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송영길 멱살 잡고라도 재판 출석시키겠다"
검찰 "정치적 영향력 상당, 주요 증인 압박 우려"
"宋 운전기사 월급 먹사연 자금으로 지급"…증언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6일 '소나무당'을 창당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년 정치 인생을 총결산해 국민 심판을 받을 기회를 허용해달라"며 재판부에 보석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 전 대표에 대한 보석 심문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1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18 leemario@newspim.com |
송 전 대표는 "헌법은 25조의 공무담임권과 8조의 정당설립의 자유가 있다"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심에서 실형이 나왔는데 법정 구속되지 않고 신당을 창당했다"며 "저는 1심 선고도 안 나오고 무죄라고 싸우고 있는데 같이 창당 하고도 활동을 못 한다는 건 수용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구속돼 두 달 반 동안 매일 밤 잠을 못 이루고 새벽에 일어나 제 마음을 다스리려 108배를 했다"며 "정치인은 선거에 나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전달하는 게 사회정치적 생명인데 총선을 앞두고 그 기회를 박탈할 중요한 사항인지 재판장께 다시 한번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송 전 대표 측 변호인도 "피고인은 오랜 기간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정치인으로 다가오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신당을 창당했고 도주의 우려는 전혀 없다"며 "옥중 출마를 선언해 보석이 인용된 사례가 여러 번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구속 수사를 하는 것과 구속 재판을 하는 것은 준별돼야 한다"며 "영장담당 판사가 피고인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구속영장 청구 당시 상황에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고 현재 어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정치라는 무대에 나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포부를 펼칠 기회를 단지 구속기소됐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한하면 안 된다"며 "제가 송영길의 멱살을 잡고서라도 법정에 출두시키겠다. 방어권을 행사하고 정치활동을 할 수 있게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여전히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송 전 대표의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면서 옥중창당 내지 옥중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당대표 출신의 5선 정치인으로 구속 수감 중임에도 정치적 영향력이 상당한데 이러한 피고인의 활동은 주요 증인에게 상대적으로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의 주요 증인은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 직원이거나 경선캠프 관계자로 피고인과 밀접한 관계를 맺거나 피고인의 영향 아래에 있는 사람"이라며 "보석으로 석방되면 순차적으로 접촉해 진술을 회유하거나 왜곡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보석 여부에 대해 "기록을 검토하고 양측의 주장을 비교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전 먹사연 사무국장 김모 씨는 먹사연 자금으로 송 전 대표의 운전기사에게 월급을 지급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박용수 보좌관이 송 의원 세컨드 드라이버(두 번째 운전기사)를 구해야 하는데 의원실 페이(돈)가 없으니까 먹사연에서 '밥값만 줘라'라고 했다"며 "당시 100만~120만원으로 최저시급을 맞춰서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급여를 송 전 대표가 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그걸 가지고 행정적 책임을 지라고 하면 제가 져야 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먹사연의 성격에 대해서도 "송영길은 먹사연의 스타회원일 뿐 송영길이 바보도 아니고 후원금을 받으라고 지시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통일부에 비영리법인으로 등록된 먹사연이 송 전 대표의 선거를 돕기 위한 사조직으로 기능했고 송 전 대표는 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총 7억6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송 전 대표 측은 먹사연이 정책 싱크탱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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