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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생태관광 메카로 부상한 전북 고창군…자연보전·관광 활성화 '일석이조'

기사입력 : 2024년04월04일 12:00

최종수정 : 2024년04월04일 13:16

운곡습지,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의 결과
버드나무·은사시나무 등 호습성 수종 다수
'일석이조' 비결은 핵심·완충·전이구역 구분
"관광으로 자연보전 필요성 깨달을 수 있어"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자, 이제 우리는 핵심구역에 진입합니다."

지난 2일 오후 4시경, 전북 고창 아산면의 운곡습지. 자연환경 해설을 맡은 국립공원공단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야자 매트가 깔린 산길을 지나 습지 핵심구역에 진입했다. 양옆에는 녹색뿐, 습지에서 유일하게 발을 디딜 수 있는 데크길은 한 번에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폭으로 설치돼 있었다.

'자연'보다도 '원시'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주위 모습을 둘러보며 압도당하는 기분을 받을 때쯤 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바닥 곳곳에는 습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물웅덩이가 있었다.

[전북 고창=뉴스핌] 양가희 기자 = 전북 고창의 고인돌유적지를 지나 운곡람사르습지로 향하는 산길. 습지는 핵심구역, 사진의 산길은 완충지역에 속한다. 2024.04.04 sheep@newspim.com

국립공원 관계자는 "약 8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유문암과 응회암 위에 고창이 세워졌다"며 "암석의 특성상 물이 잘 빠지지 않아 예부터 바깥에는 가뭄이 들어도 이곳만큼은 가뭄이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날 비가 내렸다고도 덧붙였다.

식생은 머리 위가 아닌 양옆으로 팔을 뻗은 버드나무, 흰 피부에 마름모꼴 상처가 난 은사시나무처럼 물을 좋아하는 수종이 다수였다. 키가 작은 감태나무와 찔레나무는 각자 연두색 싹을 바쁘게 틔웠다. 멀리서 보면 비슷한 한 무더기의 녹색 덩어리였지만 자세히 보면 나무의 종류와 나이에 따라 색이 서로 달랐다.

[전북 고창=뉴스핌] 양가희 기자 =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폭으로 만들어진 데크길이 운곡습지에 마련돼 있다. 사람의 접근은 이 데크길로만 가능하다. 2024.04.04 sheep@newspim.com

4일 환경부는 이곳 고창 운곡 람사르습지를 고인돌 유적지와 함께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선정했다. 지난 1월 환경부는 지역 자산이 활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태관광을 제공하겠다고 올해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0월 확정된 6곳 포함 현재 35곳인 생태관광지역은 강원 철원 DMZ 철새도래지, 창녕 우포늪, 인천 백령도 하늬 해변 등 이름만 들어도 감탄사가 나오는 장소다. 이 같은 곳에서 진행되는 생태관광은 생물·지리학적 특징이 뚜렷하고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의 관광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인위적 훼손을 최소화해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는 상충된 두 가지 목표 사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전북 고창=뉴스핌] 양가희 기자 = 운곡습지 제2비경인 사초군락지와 곳곳에 쓰러진 나무 기둥의 모습 2024.04.04 sheep@newspim.com

"쓰러진 나무도 생태계의 일원입니다."

높은 습도의 영향으로 평이한 데크길을 걷는 데도 후덥지근했다. 군락을 이룬 사초가 사람의 무릎 높이까지 자라고, 바람이 불 때마다 머리 위로 드리워진 버드나무와 같이 춤을 출 날이 다가오고 있어서인지도 몰랐다.

운곡습지 제2비경인 사초군락지에 다다를 동안 쓰러진 나무와 표면을 뒤덮은 이끼가 여러 번 눈에 들어왔다. "사람이 나무 기둥을 치우면 자연의 양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운곡습지 면적 1.797㎢가 유지되고 생물 853종이 살아가는 비결은 이처럼 핵심구역을 철저하게 구분하는 것이었다.

[전북 고창=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나무 기둥에 노란목도리담비 관찰을 위한 파란색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무인카메라 옆으로 보이는 물길은 사진 왼쪽에 위치한 습지에서 저수지 방향의 오른쪽으로 흐르고 있다. 2024.04.04 sheep@newspim.com

희귀 동식물이 살거나 생태계에 독특한 특징이 있어 국제 협약으로 보호받는 람사르 습지이기도 한 운곡습지에는 유문암·응회암 등 특이한 암반 구조와 더불어 멸종위기 야생 1급 동물 수달 4마리, 2급 삵과 팔색조 등이 산다고 알려져 있다. 습지에서 저수지로 향하는 물길 근처 나무에는 노란목도리담비 관찰을 위한 파란색 무인 카메라가 작동하고 있었다.

운곡습지와 같은 생물권 보전지역은 핵심구역, 완충구역, 전이구역 등으로 구분된다. 많은 동·식물종이 서식하는 핵심구역에서는 사람의 접근이 최대한 제한된다. 이곳의 가장 우선순위는 생물다양성 보전으로, 국내법에 따라 보호되며 간섭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생태계 모니터링과 연구를 진행한다.

핵심구역과 주민들이 사는 전이구역 사이에는 생태관광의 주무대인 완충구역을 둔다. 전이구역으로부터 핵심구역을 둘러싼 형태로 정해지는 완충구역의 경우 환경교육, 관광, 기초적 생태연구 등이 이뤄진다. 생태관광 활성화와 관련, 한 환경부 관계자는 "생태계를 몸소 느끼고 자연환경의 특별함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깨닫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북 고창=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은사시나무와 버드나무, 찔레나무 등이 자유롭게 자리 잡은 운곡습지의 모습 2024.04.04 sheep@newspim.com

shee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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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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