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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카카오-SM 기업결합 조건부승인…3년간 멜론 자사우대 점검해야

기사입력 : 2024년05월02일 12:00

최종수정 : 2024년05월02일 12:00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 경쟁 제한성 클 것"
점검기구, 3년간 멜론 자사우대 여부 점검
공정위, 카카오-SM 기업결합 '조건부승인'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주식 39.87%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공정당국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다만 공정당국은 카카오와 SM의 기업결합으로 국내 대중음악 디지털 음원 시장의 경쟁 제한성이 크다고 보고 점검기구를 설립해 멜론의 자사우대 여부를 점검하라고 조치했다.

◆ 카카오-SM 기업결합 조건부승인…카카오, SM 주식 39.87% 취득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와 에스엠의 기업결합이 국내 대중음악 디지털 음원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기업결합은 플랫폼·종합 콘텐츠 기업인 카카오와 강력한 케이팝(K-POP) 콘텐츠 기업인 SM 간 결합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기업결합은 국내 대중음악 디지털 음원 기획·제작 시장의 유력 사업자이자 디지털 음원 유통·플랫폼 시장에서 각 1위 사업자인 카카오가 디지털 음원 기획·제작 시장의 1위 사업자인 SM과 결합하는 수직형 기업결합이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카카오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SM의 강력한 인기 음원들을 확보해 디지털 음원 기획·제작 시장에서도 1위 사업자에 등극함과 동시에 SM의 음원 유통권까지도 확보해 음원 유통시장에서의 지위도 한층 강화됐다.

공정위는 SM의 음원을 확보한 카카오의 점유율이 결합 전 35.47%에서 결합 후 43%까지 상승해 2위와의 격차가 28.16%포인트(p)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기음원(써클차트) 기준 실질 점유율은 최대 60%까지 상승한다.

◆ 공정위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 경쟁 제한 우려"…자사우대 점검조치 부과

다만 공정위는 SM의 강력한 디지털 음원을 확보한 카카오가 멜론의 경쟁음원 플랫폼에 자기가 유통하는 음원을 적기에 공급하지 않아 음원 플랫폼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또 멜론에서 자기 또는 계열회사가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음원을 유리하게 소개·노출하는 방법(자사우대)으로 음원의 기획·제작과 유통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진=멜론] 2021.08.03 alice09@newspim.com

이해관계자들은 멜론의 경쟁 음원 플랫폼이 틈새시장 공략 등을 위해 멜론에는 없는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때 카카오가 음원을 제때 공급하지 않아 신규 요금제 출시가 방해받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더불어 SM 소속 대중가수가 데뷔 또는 컴백을 할 경우 멜론을 통해 자사우대가 이뤄지면 음원 기획·제작 시장의 공정한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을 강력히 개진했다.

이에 공정위는 디지털 음원 시장의 경쟁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멜론의 경쟁 음원 플랫폼이 카카오에 음원 공급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음원 공급을 거절하거나 공급을 중단 또는 지연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아울러 독립된 점검기구를 설립해 점검기구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멜론에서 자사 우대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도 부과하기로 했다.

점검기구는 카카오로부터 독립된 5인 이상의 외부 위원만으로 구성되며 멜론의 최신음원 소개 코너인 '최신음악', '스포트라이트', '하이라이징'을 통한 자사우대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이는 디지털 음원 매출의 80%는 발매 후 3개월 이내에 발생하므로 음원의 흥행을 위해서는 초기 홍보와 노출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최신 음악에 대한 자사우대 점검조치를 부과한 것이다.

이 밖에도 카카오와 SM의 기업결합으로 디지털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압력이 거세짐에 따라 향후 국내 경쟁구도 재편 가능성을 고려해 행태적 시정조치도 부과했다.

카카오는 3년간 시정조치를 준수해야 한다. 다만 경쟁제한 우려가 현저히 감소하거나 시장상황의 중대한 변화가 있는 경우 시정조치 전부 또는 일부의 취소·변경을 공정위에 요청할 수 있다.

이번 시정조치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플랫폼의 자사우대를 차단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한 최초 사례이며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기업결합에 시정조치를 부과한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국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되지 않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결합 심사를 충실히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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