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동력화 품목 내년에도 수출 상승 추세 이어갈 것"
향후 중국 발(發) 공급망 리스크 가장 위험성 클 듯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전기차 등 전기동력화 품목 수출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은 최근 본격적인 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전기동력화 품목에 대한 내년 수출 전망에 대해 이 같이 분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12일 서울시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우리나라의 무역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홍 연구위원은 전기동력화 품목의 급격한 수출 비중 상승과 내년 긍정적인 수출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전체 수출 대비 전기차·배터리·양극재 등 전기동력화 품목의 수출 비중은 2019년 1.7%에서 2023년 1~10월 5.7%로 빠르게 상승했다"며 "이는 전기동력화 품목이 신수출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고 볼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기차 등과 관련한 전기동력화 품목의 수출 상승 추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핵심 장비가 늘어나고 있으며 수출 단가도 오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2일 서울시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우리나라의 무역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은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이 '세계 경제 및 한국 무역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이지용 기자] |
특히 홍 연구위원은 내년 반도체 품목의 수출이 글로벌 IT 수요 회복으로 20% 이상 회복될 것으로 봤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커지며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향상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반도체는 21.9%, 컴퓨터는 45.6% 규모로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며 "이는 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반도체 시장이 확대돼 반도체 단가 회복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방산업인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글로벌 기기 시장이 얼마나 회복되느냐에 따라 반도체 수출 회복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날 세미나에서는 중국으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가 향후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반도체 원료인 갈륨과 게르마늄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인 흑연도 수출 통제를 강화한 만큼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12일 서울시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2024년 세계경제통상전망 세미나'를 개최하고 내년 우리나라의 무역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은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연구위원이 '세계 경제 및 한국 무역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무역협회] |
손양림 코리아 PDS 수석연구원은 "내년 비철금속 공급망의 3대 이슈는 중국·자원 민족주의·에너지로 본다"며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중국이 정치적 수단으로 공급망을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중국으로 인한 공급망 리스크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은 전세계 갈륨·게르마늄·흑연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어, 대중 의존도가 매우 큰 상태다.
그는 비철금속 공급망 리스크와 관련, 현재 주요 51개 광종 중 27%가 고위험한 상태라며 이에 대비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친환경 정책 기조 및 기술 패권 경쟁과 관련해 주요국의 중국 견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동맹국과 대중국 제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확보할 것"이라며 "EU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핵심광물 및 친환경 공급망 탄력성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을 제외한 친환경 산업 공급망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인공지능(AI) 산업과 관련해서도 글로벌 표준이 부재한 가운데 기술 선도를 위한 주요국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실장은 "미국은 AI 규제 거버넌스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우방국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EU는 AI 관련 빅테크 기업이 부재한 만큼 규제에 가장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데이터 규제와 반간첩법 시행으로 해외 기업의 '데이터 디커플링'이 가속화하며 강력한 통제국가로 회귀 중"이라며 AI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IT 투자 급감 등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며 "다행히 내년에는 IT 경기가 되살아나 올해보다 수출이 나아지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