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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핵심 부서 부산行' 조직개편 추진...산은 이전 갈등 확대

기사입력 : 2024년09월20일 10:38

최종수정 : 2024년09월20일 10:38

26일 이사회 안건 상정, 부산 본부 기능 강화
서울 인력 대거 이동 예상, 본사 이전 효과 추진
노조 "관련법 무시한 꼼수, 국회에서 막아야"
오는 10월 국정감사 관건, 갈등 확산 불가피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서울 본사 기능을 부산으로 대거 이전하는 조직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관련법 개정이 어려워지자 적법한 국회 승인 절차를 회피한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야권과의 연대를 통해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 강 회장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해 양측의 갈등이 다시 깊어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산은)은 오는 26일 열릴 이사회에 부산에 남부권총괄본부 및 지역기업종합지원센터 등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안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6월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6.11 choipix16@newspim.com

이는 야권의 총선 압승으로 부산 이전이 어려워지자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내기 위한 조치다. 이전을 위해서는 산은법 개정을 통해 '본사를 서울에 둔다'는 조항을 수정해야 하는데 국회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야권이 이를 반대하고 있어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강 회장은 2022년말에도 동남권 영업 조직 확대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다음해 50명 가량을 인사 이동한 바 있다. 직원들과 사전 조율 없이 진행된 조직개편으로 인해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남부권총괄본부를 설치하는만큼 2022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인사이동이 예상된다. 광주에 호남권투자금융센터를 별도로 마련하는 방안까지 포함돼 최소 100명은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서울 본사 기능을 축소하기 위해 해당 지역 근무 직원들이 다수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산은 이사회는 전원 사측 인물로 구성됐기 때문에 조직개편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노조는 이번에도 강하게 반대하며 김현준 위원장이 천막투쟁에 들어가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금융노조 총파업에서도 이번 사안을 주요 현안으로 올리고 연대 투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조직개편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면 현실적으로 후속 인사이동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파업의 경우 25일에 금융노조 총파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또다시 후속 파업을 이어가는 건 부담이 너무 커 실행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는 오는 10월 10일로 예정된 산은 국정감사에서 이번 조직개편의 불법성과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야권과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다. 국회가 조직개편을 막을 법적 권한은 없지만 산은에 대한 다양한 검증과 압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제동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산은법 개정 없이 꼼수로 본사 이번 효과를 보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강 회장은 이번에도 그 어떤 대화나 소통없이 일방적인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을 시도하고 있다"며 "국감에서 당위성 없는 이전 추진의 부당함을 알리고 불법 조직개편도 막기 위해 야권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인해 강 회장 취임 직후부터 이어져 온 노사 갈등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산은법 개정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 했지만 기습적인 조직개편으로 양측의 대립이 다시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이미 노조가 추가적인 인사이동이 있을 경우 강 회장 퇴진운동까지 불사하겠다고 밝힌바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강 회장의 임기는 2025년 6월까지다.

한편 산은 관계자는 강 회장이 추진하는 조직개편을 둘러싼 논란과 이에 대한 노조 주장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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