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으로 상반기 주춤한 성적표
아이패드 출시, 삼성·LGD 협력으로 하반기 개선세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지난해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위축으로 움츠렸던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이 올해는 반등할 전망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삼성·LG디스플레이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다소 주춤하겠지만 OLED 아이패드 출시효과와 스마트폰·TV 교체 수요 등으로 하반기부터는 개선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 전년비 13.1% 확대 전망
24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은 1179억달러를 기록하며 2022년보다 3.9% 감소했다. 다만 올해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후 IT 제품 사이클이 다가오면서 지난해보다 13.1% 늘어난 1333억달러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초대형 77형 TV용 QD-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
지난해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매출은 2022년 대비 13.4% 줄어든 389억달러로 집계됐다. 한국기업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축소 및 중국기업의 OLED 시장진입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가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의 애국 소비 열풍 등도 한국 기업의 시장점유율 축소에 영향을 줬다.
OLED는 디스플레이 시장 내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 올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존 모바일·TV에서 태블릿·차량용으로 OLED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디스플레이 시장 내 OLED 비중은 ▲27.4% ▲34.3% ▲35.9% ▲36.6%(예상) 등이다.
특히 국내 기업은 OLED 시장에서 초격차를 벌리고 있다. 지난해 세계 OLED 시장에서 한국은 74.2%, 중국은 25.1%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OLED 시장에선 국내 점유율이 96.1%였다. 모바일 중심의 중소형 OLED 시장에선 한국이 71.6%, 중국이 27.6%를 기록했다.
◆ 1분기 실적 부진 예상…2분기 OLED 아이패드, 스포츠 이벤트 호재 잇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경우, 1분기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떨어져 주춤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 여파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부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서 '상저하고' 패턴을 그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애플은 다음달 OLED를 탑재한 아이패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이 18개월 만에 내놓는 아이패드에는 시리즈 최초로 OLED 패널이 탑재되는데,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 LG디스플레이는 11·13인치 패널을 각각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적용된 TV. [사진=LG디스플레이] |
또 하반기 대형 유로2024, 파리올림픽 등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통상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되면 TV 판매량이 늘어난다. 올해 글로벌 OLED TV 출하량은 626만대로, 전년(557만대) 대비 12.3%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협력이 확대되는 점도 실적 개선을 부추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에도 77·83인치 패널을 공급하고 있는데, 올해부터 42·48인치도 추가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아이폰 효과'를 누리지 못했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올해는 신제품 출시로 영업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OLED 가격 단가가 높고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엔 본격적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