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특전기자가 간다] 배에 끌려 바닷물 '꿀꺽꿀꺽'…"극한 바다에서 살아오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조종사 생존능력 극대화를 위한 해상생환훈련
실제 조난 상황 대비 훈련으로 생존 능력 강화
낙하산 견인부터 탐색구조까지, 극한의 훈련 현장

국내 유일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중사 출신 기자입니다. [특전기자가 간다]를 쓰고 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군을 생생하게 알려드리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기자정신과 군인정신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국민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취재하겠습니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착수준비'를 외친 뒤 최종 보고를 하면 바다에 떨어지게 됩니다. 준비됐습니까!"

호통에 가까운 교관 목소리가 들렸다. 훈련용 배 뒤쪽에 설치된 난간으로 다리를 조심스럽게 옮겼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손잡이를 꽉 잡았다. 약 4미터 아래는 수심을 알 수조차 없는 바다였다.

"잡고 있는 손 놓습니다. 양손 다 떼세요."

교관의 지시를 듣고 잠시 고민하다 천천히 손을 놓았다. 낙하산 줄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준비완료' 한 마디만 외치면 그대로 바다로 떨어질 참이었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4일 본지 박성준 기자가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낙하산 견인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지난 14일 경남 남해 미조항 인근 앞바다. 낙하산 견인 훈련(DRAG) 중이다. 공중작전 중 조난됐을 때 살아남는 훈련인데, 낙하산을 통해 바다에 떨어질 때 생길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이다.

바람이 많이 불면 수면 위에서 낙하산에 의해 끌려다니게 된다. 파도와 바람 때문에 시야는커녕 호흡조차 쉽지 않다. 이 상황에서 낙하산 줄을 풀어내야 하는 것이다.

기자는 수영지도사 자격증도 있고, 수상 인명구조요원 교육도 받았다. 더욱이 낙하산을 통해 적지에 침투하는 '공수부대' 출신 아니던가. 그럼에도 심장이 쿵쿵댔다. 방수복 때문에 목과 손목이 압박됐고, 36도에 달하는 날씨에 헬멧까지 쓰니 숨이 턱 막혔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본지 박성준 기자가 낙하산 견인 훈련을 하며 물을 먹고 있는 모습.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착수준비 완료!"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목소리를 크게 냈다. 긴장했지만 어렵지 않게 훈련을 마칠 것으로 생각했다. 뱃살은 나왔어도 몸은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그대로 4미터 높이에서 바다로 추락했다.

4미터는 생각보다 높았다. '이쯤 됐으면 착지해야 하는데 왜 계속 떨어지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바닷물에 첨벙 잠겼다. 훈련정의 속도는 5노트(시속 9킬로미터)가 조금 넘었다. 체감은 시속 60킬로미터쯤 되는 것 같았다. 훈련정은 조금의 자비도 없이 기자를 끌고 갔다.

수면 위에 엎드린 자세에서 몸을 180도 회전시켜 누운 자세를 한 뒤 낙하산 줄을 풀면 된다. 그런데 웬걸, 의지와는 상관없이 곧바로 몸이 뒤집혔다. 순간 파도 때문에 돌아가버린 것이다. 당황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우선 숨부터 쉬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물살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바닷물이 코와 입으로 밀려 들어왔다. 침착하게 숨을 참고 어깨에 낀 구명대를 잡아당겼다. 머리를 물 밖으로 꺼내기 위해 온 힘으로 상체를 들어 올렸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본지 박성준 기자가 낙하산 견인 훈련을 마친 뒤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구명대 당기세요. 목 부분을 잡으면서 상체를 일으켜야 합니다."

뭔가 문제가 생긴 게 분명했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해도 머리는 계속 물속에 잠겼다. 참을 수 있는 최대로 호흡을 참았다. 이제는 정말 숨을 쉬어야 했다. 당장 배를 멈추거나, 낙하산 줄을 끊어야 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물에서 숨을 쉬려고 하자 바닷물이 울컥울컥 목으로 들어왔다. 패닉 상태였다. 구명대를 당기는 것을 포기하고 본능에 따라 팔다리를 허우적거렸다. 멈춰 달라고 말도 하지 못했다. 손조차 들 수 없었다. 교관의 목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았다. 바닷속에서 보이는 태양이 희미하게 일렁였다.

