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호암미술관, 韓·中·日 불교미술 전시 개최…"불교 속 '여성' 조명"

기사입력 : 2024년03월25일 15:20

최종수정 : 2024년03월28일 17:46

재개관 후 첫 고미술 기획전…전 세계 27개 컬렉션 출품
'금동 관음보살 입상', '수월관음보살도' 등 국내 첫 공개

[용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호암미술관에서 세계 각지에 소재한 불교미술 걸작품 92건을 한 자리에서 소개한다. 이를 통해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번뇌와 염원, 공헌을 조명한다.

이승혜 책임연구원은 25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진흙에서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는 호암미술관에서 처음으로 동아시아 불교를 주제로 한 것으로, 불교미술을 '여성'이란 관점에서 조망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진흙에서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1부 1섹션 전시 전경 [사진=호암미술관] 2024.03.25 alice09@newspim.com

'진흙에서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은 호암미술관이 재개관 후 첫 고미술 기획전으로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들의 번뇌와 염원, 공헌을 조망한다. 전시 제목은 '숫타니파타(석가모니부처의 말씀을 모아 놓은 최초의 불교 경전)'에서 인용한 문구로, 불교를 신앙하고 불교미술을 후원하고 제작했던 '여성'들을 진흙에서 피되 진흙에 물들지 않는 청정한 '연꽃'에 비유했다.

이번 전시에는 전 세계 27개 컬렉션에서 모은 불화, 불상, 사경과 나전경험, 자수, 도자기 등 다양한 장르의 불교미술 걸작품 92건(한국미술 48건·중국미술 19건·일본미술 25건)을 한 자리에 모았다. 출품작 중 한국에서는 리움미술관을 비롯해 이건희 회장 기증품 9건을 포함한 국립중앙박물관, 불교중앙박물관 등 9개 소장처에서 국보 1건, 보물 10건, 시지정문화재 1건 등 40건을 선보인다.

해외에서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보스턴미술관 등 미국의 4개 기관, 영국박물관 등 유럽의 3개 기관, 도쿄국립박물관 등 일본의 11개 소장처에서 대여한 일본 중요문화재 1건, 중요미술품 1건, 현지정문화재 1건 등 52건을 전시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진흙에서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1부 2섹션 전시 전경 [사진=호암미술관] 2024.03.25 alice09@newspim.com

전시는 1부와 2부로 나뉜다. 먼저 1부는 '다시 나타나는 여성'을 주제로 ▲1섹션에서는 '여성의 몸: 모성과 부정' ▲2섹션은 '관음: 변신과 변성' ▲3섹션 '여신들의 세계: 추앙과 길들임 사이'를 선보인다.

이 연구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불교는 여성을 어떻게 바라봤는가, 또 여성은 불교에서 어떤 가능성을 찾았길래 맹렬히 귀화하였는가를 선보이려고 했다. 불교미술에 표현된 여성 이미지를 통해 삼국의 지난 시대와 여성을 바라본 시선을 찾아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의 시작인 첫 공간은 불교미술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본능적으로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놨다. 어머니의 품안, 자궁 안이라는 콘셉트로 마련했다"라며 "석가모니는 남성이었고, 부처나 보살의 성별을 뚜렷하게 이야기하는 경전은 없지만 성을 초월한 존재로 인식됐다. 주로 남성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여성의 자리가 없었는데, 인간 여성과 보살 중에 여성형으로 나타나는 보살을 이 자리에서 드러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첫 공간은 여덟 가지의 그림을 뜻하는 팔상도 중 네 개를 가져왔다. 석가모니를 낳은 마야부인을 시작으로 전시는 불교미술 전시이지만, 여성이 등장하는 순간을 골라 전시했다"고 소개헀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석가탄생도'(왼쪽)과 '석가출가도' [사진=호암미술관] 2024.03.25 alice09@newspim.com

