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이태원참사 1년] ① "혹독한 시간 보냈지만 여전히 처벌 소원"

기사입력 : 2023년10월23일 15:06

최종수정 : 2023년10월24일 09:15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송현도 기자 = "아이를 빨리 유학 보내지 못했던 게 지금도 너무 한이 돼요. 조금이라도 돈 벌겠다고 유학을 1년 미루고 한국에 왔는데 이런 일이..."

23일 오전 10시20분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한 유족은 보라색 추모 리본을 만들다 눈물을 흘렸다.

이씨의 장녀 고(故) 이민아 씨는 지난해 10월 29일 친구들과 생일 잔치를 하고 귀갓길에 이태원역을 향하다 변을 당했다. 고작 스물네 살에 불과한 꽃다운 나이였다. 중학생 때부터 캐나다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그가 학비를 벌기 위해 잠시 한국에 귀국했던 때였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3일 오전 서울광장 분향소에 추모객들이 모인 모습. 2023.10.23 dosong@newspim.com

당시 경찰의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뛰어간 이씨는 딸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찢어졌다. 이씨는 "얼마나 끌려다녔으면 그 새하얀 나시가 새까매져서...얼마나 끌려다녔으면..."이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그런 아이가 한 두명이 아니었다. 소위 선진국이란 나라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게 이해가 안 가고 원통하다"며 "모든 게 우리 잘못인 것 같다. 우리 애는 그냥 집 가는 길에 그렇게 됐다. 하루 아침에 날벼락"이라고 오열했다.

박지란(37) 씨도 고인이 된 지인을 추모하기 위해 분향소를 찾았다. 한동안 지인의 사진을 바라보던 박씨는 "불쌍한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분이었다. 우리 어머니가 다쳤을 때도 선물을 주고 마음 아픈 일이 있으면 늘 베풀려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날씨가 좋으면 좋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내내 생각났다. 청춘일 때 떠나서 너무 안타깝다"며 "소식을 접했을 때 '멀리있는 일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면서 제 자신도 돌아보게 됐다. (고인에게도) 여러모로 미안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광장 분향소에 붙은 추모 쪽지들. 고인에 대한 애도와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023.10.23 dosong@newspim.com

이태원 참사 1주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유족들은 고인을 떠올리며 여전히 가슴앓이를 하고 있지만 진상규명의 길은 멀기만 하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재판 중 변론이 종결된 것은 해밀톤 호텔 재판 뿐이다. 참사의 주요 책임자로 꼽히는 박희영(62) 용산구청장과 이임재(53) 용산경찰서장 등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9개월 넘게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들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 '무전을 제대로 못 들었다' 등의 이유로 혐의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도 9개월이 넘었으나 기소 여부 조차 결론나지 않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7월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하면서 복귀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당 의원 183명이 공동발의한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도 3개월째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여당 측은 "법안 내용이 워낙 독소조항이 많고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서 밀어붙이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유가족 측은 지난 16일부터 '1주기 집중추모주간'을 통해 참사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1년이 흘렀음에도 아직 제대로 밝혀진 것도, 처벌받은 것도 없다"며 "정부와 여당은 참사를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하긴커녕 왜곡하고 정쟁이라고 물타기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진희 씨도 "책임있는 사람들은 얼렁 뚱땅 다 풀려났다. 책임 있는 사과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며 "안전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고 한 번 반짝이는 안일한 태도, 생각들 때문에 참사가 반복된다. 어떻게 죽었는지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매일 저녁 추모제와 구술기록집 발간, 1주기 다큐 특별시사회, 청년100인의 대화모임, 이태원 일대의 기억물품 나눔 등의 추모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참사 1주기인 오는 29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시민추모대회를 열 계획이다. 

