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총 515건 수사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대상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1.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대는 2023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텔레그램을 개설해 딥페이크 성적 허위 영상물을 판매해 수익을 올린 10대 2명을 위장 수사를 통해 범죄 사실을 포착해 구속하고, 판매자와 허위 영상물을 유료로 구입·시청한 24명을 불구속해 총 27명을 검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2021년 9월 24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515건의 위장 수사를 실시해 1415명을 검거하고 94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위장 수사 제도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대상으로 한다. 수사 방법과 절차에 따라 경찰관 신분을 밝히지 않거나 부인하는 방식으로 증거와 자료를 수집하는 신분 비공개 수사와 경찰관 외 신분으로 위장하는 방식의 신분 위장 수사가 있다.
위장 수사는 텔레그램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보안 메신저 등을 이용하는 범죄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피의자를 특정하거나 검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사 기법으로 꼽힌다.
경찰청 본청 |
범죄 유형별로는 전체 515건 위장 수사 중에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판매·배포가 400건(77.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제작·알선 66건(12.8%), 성 착취 목적 대화 21건(4.1%) 순이었다.
검거 인원도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판매·배포 혐의로 1030명(72.8%)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소지·시청 피의자도 169명(11.9%)을 검거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위장 수사는 총 130건이 진행돼 전년(123건)보다 5.7% 늘었고, 검거 인원도 326명에서 387명으로 약 18.7% 증가했다.
경찰은 위장 수사관에 대한 선발과 교육 절차를 엄격히 관리해 위장 수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신규 위장 수사관을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숙지해야 하는 법령과 수사 절차 등을 교육했다. 이를 통해 전국 18개 시도청 사이버 성폭력 수사팀과 여청 수사팀에 각 1명 이상의 위장 수사관을 배치했다.
위장 수사는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적 통제 장치도 마련돼 있다. 신분 비공개 수사는 사전에 상급 경찰관서 수사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야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신분 위장 수사는 검찰의 청구와 법원의 허가를 통해 착수할 수 있다.
특히 신분 비공개 수사는 국회에 반기별로, 국가경찰위원회에는 수사 종료 시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절차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자 현장 점검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5~6월 3개 시도청 현장 점검 결과 수사 과정상 위법·남용 사례가 없음을 확인했고 제도 개선을 위한 현장 수사관의 의견을 수렴했다. 현장 점검은 이날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보안 메신저를 이용하는 등 디지털 성범죄 범행 수법이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위장 수사 활성화를 통해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