'기절해도 구해줄 사람이 있으니 설마 죽진 않겠지? 정말 위급상황인데 왜 안 도와주지? 정말 문제라도 생긴 거 아니야?' 짧은 순간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가까스로 낙하산 줄을 풀었고 몸은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기침이 터지면서 입과 코에서 물이 쏟아졌다. 바다수영도 해봤지만 이렇게 많은 물을 먹은 건 처음이었다. 수면 위에서 계속 물을 토했다. 안전요원이 투입되기 직전이었다고 한다. 구명정 위에 올라 한참을 누워 있었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본지 박성준 기자가 낙하산 견인 훈련을 마친 뒤 다른 훈련을 위해 대기하는 모습. 바닷물을 많이 먹어 표정이 일그러져 있다.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무사히 낙하산을 풀어내면 남은 건 구조대를 기다리는 일이다. 겨우 진정될 때쯤 이어진 두 번째 훈련은 탐색구조훈련. 바다에 표류하다 헬기를 만나 구조될 때까지 행동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이다.

5명이 한 조가 돼 바다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 떨어지지 않게 팔짱을 끼고 물에 둥둥 떠 있었다. 탐색구조에 나설 경우 헬기 프로펠러에 의해 부는 바람인 '다운워시'에 의해 구명정까지 전복될 수 있다고 한다. 서로 붙어서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물 위에 떠서 구조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헬기가 근처로 다가오자, 바닷물이 사방으로 튀며 아플 정도로 얼굴을 때렸다. 눈을 뜰 수 없었고 손으로 얼굴을 막아야 겨우 숨 쉴 수 있었다.

바람 때문에 생긴 파도가 출렁일 때마다 또 연거푸 물을 먹었다. 조원 중 한 명이 무사히 헬기에 의해 구조되면서 탐색구조훈련은 마무리됐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본지 박성준 기자가 탐색구조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마지막 훈련은 낙하산 부양 강하훈련(PARA-SAIL)이었다. 조종사들이 항공기에서 비상탈출한 뒤 낙하산을 이용해 안전하게 바다로 입수하는 훈련이다. 남해 상공에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기자는 이 훈련을 체험할 순 없었다.

훈련정에는 110미터에 달하는 형광색 낙하산 견인줄이 놓였다. 견인선에 연결해 공중으로 띄우기 위한 것이다.

견인선이 좌측에서 등장했고,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줄이 다 빠져나갈 때쯤 교관은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대로 낙하산과 함께 공중 부양해 70미터 상공까지 떠 올랐다. 아파트 20층이 넘는 높이다.

분리 신호에 따라 견인줄을 분리하자 70미터 상공에 있는 낙하산이 서서히 바다로 떨어졌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구명정에 의해 구출되면서 훈련은 마무리됐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교관이 낙하산 부양 강하훈련(PARA-SAIL) 시범을 보이는 모습.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연간 약 1400명의 공중 근무자가 4년 6개월마다 1주일간의 생환훈련을 받고 있다.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하계 생환훈련에는 400여 명이 참가한다. 비행훈련을 받는 학생조종사는 해상생환훈련에 육상생환훈련 1주를 더해 총 2주간 훈련한다.

공군 생환교육대 교관 김기환 상사는 "실제 조난 상황은 전시와 평시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공중근무자에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실제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조난자를 구해줄 수 없기 때문에 실전과도 같은 훈련을 통해 언제든지 살아 돌아올 수 있게끔 강인하게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관들 전투복도 눈에 띄었다. 좌우측 팔에는 고공강하, 스쿠버다이버, 응급구조사 등 각종 자격을 뜻하는 패치가 붙었다. 이 밖에도 암벽등반, 제트스키, 숲 해설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고 한다. 공군뿐 아니라 타군의 생존훈련까지 맡고 있는 '생존전문가'인 셈이다.

이들 교관은 낙하산 강하법, 독도법 및 지상항법, 불피우는 법, 생환장구 사용법, 은신처 구축법, 헬기 유도 등 살아남기 위한 모든 절차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남해=뉴스핌] 박성준 기자 =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공군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 사진은 본지 박성준 기자가 낙하산 견인 훈련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공군] 2024.08.18 parksj@newspim.com

전투기 조종사에겐 생존능력은 필수다.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아 군사작전을 성공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극한의 훈련을 통해 조종사들은 먼저 최강이 된다. 전투는 그다음이다.

