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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50억대 용인 조합 사기대출에 발목 잡힌 새마을금고

기사입력 : 2024년10월02일 18:59

최종수정 : 2024년10월03일 08:53

정당한 담보권행사 못해 사고 대출 전락
MG, '담보대출' 우기다 '브릿지론' 들통
차주·인허가·소유권 등 모두 검증 못해

[용인=뉴스핌] 노호근 기자 = 지역 단위 새마을금고 10곳이 사업이 불가한 토지에 450억 대의 사기대출을 당해 부실 대출을 확정하고도 2년 넘게 이자는 고사하고 대주단으로서 정당한 담보권 행사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그 배경을 두고 의혹이 일고 있다.

뉴스핌이 지난 6월부터 보도를 이어온 '용인수지지역주택조합 추진위(조합추진위)' 분양사기와 불법 대출 등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지난 2018년 '조합추진위'는 '용인 수지구 성복동 211-1번지 일원'에 조합 사업을 한다는 홍보용 팸플릿을 그 일대 부동산중개소 등을 동원해 배포하고 사업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조합원을 모집했다.

조합추진위가 대출 당시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내용.[사진=뉴스핌DB]

용인시는 2018년 당시 '조합추진위'가 불법으로(미신고 조합원 모집) 조합원 모집을 하고 있다는 민원을 받아 그해 5월, 이들 조합추진위(위원장)를 고발했고, 고발장을 받은 검찰은 '구약식으로 기소'를 했다.

그럼에도 이들 '조합추진위'는 불법적 조합원 모집을 계속했고, 이 과정에서 현대산업개발 명의로 작성된 시공참여의향서를 조합원들에게 공개하며 '조합 사업이 가능하다'고 속였다.

뉴스핌의 취재결과 이들 '조합추진위'는 '사업이 불가하다'는 인허가 관청 용인시의 경고와 그에 이은 고발 등으로 검찰의 구약식 기소로 형사처분을 받았지만 인근 공인중개사들까지 속이며 불법으로 조합원을 모집해 온 것이 확인됐다.

당시 추진위원회는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포함한 조합비 등으로 약 1028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이들 조합추진위는 이렇게 모집된 자금으로 토지대 및 지장물에 약 715억원, 업무대행비 74억원, 대출금 이자와 사업비 등에 약 238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추진위원회가 재무실사보고서를 통해 직접 밝힌 내용이다.

◆ 인허가도 차주도 확인 안한 이상한 '공동대출'

심각한 것은 새마을금고 10곳이 주택법상 인가도 받지 않은 '용인수지지역주택조합 추진위'에 459억원의 공동대출을 실행한 것이다. 토지를 매입하는 토지주 조합이 아닌 해당 조합의 용역사인 업무대행사 명의의 편법을 동원한 것이다. (법인격 없는 추진위원회는 대출을 받을 수 없어 업무대행사를 채무명의자로 세운 것)

이들 대주단 새마을금고 10곳은 조합추진위가 인허가 관청인 용인시로부터 조합 인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속이기 위해 '대출의 차주로 업무대행사를 내세우고 실질적 토지 매수는 조합이 매입하는' 구조의 토지매입자금 조달 대출을 실행했다.

특히 이들은 사업계획서에는 버젓이 '브릿지대출'로 대출 승인을 해주고도, 대출금에 대한 상환재원, 조합 설립 등 인허가, 차주가 제출한 사업추진 일정에 명시된 2019년 12월에 조합설립 인가 등에 대해 인허가 관청인 용인시에 전혀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주단의 배임 논란이 제기된 배경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행안위 국감에서는 '새마을금고 여신업무방법서'에서 금지하고 있는 제229조 '공동대출의 적용범위', 부동산 관련 대출, 토지매입자금 대출 등에 대한 대주단의 업무상 배임 여부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뉴스핌은 지난 6월 당시, 행안부 지역금융지원과와 새마을금고 중앙회 등과의 통화에서 '지난 2023년 행안위 국감에서 김웅 전 국회의원이 여러번 언급했던 것으로 기억난다'는 담당 직원들의 입장을 들었다.