특히 전시 작품 중 ▲'금동 관음보살 입상'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 ▲'아미타여래삼존도' ▲'수월관음보살도' 등 9건을 국내에서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한다. 또 해외에 흩어져 있던 조선 15세기 불전도(석가모니 일생의 주요 장면을 그린 그림) 세트의 일부인 ▲'석가탄생도' ▲'석가출가도'를 세계 최초로 한 자리에서 전시한다. 아울러 '석가여래삼존도' 등 47건의 작품을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이에 대해 이승혜 연구원은 "'석가탄생도' 작품은 리움미술관 전시 때 처음 전시됐고, 이번이 두 번째"라며 "'석가출가도'와 '석가탄생도'는 색채나 크기에 대해 유사성이 있는데 학계에서는 이를 하나의 세트로 인정했다. 한 자리에서 두 그림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보살은 성별을 초월한 존재인데, 관음보살만이 여성형으로 모습을 변화해 나타났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한, 중, 일에서 중국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경전의 근거에 따라 변화한 것이 아니라 관음보살이 자비의 상징인데 이게 중국에서 모성적인 가치로 인정됐고, 중국에서 특별히 적극적으로 묘사된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부에서는 고려와 동시기의 일본, 중국의 불화를 볼 수 있게 준비했다. 각 문화권에서 어떻게 다르게 묘사됐는지 볼 수 있는 것이 이 공간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진흙에서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2부 2섹션 전시 전경 [사진=호암미술관] 2024.03.25 alice09@newspim.com 2024.03.25 alice09@newspim.com

또 "불교전통에서 여성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는데, 두 번째 섹션에서는 유교적 가치관이 지배했던 조선시대 왕실 여성들이 발원한 불상화 불화를 통해 불교도이자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의 의미를 전하고자 했다"라며 "또 불교가 여신을 포섭한 이유는 부처를 만나 교화를 하고 선신이 돼 불교신자를 지켜주는 존재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덧붙였다.

2부는 '여성의 행원'을 주제로 한다. 불교미술품 너머 후원자와 제작자로서 여성을 발굴해 사회와 제도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기로 살고자 했던 여성들이 중심이 된다. ▲1섹션은 '간절히 바라옵건대: 성불과 왕생' ▲2섹션 '암탉이 울 때: 유교사회의 불교여성' ▲3섹션 '여공: 바늘과 실의 공덕'으로 나뉘어 다채로운 작품을 공개한다.

이승혜 연구원은 "2부는 이들이 주체가 돼 어떤 미술을 남겼고, 불교미술에 어떻게 공헌했는가 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라며 "또 2부에서는 모두가 원했던 극락왕생의 꿈을 이야기한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수월관음보살도' [사진=호암미술관] 2024.03.25 alice09@newspim.com

이어 "이중 '금동 아미타삼존어래 좌상'은 첫 전시인데, 이 작품은 조선 초기의 작품"이라며 "조선은 성리학을 근간으로 조선 중기 이후에는 한양 도성에 사찰이 없을 정도로 불교를 누르던 시기였는데, 그럼에도 불교미술이 발전했던 것은 왕실 여성의 적극적인 후원이 작용을 했다. 특별히 여성의 공헌이 중요했던 시기라 조선을 조명하는 섹션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승혜 연구원은 "저 역시 불교미술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불교미술에 굉장히 많은 여성이 존재하는데, 조명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전면에 내세운 전시를 하려고 했다"라며 "시대와 지역, 장르의 구분을 벗어나 여성의 염원과 공헌이라는 관점에서 불교미술을 조명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전통미술 속에서 동시대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은 오는 27일부터 6월 16일까지 호암미술관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또 전시와 연계해 불교미술에 대한 연구 현황을 공유하고, 전시 이해를 돕는 프로그램이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내외 불화 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학술포럼 '불화 속 여성, 불화 너머 여성'이 오는 4월 18일 리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고려와 조선시대 불교조각과 불교사 전문가가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는 강연시리즈는 5월 9일, 23일, 6월 6일 3회에 걸쳐 호암미술관 워크숍룸에서 진행된다. 아울러 전시 기간 중 무료 오디오 가이드(큐피커)와 매일 오후 2시와 4시 전시 설명 도슨트를 운영한다.

 

alice0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