공군8126부대장 오형모 중령은 "해상생환훈련은 실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우리 소중한 자산인 조종사들의 생존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공중근무자의 생존 가능성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물 먹었다'는 말은 특종을 놓치거나 다른 언론사가 쓴 기사를 못 썼다는 뜻의 언론계 은어다. 이날 실제 '바닷물'을 먹으며 한 가지 깨달았다. 아무리 많은 물을 먹어도, 버텨내면 결국 생존능력이 강화된다는 사실이다. 공군은 오늘도 바닷물을 먹으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을 유지하고 있다. 나도 끝까지 생존하면 언젠가는 '물 안 먹는' 기자가 되지 않을까. 나는 이제 지옥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신임 법무장관에 민변 출신 이용철 '성남라인'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새 법무부 장관에 이용철(66·순창) 현 방위사업청장, 국세청장에 안덕수(55·부산) 서울지방국세청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청와대 새 정무수석으로는 최인호(60·창녕)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 출신인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을 임명했다. 임광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 브리핑을 했다. 임 실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소통하겠다는 의지이며 국민 삶 속에 정책 변화와 효능감이 체감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이번 인사 방향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법무장관 후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으로 인권 보호와 민주 가치 증진에 힘써 온 변호사"라며 "참여정부 민정수석실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역임하며 반부패와 제도개혁을 주도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법조인이면서도 구조개혁 등 다양한 행정 경험을 갖춘 만큼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착시키고 누구도 소외되거나 억울한 일을 겪지 않는 법무 행정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번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이 후보가 과거 대장동 사건에 연루됐다는 언론 질문에 "그 부분은 검증 때 감안됐고 자세한 건 국회 인사청문회 때 본인이 소명할 걸로 기대한다"며 "적임자를 뽑기 위해 다양한 많은 분에 대한 검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안 국세청장 후보에 대해 임 실장은 "국세청 1조사국장과 징세법무국장, 납세자보호담당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세무 행정 전문가"라며 소개했다. 임 실장은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국민이 손해 보지 않도록 악의적 탈세와 숨긴 재산은 끝까지 추적해 조세 정의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최 정무수석 내정자에 대해 임 실장은 "부산 지역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민주당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역임하며 소통과 통합의 가치를 실천해 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임 실장은 "우리 사회의 통합과 성장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여야,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를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내부 인사는 검토가 되는 대로 업무의 연속성과 개혁 성과, 국민 체감을 위해서 필요한 경우에는 적당한 시점에 인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cjay@newspim.com 2026-11-06 15:53
사진
한진칼 최대주주 오른 호반건설…항공업 진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호반그룹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p(포인트) 차로 제치고 한진칼 최대주주(지분율 20.69%)에 오르면서 호반건설의 지분 매입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투자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건설업 불황 속 한진칼 지분이 그룹의 재무적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은 데다 과거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구상에도 다시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분양 반토막·PF 대위변제 덮은 6152억 평가차익… 호반의 '손익 방어막' [AI그래픽=송현도 기자] 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주택·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수천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배경에는 재무적 실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 주가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건설업 불황으로 악화한 그룹의 실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반건설의 2025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조2326억원, 영업이익은 1361억원으로 전년(매출 2조3706억원, 영업이익 2716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주력 사업인 분양수익이 1조1476억원에서 2531억원으로 급감한 영향이 컸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47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의무에 따라 4395억원을 대위변제하면서 2381억원의 기타대손상각비를 인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커졌다. 올해 2월에는 대위변제에 따른 구상채권과 상계하는 방식으로 대구 황금동 주상복합 용지를 2750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이 같은 본업 부진을 상쇄한 것은 한진칼 지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다. 취득원가가 6966억원인 한진칼 지분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1조5544억원으로 늘었다. 호반건설은 이를 통해 한 해 동안 6152억원의 금융자산 평가이익을 인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4752억원으로 전년(2657억원)보다 78.8% 증가했다. 100% 자회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도 비슷한 구조다. 