당시 행안부 지역금융지원과 A과장은 "아마도 지금 저희 내부 검사가 이미 진행이 됐을 것 같은 사안이고, 상식적으로는 일단 그 대출에 대한 적법성 여부, 내부 규정 여부는 당연히 좀 봤을 것 같은데 제가 아직 검사 결과 보고서까지는 못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쟁점이 단순한 어떤 토담대(토지담보대출) 성격인거냐, 아니면 불일치성 대출인거냐 그것에 대한 쟁점은 있긴 있겠다"라면서 "일단 그게 대출 서류에 남아 있을 테니 저희도 여신업무방법서에 보면 대출 종류 쫙 있고, 각각의 대출 유형별로 이렇게 하는 서식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얼핏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뉴스핌이 앞서 보도한 '대출 알선 수수료 7.8억 의혹과 토지담보대출이 아니고 토지매입 등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브릿지론(B/L) 등에 대한 부분도 직접 확인해 주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의 여러차례 취재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뉴스핌이 확인한 토지주 현황.[사진=뉴스핌DB]

◆ 조합 사기대출로 매입한 토지, 명의도 제멋대로?

새마을금고 10곳은 지난해 해당 대출을 부실 대출로 확정하고 담보물의 공매에 나서야 했다. 이에 조합추진위의 업무대행사는 대주단의 공매를 저지하기 위해 '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는 기각됐다. 재판부는 금융기관의 정당한 담보권 행사로 봤다.

하지만 두 번째 처분금지가처분은 받아들여졌다. 그 배경에는 조합추진위가 업무대행사를 통해 편법적으로 마련한 대출금으로 매입한 토지의 소유권 일부를 업무대행사 임직원들에게 지분에 대한 소유권 이전을 해주었고, 이들 업무대행사 임직원 개인들이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결국 새마을금고 10곳의 대주단이 토지매입비를 대출해 주면서 조합추진위 명의가 아닌 조합의 업무대행사 임직원 개인들에게 완전한 소유권 취득을 해줌으로써 이들 개인이 대주단의 담보권 행사를 가로막게 된 것이다. 이로써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고 현재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B변호사는 이 사안을 살펴본 후 대주단인 새마을금고 10곳이 배임 이슈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B변호사는 "새마을금고는 대출금이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위한 토지매입용으로 사용되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조합이 아는 업무대행사를 채무자로 설정해서 대출 계약을 하고, 담보목적물의 소유자는 업무대행사도 조합추진위도 아닌 대행사 소속의 임직원이라는 건 대출채권 회수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배임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전문가의 견해를 보면, 대주단인 새마을금고 10곳은 대출 당시부터 있던 배임 등의 문제로 적극적인 담보권 행사인 채권 매각 등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주가 차주의 상환능력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대출금은 토지매입에 사용됐는데, 매입 토지의 소유권이 조합추진위의 용역사인 업무대행사 직원 등의 명의로 취득됐기 때문에 대주단 스스로 담보권 행사에 제동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토지매입을 위한 브릿지 대출의 경우는 대출채무 상환의 재원은 해당 부지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시공사가 정상적으로 선정되고 이를 통한 본PF 대출이 실행되어야만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이다. 그런데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대주단 10곳이 단순한 담보대출이라고 주장한 것은 대출을 실행하면서 배임에 해당하는 절차적 문제를 감추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합추진위가 대출 당시 새마을금고에 제출한 내용.[사진=뉴스핌DB]

◆ 새마을금고법(여신업무방법서) 명백히 어긴 '사기대출'

뉴스핌은 행안부 지역금융지원과가 설명했던 새마을금고가 대출 시 기준으로 보고 있는 '여신업무방법서'를 확인했다. 방법서에는 지역 금고의 공동대출 적용범위, 채무자, 주관 금고, 참여금고, 부동산개발관련대출, 토지매입자금대출 등이 자세히 나와있다.

