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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尹대통령-수낙 영국 총리 '다우닝가 합의'…"전방위 협력 강화"

기사입력 : 2023년11월23일 09:02

최종수정 : 2023년11월23일 09:02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런던 다우닝가 총리 관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했다.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이번 합의를 통해 양국 관계는 기존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다우닝가 합의에는 13개 단락의 본문과 45개 과제의 이행계획이 담겼다. 이행계획은 국방·안보 분야 8개, 과학기술과 무역투자(경제) 26개, 지속가능한 미래 11개 등의 과제로 구성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다우닝가는 영국 총리 관저가 있는 거리 이름으로, 윤 대통령이 합의문 이름을 직접 구상해 영국 측에 제안했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영국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3.11.23 taehun02@newspim.com

다음은 '다우닝가 합의' 전문이다.

대한민국(이하 한국)과 영국은 외교관계 수립 이래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파트너십의 다음 단계를 반영하여, 안보·국방, 과학·기술, 번영, 교역·에너지안보 분야에 걸친 협력을 강화하고 심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다우닝가 합의'에 오늘 서명한다. 이를 통해 양 국가, 경제 및 국민 간의 관계가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목표치로 격상될 것이며, 이는 이번 세기와 그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다.

다음은 우리는 각각 아시아와 유럽 국가로서, 상호 이익, 신뢰, 호혜를 제공하는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자 한다. 한국과 영국은 민주주의 원칙, 법치주의, 기본적 자유, 인권과 양성평등의 보호와 증진, 글로벌 경제안보, 개방적이고 공정한 무역 그리고 기후 위기 대응에 관한 공동 의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파트너십은 두 자유민주주의 주권국가가 어떻게 양자적으로 협력하여 국익과 안보 및 번영의 목표를 전 세계적으로 진전시켜 나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더 나아가 양국은 과학‧기술, 해사, 금융‧서비스 부문에서 특히 강점을 가진 기민하고 역동적인 두 개의 시장으로서, 규칙에 기반한 회복력 있는 글로벌 경제질서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

우리는 깊은 역사적 기반을 토대로 양국관계에 있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양국 간의 새로운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상징하는 다우닝가 합의는 한영 외교관계 수립 140주년 및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기념하는 해에 체결된다. 우리는 오랜 양자 관계를 통해 확고한 공동가치를 확립해 왔으며, 유엔 헌장을 수호하기 위해 함께 전장에서 싸웠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면서 공통의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 왔다.

본 다우닝가 합의는 미래를 직시하면서 21세기 국가안보의 변화하는 속성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 두 나라는 당면한 도전과제에 대해 유사한 전략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이는 지난 70년간 우리가 지키고자 했던 국제질서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혁신하면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은 미래 번영과 경제안보를 위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재래식 억지력과 방어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새로운 도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역량을 쇄신해야 한다.

한편, 우리와 같은 국가들이 이러한 변화에 잘 적응하고, 국민의 이익뿐만 아니라 개방적이고 안정적인 국제질서라는 공동비전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특히 적합하다는 점을 확신한다.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도달함에 따라, 안보와 번영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정립하고, 타 국가들과의 양자 및 다자 관계를 새롭게 하고 재구상함으로써 우리는 이미 적응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고, 증진하며 그리고 형성해나가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의 2024-25년 임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계기로 양국은 G20과 유엔 안보리 등 다자 무대에서 긴밀한 파트너로서 협력해나갈 것이며, 한국의 건설적인 관여를 토대로 G7을 통한 파트너십도 강화해나갈 것이다.

우리는 국제평화와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규탄한다. 북한은 모든 핵무기, 여타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

영국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위한 한국의 목표를 지지한다. 우리 양국은 북한이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평화를 향한 의미 있는 대화와 노력의 길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 간 모든 형태의 무기 이전 및 관련 군사협력에 반대하며, 양측이 관련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 양국은 북한의 인권 침해와 인권 유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북한이 인권을 존중하고 준수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다. 우리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지지한다.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부당한 침략을 공히 규탄하며, 유엔 헌장과 회원국의 영토보전 수호에 뜻을 같이한다. 전쟁의 지속은 글로벌 번영에 필수적인 식량과 에너지 안보를 저해하고 있으므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 공급을 겨냥한 공격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지원은 흔들림이 없으며, 우크라이나의 회복과 재건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전념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회복과 경제적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데 있어 민간 투자가 필수적이며, 양국의 민간 부문이 재건 과정을 지원하기에 적합하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한다.

