일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고, 이들이 경제적·정신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 나눈다고 한다.

허영숙 멘토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3.09.27 hkj77@hanmail.net

▶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 멘토로 합류한 계기는?

"평소 청년들의 자립과 창직(새로운 직종을 만들어내는 활동)을 돕고,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저출산이 사회적 이슈인 요즘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들보다 먼저 살아온 사람으로서 도울 수 있는 것을 나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 합류하게 됐다."

▶ 멘토링 이후 멘티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나

"현재 라이프 코치로서 두 명의 멘티를 담당하고 있다. 이 중 한 분과는 지난 5월 처음 만났다. 이 분은 미혼모 직장인으로 육아에 대한 부담이 크고 최근 전세 사기까지 당해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은 상황이다. 저는 세 자녀의 엄마이자 워킹맘 경험을 가진 멘토로서 멘티가 육아와 직장생활로 지치지 않도록 균형과 자기 돌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기엄마도 아기 돌봄과 엄마로서의 성장을 함께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육아를 처리해야 하는 일로만 여기지 말고 아이와 함께 자신도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도록 조언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동안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시간을 갖는 데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난 뒤 제빵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멘티의 모습에 기뻤다. 중요한 것은 육아에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아기와 엄마가 함께 일상을 누리는 것이다. 이렇게 멘토링이 계속 되면서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그 부담 대신 육아와 자신의 삶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담아내는 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의 멘토링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멘토와 멘티가 경험을 함께 코디네이팅하게 된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멘티에게 어떠한 답을 주기보다는 그가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꿈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누는 것이 멘토링이다. 여태껏 혼자 해결하던 것들을 관계에 의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새롭게 배우는 것이다. 멘티는 멘토에게 묻고, 답하고, 받은 피드백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립에 필요한 생각의 폭을 확장하게 된다. 현재 나에게 어떠한 자원이 있는지, 조금 더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을 누군가 계속해서 던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상 본인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기는 어렵다. 멘토와 함께 나눈 대화와 다양한 경험들이 자양분이 되어 추후 어떠한 문제에 부딪혀도 유연하게 헤쳐 나갈 힘을 길러준다는 것이 멘토링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 멘토링 사업을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흔히 우리는 청년들에게 가르치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청년들은 배운 것들을 자기 방식으로 새로 정립할 완충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일례로 저는 카페 창업을 꿈꾸는 멘티에게 다음 만남까지 카페 주인의 눈으로 카페 세 군데를 관찰해보라고 말한다. 내가 카페 주인이라면 테이블 배치를 어떻게 할지, 벽에는 무엇을 써서 붙여놓을지 다양한 질문을 던져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직접 경험하고 생각해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멘티도 스스로 배운 것을 체계화하고 나만의 형식을 만들어야 나중에 사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청년들과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청년 진로 설계 멘토링을 꾸준히 이어 나가기 위해 온라인에 플랫폼을 만들어 청년과의 접근성을 늘릴 계획이다. 누군가 만들지 않으면 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얼마 전부터 웹페이지 제작을 배우기 시작했다. 온라인 공간에선 시공간 제약 없이 멘티들의 질문에 답할 수 있고,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년들 간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멘토링에 참여한 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해줄 수 있는 기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두나무 넥스트 스테퍼즈 참가 청년들이 올해 1000명으로 시작해서 사회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보다 성숙하게 경험을 축적해가도록 지원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금세 선배기수로 성장할 것이고, 그렇게 자란 청년들이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이다. 우리 멘티들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원으로서 일당백을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 이들 선후배들을 연결하고 싶다.

▶ 넥스트 스테퍼즈에 참여 중인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신다면.

"지금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공평한 사회다. 배경이나 학벌 보다는 스스로의 가치를 어떻게 사회에서 인정받고 구현할지가 중요하다. 기회의 시대가 온 것이다. 그 기회를 내 안에 담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합류하신 것을 축하 드린다. 이 시스템 안에서 연습하는 모든 것이 좋은 성장 자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허영숙 멘토는 전 한국생산성본부 센터장으로 현재 사단법인 허브앤 대표와 주식회사 인코칭 연구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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