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해외선 논의 활발한데…우리나라, 의대정원 증원 '강경'

기사입력 : 2024년02월19일 16:42

최종수정 : 2024년02월19일 16:42

독일, 일본서 의대 정원 확대 활발
한국서 2020년 확대 논의됐지만
파업으로 선진국보다 속도 늦어져
지금 시작해도 2035년에야 효과 봐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독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의대 정원 확대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필수의료 서비스의 공백을 메워야 함에도 전공의들은 오는 20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0년 '의대 증원'을 두고 협상이 한차례 결렬된 만큼 타협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러 선진국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의대 정원을 5000명 이상 증원했고, 일본에서는 지난 10년간 4만3000명 가량 의사가 늘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20년 의대 42곳에서 모두 8639명을 뽑았고, 2031년까지 1만5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의사 증원'을 막기 위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한 사례 역시 없다. 독일에서는 '의과대학 마스터 플랜'을 발표한 2017년 의사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곧 갈등이 봉합됐다. 일본의사회는 지역 근무 의사제를 통해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는 과정에서 반대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의사들의 파업으로 인해 '의대 증원'에 실패한 한국과는 다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19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16일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이날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오는 19일 전공의의 총파업을 가정한 채 내부에서 수술 스케줄 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의 모습. 2024.02.19 pangbin@newspim.com

◆'의대 증원', 2020년 확대 논의됐지만…합의 요원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의대 정원 확대가 처음으로 논의됐음에도 현재까지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 의대 정원을 매년 400명씩 10년간 총 4000명 늘리고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사들이 휴진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의대생들도 수업을 거부하며 이에 힘을 보탰다. 의대 정원 확대는 무산됐다. 

최근 들어 소아청소년과 진료난,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심화되자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정부와 의사 단체는 의대 정원 증원에 합의했지만, 정원을 얼마나 늘려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의료계에서는 그 수를 보수적으로 추산했다. 2000년 의약분업 때 줄인 정원 351명만 복원해도 충분하다는 입장이었다. 

정부에서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00명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국 전공의들은 오는 20일 집단 파업을 할 것이라 예고했다. 세브란스·서울대·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는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에서도 강수를 뒀다. 경찰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관련 고발이 이어진다면 주동자에 대해 구속수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35년에야 효과 보는데…논의 구체화해야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2025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필수의료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의대생이 교육을 받은 후 현장에 나가기까지의 시간은 약 10년인데, 정부 정책대로 2025년부터 의대생 수를 늘리게 되더라도 2035년에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소모적인 논쟁이 이어질 경우, '의대 증원'의 한계를 다각도로 고려하기도 어려워진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의사 수 부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지만, 여느 정책이 그렇듯 의대 정원 확대도 부작용이 있다. 다른 국가로의 이동이 자유로운 유럽연합(EU) 내에서는 독일이나 스페인, 그리스 등 국가에서 의사 유출이 이뤄졌다. 일본에서는 의료서비스 총량이 늘자 보험재정 지출부담이 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다음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는 강대강 대치를 막아야 한다. 서울대학교 교수협의회는 최근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입장문을 통해 "학사운영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점진적으로 (의대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면서도 "의사가 부족함으로써 지역의료가 부실해지거나 특정 진료과를 기피하는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hell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