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률 회장 장학금 기부식'
"낯선땅 정착 어려움 잘 알아"
100만원 봉투·인니 식료품 전달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밥 먹고 용돈 조금 받는 자리로 알고 왔는데, 봉투 열고 100만원이 들어있어 깜짝 놀랐어요."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23일 열린 '서영률 회장 장학금 기부식'에 참석한 인도네시아 국적 교환학생 알리사(21) 씨는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만원, 이만원 정도 생각하고 왔는데 100만원이 들어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인도네시아 학생 대표, 김동원 고려대학교 총장(왼쪽 두번째부터), 서영률 PT. Pratama Abadi Industri(프라타마 아바디) 회장, 서영률 회장 부인 조명숙 여사가 23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패컬티하우스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유학생 장학금 전달식에서 학생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23 choipix16@newspim.com |
고려대는 이날 낮 12시 성북구 본교 수당삼양패컬티하우스에서 '서영률 회장 장학금 기부식'을 열었다. 고려대 경영학과 69학번 출신인 서영률(73) 프라타마 아바디 회장이 대학에 2억원 장학금을 쾌척한 데 따른 것이다. 기부식은 서 회장과 그의 아내 조명숙 씨, 김동원 고려대 총장,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인도네시아 학생 80여명 등이 참석했다.
서 회장이 기부한 장학금 중 1억원은 인도네시아 국적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활용되고, 나머지 1억원은 경영대학원에서 쓰인다.
축사에서 서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회사를 설립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마음의 고향 고려대를 항상 잊지 않고 있다"며 "자랑스러운 모교의 후배들이 학업에 정진하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참석 학생에게는 100만원이 든 봉투와 인도네시아 식료품 꾸러미가 선물로 주어졌다. 식료품은 서 회장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직접 가져왔다. 서 회장은 "약간의 도움을 주고자 장학금과 고향 식품을 가져왔다"며 "학업 정진에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에 온 지 4개월가량 된 나디아(21) 씨는 "오늘 일은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이고, 한국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했다.
서 회장은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위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인도네시아에 정착한 지 40년이 됐는데 초기 어려움을 경험해 여러분도 이국땅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며 "이를 극복하고 잘 적응해 목표를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1989년 인도네시아에서 프라타마 아바디를 설립하고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 나이키 신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기업으로 키워냈다. 한 때 부도위기를 겪던 프라타마 아바디는 현재 사원 수 약 4만 3000명, 매출액 5억5000만 달러(약 7139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고려대는 프라타마 아바디가 일자리 창출과 외화 획득으로 인도네시아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한국 내 자재 소싱을 통해 자국의 수출 증대에도 공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수년 전부터 후배들을 위한 국제 인턴십 프로그램부터 장학금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셨는데 이렇게 큰 장학금까지 쾌척해 주시니 감사드린다"라며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이곳에서 학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이번 장학금이 미래를 향한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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