본업 영업이익은 182억원에 그쳤지만, 보유 중인 한진칼 주식(장부가액 5902억원)에서 2267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 1872억원을 기록했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이를 바탕으로 모회사 호반건설에 100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하며 자금 공급 역할도 했다. 결국 한진칼 지분은 호반그룹의 실적 방어와 현금 확보에 기여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이어지면서 한진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평가이익 확대는 물론 그룹의 순이익과 배당 여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집중투표제' 무기 쥔 호반… 이사회 진입 시 한진 경영권 영향 호반이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할 경우, 단순 주주를 넘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한진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은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상법 개정에 맞춰 정관 제30조의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했다. 집중투표제란 주주총회에서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가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받고 이를 특정 후보 1명에게 몰아주거나 나누어 투표할 수 있는 제도로, 내년 3월 주총이 한진칼에 집중투표제가 의무 적용되는 첫 무대가 된다. 내년 3월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배성례(ESG경영위원회·보상위원회 위원장), 송백훈(분리선출 감사위원 겸 감사위원장), 홍동표(감사위원 겸 독립이사후보추천위원장) 위원 등 3명이다. 특히나 분리선출 감사위원 표결에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 3%로 제한하는 강화된 '3% 룰'이 적용된다. 오는 12월 31일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최대주주가 되는 쪽이 의결권에서 불리해지는 구조다. 조원태 회장이 예고대로 12월 중 지분 0.49%를 추가 매수해 최대주주를 탈환하면 조 회장 측 전체 의결권은 3%로 묶이는 반면, 2대 주주가 되는 호반 측은 계열사별로 나눠 총 6.32%를 행사할 수 있다. 호반 입장에서는 감사위원 표결의 실리를 챙기기 위해 연말까지 조 회장의 최대주주 복귀를 용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반 사외이사 선임에서도 호반이 주총 6주 전(내년 2월 중순)까지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로 바꾼 뒤 집중투표제를 신청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반 측 인사가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1석이라도 진입하면 상법상 회계장부 열람권과 주요 안건 의결권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자금 지원, 자회사 부동산 매각, 배당 정책 등에 관여할 수 있다. 나아가 호반호텔앤리조트(리솜리조트)와 한진칼 산하 호텔·관광 계열사(칼호텔네트워크, 한진트래블) 간의 사업 시너지나 자산 매각 협상을 요구할 기반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한진칼은 지난해 8월 보유 자사주 44만44주(0.66%)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전량 출연해 현재 방어에 쓸 수 있는 보통주 자사주가 3주뿐이다. 올해 1월 자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매각해 한진칼 본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3201억원)은 늘어났지만, 회사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여 방어에 나설 수는 없어 조 회장 개인과 우호 세력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이어진 항공업 진출 시도… 산은 지분 매각이 승부처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호반의 목표가 단순 차익 실현을 넘어 한진그룹 경영권 인수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단독 응찰하며 항공업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채권단과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됐지만, 이후 리솜리조트와 퍼시픽랜드를 인수해 레저 사업을 확장했고 2022년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항공·레저 수직계열화를 추진했다. 주택 사업에 편중된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바꿀 카드로 한진칼을 낙점했다는 평가다. 내년 3월 주총에서는 조 회장 측과 델타항공, 한국산업은행(10.58%) 등 우호 지분이 과반에 육박해 당장 경영권 확보가 쉽지 않다. 한진칼 시가총액이 적정 가치(3조3000억원 추산)를 웃도는 12조3000억원대까지 올라, 장내에서 지분 1%를 추가 확보하는 데 1230억원이 드는 점도 부담이다.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연결 현금 및 단기유동성 금융자산이 1조1916억원 수준이지만, 단기금융부채 역시 1년 새 679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늘어 장내 매수를 지속하긴 어렵다. 결국 향후 승부처는 항공 산업 구조 개편이 끝난 뒤 시장에 나올 산업은행의 한진칼 지분 10.58%다. 대한항공은 올해 5월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결의한 데 이어 8월 12일 소규모합병 승인 이사회 결의를 완료하며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저비용항공사(LCC) 3사 통합까지 마무리되면 산은이 지분을 보유할 정책적 명분은 사라지고 공적자금 회수 절차가 진행된다. 산은은 2020년 11월 체결한 투자합의서에 따라 의무 위반 시 5000억원의 위약벌을 부과할 담보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주식 385만8869주(약 5.78%)에 근질권을 설정해 두고 있으며, 유사시 조 회장 지분까지 묶어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각요구권과 동반매도참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이 20%대 지분을 바탕으로 이사회에 진입해 경영에 관여하다가 향후 산은 지분 10.58% 인수전에 참여해 이를 확보할 경우, 지분율을 31%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산은 지분 인수나 경영권 확보가 여의치 않더라도, 과거 대우건설·금호산업 사례에서 보듯 지분 가치를 높인 뒤 조 회장 측 우호 세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블록딜로 넘기는 출구 전략을 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 2026-11-06 15:0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