우리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기반한 개방적이고 안정적인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대만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한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 역내에서의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 일체를 강력히 반대한다. 우리는 유엔해양법협약에 명시된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하여 국제법에 대한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10월 7일 하마스가 자행한 끔찍한 테러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동 공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모든 분쟁 당사자는 국제인도법, 국제인권법을 비롯한 국제법상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우리는 가자 지구의 인도적 상황과, 동 상황이 민간인에게 미치는 중대한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한국과 영국은 '두 국가 해법'을 이루기 위한 진전을 계속해서 지지한다. 우리는 중동 평화 프로세스에 대하여 오랜 기간 동안 명확한 입장을 공유해오고 있다 : 이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이스라엘이 스스로 생존 가능하고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와 함께 공존하도록 하는 협상을 통한 합의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민간인 보호와 가자지구 내 어려움에 처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최우선시하며, 분쟁이 추가적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본 새로운 다우닝가 합의는 정치적 문서로서, 한-영 간 '보다 긴밀한 협력을 위한 양자 프레임워크'를 기초로, 동 프레임워크의 목표에 대해 전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이행해 나가고자 하는 공동의 이해를 대변한다.

첫째, 우리는 개방적이고 회복력 있는 국제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다. 지정학적 환경에 대처하고, 지역 및 국제 안정을 증진하는 회복력 있는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안보협력을 심화시켜 나갈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국빈방문 후 국방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함으로써 양국 간 국방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규칙 기반 경제질서를 촉진하고, 장기적인 번영과 안보를 저해하는 위험과 취약성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협력을 통해, 글로벌 원칙, 표준 및 규제 전반에 걸쳐 세계 경제의 미래 영역을 형성해나갈 것이다. 양국은 학계, 산업계 및 정부 전반에 걸쳐 신흥 기술과 정보에 대한 역량과 능력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 현존하는 시장접근 장벽을 해소하고, 인공지능과 반도체를 포함한 미래 우선순위와 최첨단 부문을 강조하면서, 우리의 양자 교역과 투자 관계를 확대·심화, 증진시켜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동의 책임에 대한 인식 하에 우리의 혁신경제를 뒷받침하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와 회복력 있는 핵심광물 공급망을 기반으로 하여, 우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정부와 산업 간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도전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의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지정학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충격과 도전에 더욱 굳건하고 회복력 있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안전하고 평등하며, 번영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여성과 소녀의 권리를 양자 협력의 중심에 둘 것을 약속한다. 2030 지속가능 발전의제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며, 양국 간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을 통해 포용적 성장, 기후변화 대응, 양성평등을 위한 협력을 가속화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

양국의 동반자 관계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우리 양국은 다음과 같이 약속한다.

1. 개방적이고 회복력 있는 국제질서 강화

우리는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기 위해 국방 및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하며, 주요 지역적, 국제적 안보 이슈에 대해 상호 협의하는 것을 포함하여 국제적, 지역적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 더욱이 우리 양국은 한-영 외교‧국방 장관급 2+2 회의를 신설하여,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지역 및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우리 양국은 한-영 국방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여, 한-영 국방협력 심화를 위한 포괄적이고 제도적인 틀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양국 군대 간 상호운용성을 증진하기 위해 추가적인 합동 훈련을 약속할 것이다.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포함한 공동 방산 장비 역량 개발을 위해 방산 파트너십을 추진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군대가 진화하는 위협 환경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새로운 산업연구개발 구상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동 구상은 한-영 방산 대화의 활성화를 통해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를 마련하여 우선순위 시장을 식별하는 것을 포함한다.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한-영 공동 순찰을 시행하여,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 조달을 제한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강화하고 지지해 나갈 것이다. 한-영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핵심역량을 발전시키고 긴밀히 공조해 나가는 동시에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여 회복력을 갖추는 데에도 중점을 둘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양 위협에 더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해양안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영국의 해양상황인식(MDA) 프로그램에 한국이 참여할 가능성을 모색해나갈 것이다. 국내외적으로 공히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이슈를 식별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고위급 대화와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협력을 포함한다.

