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 야마다 고교에 3-2 역전승
23일 간토다이이치고교와 대망의 결승전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여름 고시엔(甲子園)' 결승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여름 고시엔' 본선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에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1회에 2실점한 뒤 5회까지 0-2로 끌려가자 6회에 3득점하며 역전했다.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들. [사진 = 교토국제고] |
교토 국제고는 23일 오전 10시 고시엔 구장에서 간토다이이치고교와 우승을 다툰다.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홈플레이트에 모여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고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고시엔에서는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결승까지 오른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한다면 이번 대회에서만 6차례 한국어 교가를 제창한다. 교토국제고는 올해 본선 64강전에서 7-3, 32강전에서 4-0으로 승리하며 3차전에 올라 후쿠오카현 대표 니시닛폰단기대 부속고를 4-0으로 꺾었다. 8강전에선 나라현 대표 지벤고교에 4-0 완봉승을 거뒀다.
지난 8강전에서 NHK는 일본어 자막에 고유명사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한국의 학원'이란 가사를 '한일의 학원'으로 바꿔 송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 지원금을 받는 교토국제고는 중·고교생을 합해 전교생 160명인 작은 한국계 학교다. 현재 전체 학생 90%가 일본인이다. 전신은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교토국제고 야구부 선수들. [사진 = 교토국제고] |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이다. 학생 모집을 위해 1999년 야구부를 창단,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해 야구부 역사도 20여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 전역 3715개 학교가 참가하는 '꿈의 무대' 여름 고시엔에서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교토국제고는 2021년 창단 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까지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2022년 여름 고시엔 본선에서는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