allpas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재판 중단 '헌법 조항 충돌'?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중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을 연기하면서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든 데 대해 야당이 '판결로 대통령이 자격을 상실하면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제68조로 재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여야 대표들과 함께 오찬을 하기 전 환담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헌법의 애매한 조항에 대한 해석의 차이를 넘어 헌법 조항의 충돌 문제로 번진 것이다. 논란의 불을 붙인 것은 서울고법의 결정이다. 법원은 "재판부에서 기일 변경 및 추후 지정(추정)을 하기로 했다"며 "헌법 제84조에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추정은 사실상 임기 내 재판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위증 교사와 대장동, 법인카드 유용, 대북송금 사건 등 대통령이 받고 있는 다른 네 개의 재판도 연기 가능성이 높다. 이에 야당이 반발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9일 '헌법 제68조'를 들어 서울고법의 결정을 반박했다. 헌법 제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한다.   검사 출신인 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68조를 예시하며 "헌법상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며 "헌법적으로도 그렇고, 다수 국민 상식 면에서도 그렇다"고 '헌법 제68조'를 거론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 제68조는 '대통령도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서울고법 형사7부 주장대로 대통령이 돼서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 것이라면 헌법 68조의 '판결로 대통령 자격을 상실한 때'라는 문구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이 중단된다면 재판이 열리지 않는 만큼 대통령이 판결로 자격을 상실할 일은 없다. 그렇다면 굳이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을 이유가 없다. 결국 재판이 열린다는 전제로 헌법에 이 조항을 넣은 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관건은 헌법 제84조의 해석이다. '소추(訴追)'의 의미를 검사의 공소 제기(기소) 외에 기존의 재판까지 적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법조계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모든 재판이 중단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야당은 진행 중인 재판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선다.  이런 주장까지 포함하면 헌법 84조와 68조가 충돌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물론 판결은 법원의 판결 외에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포함할 수 있다. 대통령의 중대 행위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 경우 헌재의 결정 여하에 따라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헌재의 판결을 의미한다면 충돌로 볼 수 없다. 민주당은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재판 중단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측근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판사에 따라 다른 입장이 나올 수 있는 만큼 형사소송법을 처리해 더 이상의 논란을 없애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12일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일단 13일 선출되는 차기 원내대표에게 넘기기로 했다. 서울고법이 재판을 중단하고 나머지 재판도 중단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방탄 논란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2025-06-10 13:43
사진
기재부 1차관 이형일·2차관 임기근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기획재정부 1차관에 이형일 통계청장, 2차관에 임기근 조달청장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외교부 1차관에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 2차관에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를 각각 발탁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사진=뉴스핌DB]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임명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관세 협상을 주도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한 차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발탁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재명 정부는 경제 회복과 불황 극복에 인적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차관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번 인사는 경제 산업 분야의 전문가를 임명해서 경제 위기를 조속히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된 이형일 통계청장에 대해 "주요 정책 라인 경험이 풍부한 거시경제 전문가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 금융정책국을 경험하는 등 위기에 강한 인물"이라며 "미국 IBRD(국제부흥개발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국제적인 감각을 갖췄고, 기재부 직원들이 꼽은 담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내부 신망이 두텁다"고 소개했다. 이어 "복합적인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왼쪽), 임기근 기재부 2차관 기재부 2차관으로 임명된 임기근 조달청장에 대해선 "임 차관은 기획재정부의 핵심 보직을 두루 자타공인 예산 전문가"라며 "정책 조정과 성장 전략 분야의 전문성을 겸비했고, 국회 예결위 파견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와의 협력도 능숙하게 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적극 재정으로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되고 성장 전략의 토대를 닦을 예산 정책 전문가로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교부 1차관으로 임명된 박윤주 주아세안대표부 공사에 대해선 "외교부 북미국 심의관 등 오랜 워싱턴 경역을 바탕으로 북미 지역 현안 해결에 탁월한 전문성을 보였다"며 "박 차관은 미국 트럼프 2기 최우선 과제인 관세 협상 등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지켜낼 적임자로 손꼽힌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외교부 2차관에 임명된 김진아 한국외대 교수에 대해선 "김 차관은 한미 연합사 정책 자문위원을 역임하는 등 다양하고 입체적 경험이 돋보이는 분"이라며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로 유엔 사무총장 직속 군축 자문위원을 지낸 유망한 학자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음 주에 열리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를 포함해 다자 외교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켜낼 인물로 큰 기대가 된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에는 문신학 산자부 대변인이 발탁됐다"며 "(문 차관은) 석유와 가스, 원자력을 두루 거친 에너지통으로 산자부 장관 직속의 에너지 전환 국민소통 TF 단장을 맡아서 에너지 전환 정책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RE100 규제 등 에너지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국내 에너지 산업을 총괄하며 미래 전환을 이끌어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통상교섭본부장에 임명된 여한구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에 대해선 "여 본부장은 미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통상정책국장으로 통상 정책을 총괄했고, 국제통상과 경제 협력 전반을 조망하는 정책 수립과 협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미중 갈등과 관세 협상 등 세계적으로 거세진 통상 무역 갈등 속에서 경제 외교의 중심을 잡을 핵심 인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다음 주로 다가온 G7 국제 외교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킬 외교 전문가들로 신속하고 새롭게 진용을 꾸렸다"며 "내란으로 인해 망가진 행정부를 신속하게 원상 복구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하는 효능감 있는 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0 17: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