2. 양국 경제의 번영, 성장 및 안보 추구

양국 간 및 글로벌 경제안보를 강화하고, 기술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상호신뢰하는 파트너 간의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음의 사항을 이행할 것이다.

우리 양국은 이행약정을 통해 1985년에 체결된 한-영 과학기술협력 협정을 활성화하여 과학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공동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고, 혁신 및 상업화, 핵심 기술과 관련 부문의 산업‧기업 간 협력,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조정을 장려해나갈 것이다.

한-영 디지털 파트너십의 출범을 환영할 것이다. 동 파트너십은 통신공급망 다변화, 반도체, 인공지능, 사이버 보안 등 공동의 우선 과제 전반에 걸친 협력을 촉진할 것이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국제규범과 기술표준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우리의 공유가치를 확산시키고 위험을 최소화해나갈 것이다. 이러한 공동 이해를 바탕으로, AI 안전성 개선, 디지털 격차 해소, 디지털 문해력 함양, 국민 중심의 디지털정부 서비스 제공,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 등 양국 공통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한 규범 및 기술표준 논의를 지속해 나가고자 한다.

반도체 분야의 협력을 심화할 것이다. 우리는 양자적 차원의 활동과 다자무대에서의 협력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 이는 동 분야 협력을 강화시킬 한-영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에 명시된 약속에 의해 뒷받침될 것이다.

인공지능 및 여타 신흥 기술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협력을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영국은 한국이 2024년 서울에서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환영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국제안보를 증진하는 것이다. 군사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이용은 항상 국제인도법에 합치하여야 한다. 우리는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이 초래할 혜택을 최대화하고 위험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책임있는 사용을 위한 규범 및 원칙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군비통제와 비확산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영 우주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환영한다. 이 양해각서는 우주 문제 관련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게 할 것이며, 우주 관련 양국 관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양국 간 지속적인 과학 및 연구 협력을 바탕으로, 우리는 한국이 국제 전파 망원경 구축(SKAO) 협력 협정에 서명할 기회를 갖기를 고대한다. 글로벌 도전 과제를 해결하고 미지의 영역을 탐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인류 발전,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우리 양국은 기초과학에서부터 비즈니스 혁신에 이르기까지 연구와 혁신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양국 간 공동연구와 인력 교류 등을 포함하여 연구와 혁신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산업‧안보 환경에서 혁신을 유도하는 데 핵심적인 양자(quantum)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조치와 인력 교류, 표준화 노력을 통해 급변하는 기술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다. 한-영 디지털정부 협력 양해각서 체결을 환영한다. 이 양해각서는 양국 경제번영‧성장에 필수적인 더욱 효과적‧효율적인 공공분야 디지털 전환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한 기초적인 플랫폼이 될 것이다.

대변혁을 가져오고 있는 신흥기술인 합성생물학 분야에서 더욱 긴밀한 연구 협력, 책임있는 혁신 분야의 우수사례 공유, 글로벌 바이오경제의 친성장 규범 촉진 등을 통해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활용을 위한 공동 비전을 발전시키고, 공동연구, 정책공유, 민간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AI 분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 파트너십을 활용할 것이다. 한국과 영국은 차기 '미니 화상 AI 안전성 정상회의' 공동개최 등 다자무대에서 인공지능에 관한 국제적 거버넌스의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이다. 디지털 경제의 견고한 기초를 제공하는 탄탄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 상호운용성과 공급자 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우리 양국의 산업‧학계 간 양자, 다자 간 연구개발 협력과 파트너십을 촉진해 나갈 것이다.

규칙 기반 국제무역 체제를 지지하고 강화하기 위해 강력한 국제적 파트너십의 필요성을 주창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목표와 더불어, 국제무역과 비즈니스 기회를 촉진하는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의 중요성을 수호하고자 한다. 우리는 비차별적이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와 합치하며, 양국의 교역 관계에 있어 예측 가능성을 장려하는 무역정책을 추구하기로 약속한다.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규칙에 기반한 국제무역에 있어 WTO가 수행해온 필수적인 역할을 존중한다. 21세기에 걸맞은 글로벌 무역 규범을 발전시키기 위해, 우리는 규칙에 기반한 자유무역 원칙을 지켜나가고자 함께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양국의 모든 필요한 국내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우리는 한-영 FTA를 강화하기 위한 협상을 개시할 것이다. 이는 기존 한-영 FTA가 체결된 이후에 무역정책이 변화해온 분야에서 기존의 합의사항들을 야심 찬 합의사항들로 개선하고 확장하기 위한 것이다. 한-영 FTA의 현대화를 통해 공급망 회복성, 디지털 경제, 에너지 협력 등과 같은 새롭게 부상하는 무역 의제들의 중요성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의 관계부처 장관들은 2023년 11월 FTA 개선 협상을 개시하기로 한다.

