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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시 뒤흔드는 윤석열표 금투세 폐지

기사입력 : 2024년01월12일 15:38

최종수정 : 2024년01월12일 15:38

정세은 충남대 교수 "졸속 추진 탓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조세 형평성 포함 시장 외적 요소 고려 부족한 것도 아쉬워
일회성 발언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금투세 폐지 논의해야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이는 국내 증시에 대한 대통령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이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것은 처음일뿐더러, 1400만 '개미'의 눈엣가시였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이석훈 금융증권부 기자

물론 대통령이 자본시장 부양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분명 호재지만, 기자에게는 이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삐딱하게 읽힌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미칠 부정적 영향을 살피지 않은 '졸속 추진'이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국회 합의가 끝난 사안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뒤집히는 현상이야말로 심각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지적한다.

이미 금융투자소득세는 지난 2020년에 여야 합의로 도입 시기와 기본 공제 대상 등 구체적 내용이 정해진 법안이다. 당시 국회는 주식·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얻은 이익이 5000만원을 넘길 경우 세금을 부과하는 금융투자소득세를 도입했다. 원래는 2023년부터 시행하기로 합의했다가 지난해 말 2025년으로 2년간 유예했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졸속 추진이라는 의견에 대해 십분 공감한다"며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더라도 이렇게 단기간에 결정하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미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될 시장 환경을 고려해 개발 중이던 펀드·ELS 상품들이 한순간에 도로 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며 "정권 따라 달라지는 주식 시장의 변칙성이 세금 징수보다 더 큰 시장 저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조세 원칙 등 시장 외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수익이 나는 곳에 세금을 거둔다'라는 조세의 기본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다. 또 ELS 투자에는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면서, 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차익에는 세금이 징수되지 않는 조세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려는 의도도 포함됐다.

이러한 이유로 배당소득세·증권거래세를 포함한 전반적인 세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필수적인데, 아직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외에는 아무런 메시지가 나오지 않았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투자소득세 찬반을 떠나서 자본시장에 적용되는 조세 체계에 대한 논의가 빠진 것은 부정적"이라며 "배당소득세와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하나의 소득세 체계에 포함하는 방안 등 토론해야 할 지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금투세 폐지에 따른 악영향에 비해 개인 투자자에 돌아갈 혜택이 적은 것도 간과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평균 주식 거래 내용을 바탕으로 산출한 '최근 10여 년간 상장 주식 기준 금투세 과세 대상자'는 15만명(1.07%)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금투세 폐지 조치가 시행돼도 전체 98.93%는 아무런 수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호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간사는 "개인 투자자 부담을 줄여 투자 기회를 확대한다고 했지만 정작 이번 금투세 폐지로 혜택을 받는 개인 투자자들은 극소수"라며 "몇억씩 수익을 내는 기관 투자자, 부자들을 위한 감세 조치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최근 윤 대통령의 금투세 폐지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개인 투자자 표심을 의식한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는 둥,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방어를 위한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둥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의 의도는 지금 상황에서 중요치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전반을 뒤흔들 정책을 결정할 때는 실익을 꼼꼼히 따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이다. 윤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관계자들이 이 점을 꼭 되새겨 보길 희망한다.

stpoems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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