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지도부 대응 잘못...강력 반대해야"
"與, 이재명이 대응해주길 바라고 있을 것"
[서울=뉴스핌] 홍석희 김윤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이 꺼내든 '김포시 서울 편입' 카드에 닷새째 말을 아끼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직접 대응은 여당이 원하는 방향"이라며 무대응을 고수할 방침이나 당 일각에선 "다음주 월요일엔 대표가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불만이 흘러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경제 회복을 위한 제안'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김포 편입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편입 필요성을 당 차원에서 검토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국민들 삶이 걸려있는 민생·경제에 관한 이야기니까 거기에 집중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대표는 3일 최고위회의에서도 관련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편입 당론 추진'을 첫 언급한 뒤 닷새째 무대응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이 대표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여당의 제안에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최고위회의에서 "정부가 국정과제를 던졌다가 반응이 시원찮으면 슬쩍 없애는 식으로 국정을 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2일 기자회견에서도 "5000만이 넘는 국민들의 운명이 걸린 국정은 신중하고 엄중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해당 지역 여론을 세심히 살펴야 하는 만큼 당대표가 직접 거론하긴 부담스럽단 주장도 나온다. 한 친명계 핵심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당내에서도 해당 지역구 의원은 쉽게 반대할 수가 없다"며 "당대표가 명확히 반대하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당대표와 지도부가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으로 경남 양산에 지역구를 둔 김두관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도 크게 잘못됐다"며 "국민의힘이 서울 확장을 하자고 나오면 분권론과 균형론으로 맞서야 하는데 국민의힘의 서울확장론에 도우미를 자처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는 분권정당인 민주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김포시의 서울 편입과 망국적 서울 집중을 강력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뉴스핌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대표도) 쉽게 말하긴 그럴 것"이라면서도 "다음주 월요일쯤엔 얘기할 것이다.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니라고 명확한 주장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참전'은 국민의힘이 바라는 방향이라며 무대응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또한 여당이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김포 편입 이슈를 내던졌기 때문에 금방 잠잠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이 대표가 대응하는 걸 저쪽에서 엄청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김포뿐 아니라 몇 군데 더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 참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슈가 지금은 뜨겁지만 한 달 뒤엔 본인들끼리 우왕좌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ong9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