우리는 한-영 FTA 및 여타 더 폭넓은 양자 협정과 합의 이행의 일부로서 광범위한 분야에서 시장접근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한다. 한-영 FTA를 보완하고 연계하는 가운데, 상호 이익이 되는 전략적 기회와 도전과제 관련 대화를 활성화하고 한-영 고위급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영국 기업통상부 간에 연례 고위급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다. 한국 기획재정부와 영국 재무부는 거시경제 안정, 재정정책, 금융시장, 경제안보 및 국제금융 이슈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경제번영을 확보하기 위해, 2024년 말까지 한-영 경제금융 대화체를 신설할 것이다. 한국 기획재정부와 영국 기업통상부는 양국 간 경제적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한국과 영국 간의 상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 간 협력 틀 내에서 개최하는 전략적 투자자와의 연례 회의 등 투자협력채널을 2024년 말까지 구축할 것이다.

우리는 첨단기술 관련 소재, 부품, 장비와 필수 의약품, 에너지 및 핵심광물 등과 같이 경제활동과 안보에 필수적인 핵심 공급망의 회복력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 간 교류와 협력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2023년 말까지 한-영 공급망 대화를 설치할 것이다. 우리는 높은 잠재력을 가진 기업들이 양국의 기술 분야에 투자하고 혁신과 연구개발 파트너십을 증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세계적인 과학기술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한-영 간 해사 분야 협력 의향서(LOI)를 체결하기 위한 작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합의는 양자 협력을 강화하여 양국이 해사 분야 주요 사안에 대해 긴밀히 공조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우리는 한-영 세관상호지원협정에 서명할 것이다. 이 협정은 효과적인 세관 단속을 통해 심각하고 조직적인 범죄에 대응하고 합법적인 무역과 상업적 기회를 촉진하고자 하는 양국의 공동 목적을 지원할 것이다.

우리는 창의적인 영역(영화, TV, 음악, 비디오게임, 광고, 디자인과 디자이너 패션, 출판, 건축, 박물관과 공예)에서 강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 하에, 이러한 역동적인 부문에서 양국 기업 간 교류와 공식적인 실무급 통상 협력 교류를 심화시키기로 합의한다. 교육과 기술 부문에서 각자의 강점을 인식하는 가운데, 우리는 동 부문에서 기업 간 교류를 심화시켜 나가기로 한다.

우리는 양국 청년 간 인적 유대를 증진시키기 위해 협력할 것이다. 우리는 청년교류제도(YMS)와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에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한 양국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과 소중한 지원을 평가한다. 우리는 이러한 협력의 기회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3. 지속가능하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는 미래 구축

우리는 함께 국민과 지구를 보호할 것이며, 파리협정과 글래스고 기후협약에 따라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이내로 유지하고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더욱 심화할 것이다. 우리는 에너지 안보, 기후 위기, 그리고 저렴한 청정에너지 공급에 대한 위협 요인을 전체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음 사항을 이행할 것이다.

우리 양국은 청정에너지, 특히 해상풍력과 원전 보급 촉진에 역점을 두고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새로운 한-영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에 서명할 것이다. 우리는 양국 및 제3국 내 청정에너지 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해 전문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표준과 규정 제정에 협력하며,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다.

정책입안자와 기업 CEO들이 제3국에서의 상호 무역 및 투자 파트너십 기회를 검토할 수 있도록 연례 한-영 청정에너지 고위급 회의를 개최한다. 이는 고위관리대화 및 아래 내용에 대한 신규 또는 개정 양해각서를 통해 추진될 것이다.

해상풍력 : 한·영 양국이 각각의 2030년 보급 목표와 에너지 안보,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훈을 공유하고, 보급 장애요인을 해소하며, 건설 및 지속가능한 공급망 구축 기회를 발굴하고, 투자를 통해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해상풍력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 영국 및 제3국에서 고정식·부유식 해상풍력 보급 규모를 확대하고 촉진하기 위한 상호호혜적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양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로 약속한다.

