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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잡자"…집 사는 무주택자 30만명 넘어서나

기사입력 : 2023년10월31일 16:30

최종수정 : 2023년10월31일 16:30

올해 9월까지 누적 전국 생애 첫 주택매수자 25만6554명
집값 하락세 1년도 채 가지 못해…"집값 떨어진다 해도 어떻게든 내 집 마련"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분양가와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하는 무주택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집값 하락세에 매수자가 감소했지만 단기간에 집값이 회복되자 집값 급등기를 경험한 무주택자들이 대응에 나선것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율도 올라가는 상황이지만 지난해와 같은 급락 현상이 단기간에 찾아오진 않을 것이란 생각에 '우선 사놓고 보자'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매수 이후 집값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더 늦기 전 내 집 하나는 마련해 놓는게 마음이 편하다는 젊은층의 인식 역시 생애 첫 부동산 매수자가 늘어난 요인으로 꼽힌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물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남은 두달 동안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9월까지 누적 생애 첫 주택매수자는 25만6554명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올해 9월까지 누적 생애 첫 주택매수자 25만6554명

올해 9월까지 전국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생애 첫 주택매수자는 25만6554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23만9906명)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생애 최초 매수자는 올해 3월 3만 126명으로 3만명대 회복한 이후 줄곧 3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지난 2021년 4분기(11만3501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는 작년 4분기 6만1636명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1분기 6만8115명, 2분기 9만 83명, 3분기 9만8356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가 11만2170명으로 전체의 43.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40대 6만4242명(25%) ▲50대 3만2643명(12.7%) ▲20대 2만9299명(11.4%) ▲60대 1만4112명(5.5%) ▲70대 이상 3795명(1.5%) ▲10대 이하 293명(0.1%) 순이다.

올해 1월과 비교해 생애 첫 매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충청북도다. 올해 1월 402명이었던 충북 매수자는 지난달 기준 2327명으로 479% 늘었다. 같은 기간 울산과 서울 역시 각각 268명에서 1034명(285.8%), 1293명에서 3364명(150.2%) 늘었다.

다만 대전과 세종, 부산의 경우 매수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올해 1월 1152명에서 492명(57.3%), 같은기간 세종은 241명에서 158명(34.4%), 부산은 1744명에서 1479명(15.2%)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 집값이 회복세로 전환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무주택자들이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하락세에서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기로 전환됐고 회복세도 가파른데 따른 영향이다. 특히 지난 2021~2022년 집값 급등기를 경험하면서 이미 학습효과가 있는 점 역시 무주택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젊은층 "집값 떨어진다 해도 어떻게든 내 집 마련" 

이같은 무주택자의 집 매수세가 강해진 것은 집값의 등락에 따른 '교육효과'로 지적된다. 집값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높다는 인식이 재확산되고 있지만 지난해와 같이 급격하게 하락하진 않고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우선 사놓고 보자'는 심리가 자리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주택 공급 계획을 내놓긴 했지만 당분간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젊은층 사이에선 매수 이후 집값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수중에 있는 돈을 긁어모아 어떻게 해서든 집을 마련하겠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이모(31)씨는 "맞벌이로 직장 다니며 우선 돈을 모으고 집값 추세를 보려 했지만 이미 고점의 90%이상을 회복하는 등 상승세가 가팔라 매수할 집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조금 저렴한 서울 외곽지역 구축아파트를 매수해 내부 인테리어만 새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이 컸다. 정부는 지난 2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해 9억원 이하 주택에 한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 금리로 대출을 해줬다. 하지만 최근 특례보금자리론을 축소시켰고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조건 역시 까다로워진 점 역시 젊은층이 구매를 서두르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당시 다시 제자리를 찾아 돌아올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던 무주택자들이 집값 하락세가 1년도 채 안돼 전환되는걸 경험하면서 허탈감과 우려감에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라며 "올해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했던 부분 역시 다시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여력이 있는 무주택자들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2~3분기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만큼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집값이 이미 상당수준 회복된 만큼 저렴한 매물이 나올때까지 무주택자들 역시 급매물을 노리는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정부 대출 규제 완화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했지만 높아진 가격에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면서 "결국 지난해 하반기와 같이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 급매물을 노리는 무주택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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