원자력 :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을 보급해야 할 전 세계적 필요성과 원전 공급망을 다변화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가능한 가장 폭넓은 관계를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이에는 2023년 11월 양국간 체결된 양해각서들을 기반으로 한 ▲ 핵연료 공급망 강화 ▲ 안전, 안보 및 비확산 ▲ 원전 해체 ▲ 양국 또는 제3국 시장 내 대형원전, 소형모듈 원자로 및 기타 첨단 원전 개발이 포함된다.

탄소중립으로의 글로벌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한국과 영국의 의지가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의 모든 측면을 뒷받침할 것이다. 한국과 영국은 탄소 저감 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기존 공약을 이행하기로 재확인하고,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국과 영국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넷제로 글로벌 전환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 에너지 체제의 탈탄소화 촉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원전 3배 증가, 글로벌 재생에너지 용량 3배 증가 및 글로벌 에너지 효율 2배 증가 등 분야별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다. 우리는 '혁신 의제(Breakthrough Agenda)'와 '무탄소에너지 구상'과 같은 이니셔티브들이 이러한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한국과 영국은 '핵심광물 공동 실무그룹'을 설립할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혁신 협력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추진하고, 기업·산업체·학술기관 간 파트너십 증진과 국제표준에 대한 정보공유 및 협력을 제고해 나갈 것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 다자 무대에서 기후 목표 달성을 촉진하기 위해 긴밀한 협력을 지속한다. 우리는 ICAO 총회가 2050년까지 국제 항공산업의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장기 글로벌 목표(LTAG)'를 채택한 것과 최근 업데이트된 'IMO 온실가스 전략'이 2050년경까지 온실가스 넷제로 배출량에 도달하겠다는 공동 목표를 설정한 것을 환영한다. 한국과 영국은 '국제항공기후목표연합'과 같은 보완적 구상을 포함하여, 이러한 필수 분야의 탈탄소화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

국제 무대에서 글로벌 환경 목표와 공동의 이익을 달성하고 자연을 보호·복원하며 생물다양성 손실을 중단·회복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이는 2030년까지 글로벌 목표 달성을 위해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이행에 효과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포함한다.

'산림 및 토지 이용에 관한 글래스고 정상 선언' 상의 비전 실현을 위해 '산림과 기후리더 파트너십(FCLP)'과 '리프 연합(LEAF Coalition)'을 통해 협력한다.

우리가 2023년 녹색기후기금의 2차 재원보충에 대한 기여를 상당히 확대했듯이, 개발도상국들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지속 노력한다.

상업성 있는 핵융합 에너지 발전 관련 협력을 증진한다. 여기에는 핵융합발전소 개발 관련 연구·개발 프로젝트와 활동 협력, 적절한 정책(핵융합 규제 및 표준 등) 조정, 공급망 구축 지원이 포함될 수 있다.

국가의 발전, 투자 확보, 회복력 있는 경제·제도 구축, 국민의 잠재력 발휘를 위해 협력한다. 우리의 협력은 2030 지속가능발전 의제, 아디스아바바 행동 의제 및 파리협정 등 우리의 공약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다.

상호 협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을 약속한다. 한-영 개발협력 정책협의회는 매년 고위급 차원에서 개최될 것이며, 향후 개발협력 정책협의회에서 마련되고 확정되는 행동 계획을 통해 진전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 파트너십은 디지털 전환, 기후·환경, 보건, 민간 협력, 개발 재원, 여성·소녀 분야 협력을 심화시킬 것이다.

한국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영국 투자 파트너십 간 2024년 신규 협업을 추진하여 협력을 심화시킬 것이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창립 회원국으로서 연구소에 대한 재정적 기여 증대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녹색 전환 가속화와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지원함에 있어 각자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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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00일 승부] 뉴욕증시 '경고음'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최근 미국 금융시장에서 금리와 주가가 함께 요동치는 상황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집권 2년 차였던 2018년을 상기시킨다. 당시 뉴욕증시의 가격 부담은 높아져 있었다. 미국의 강한 경제가 되레 금리 우려를 부추겨 증시를 압박하던 차에 트럼프발 무역전쟁이 가세했다. 결국 그해 가을 S&P500 지수는 20%나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 [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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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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