해당 여신업무방법서에 따르면 공동대출의 주간 금고 및 참여 금고에 대해 그 수를 제한하고 있고 공동대출의 채무자는 기업 신용등급 9등급(B-) 이상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취급할 수 있고, 특히 주간 금고는 채무자의 주소, 또는 담보물 소재지가 금고의 업무 구역 내에 소재해야 한다.

따라서 본건 대출의 차주는 2018. 4. 2.경 설립된 신설회사로 지주택의 업무 대행 목적을 위해 설립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지역조합 주택 외 달리 용역 업무를 수행한 업력이 없는 점에 비추어 신용등급 산정이 불가하거나 위 업무방법서에서 요구하는 기업 신용등급 9등급(B-) 이상을 충족하지 못함으로 여신업무방법서 제229조의5 제1항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

동일 차주에 대한 금고 대주단 대출금액의 취급 한도는 법인 100억원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기업신용등급(최종등급) 6등급(BB) 이상인 경우에만 200억원의 한도에서 조정이 가능한 것으로 정하고 있으나 본 대출은 459억원으로 이 규정을 크게 어겼다.

또 여신업무방법서 제229조의5 제5항에서는 법인이 설립된 지 2년 미만인 '법인' 또는 '지역조합 주택'에 대한 대출을 취급하는 경우 ▲주택법 제11조 제1항에 따른 인가받은 지역주택조합일 것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 및 상환 방법 또는 담보제공에 대해 총회의 결의를 얻었을 것 ▲사업계획승인을 위한 주택건설 대지의 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할 것 ▲명도를 완료하였을 것 등 4가지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정했다.

하지만 본건 대출의 경우 채무자는 업무대행사인 지신씨앤씨이지만 본건 대출은 부동산개발관련대출(부동산개발을 위한 토지매입자금대출)에 해당하며, 위 개발의 시행자는 조합추진위원회이다. 해당 추진위원회는 주택법상 인가를 받지 않았고, 대출금에 대해 조합 총회를 받지 않았으며, 전체 사업지의 95% 이상을 확보하지 못했고, 완전한 명도 완료도 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새마을금고의 여신업무방법서를 다수 위반한 것이 된다.

특히 여신업무방법서 제229조의7 제1항에서는 대출의 만기 등으로 인한 기한 연장 시 담보물권의 이용상태, 즉 분양, 임대율, 사업진행상태, 현재 가격 등 자산가치변동 등을 종합하여 이상이 있는 경우 재감정 해 적정 대출가능금액을 산출해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용인수지지역주택조합' 대출의 경우, 3~4회의 기한 연장이 이미 있었으며 대출채무자가 제기한 '도시개발구역지정신청'이 용인시로부터 반려됐고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관련 행정소송과 행정심판은 모두 추진위원회의 패소로 확정됐다.

이는 자산 가치변동의 매우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재감정을 반드시 해야 했으나 재감정은 없었다. 이 역시 위반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외에도 여신업무방법서 제229조의8의 주간 금고는 동일 채무자에 대한 제229조의5 제7항에 따른 부동산개발사업 관련 공동대출 취급액이 100억 원 이상인 경우에 사업계획 타당성, 사업 주체의 위험성, 부동산개발사업성(사업인지, 인허가, 분양), 사업추진 리스크 등을 포함하여 제820조의25 제6 호의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사업 타당성 검토를 받아야 하는데 이 또한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 불법·부실 총체적 난국

이같이 새마을금고 10곳의 대주단은 새마을금고의 여신업무방법서의 '주택법상 인가를 받지 않은 추진위원회 대출 취급 금지' 규정에도 이를 위반하면서 인가받지 않은 '추진위원회'에 대출을 강행했다.

조합설립이 불가한 조합추진위를 숨기고 단순 용역사에 차주의 자격이 되지 않는 업무대행사에 대출을 실행했고, 새마을금고법 여신업무방법에서 금지하는 업무 구역 외 공동대출을 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규정을 어기며 무리한 대출을 진행한 것이다.

또한 대주단이 본건 대출을 심사할 당시 추진위 또는 업무대행사가 본건 사업지 내에서 개발사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그로 인해 대출금 상환이 사실상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도 차주를 업무대행사로 하는 편법을 써가면서까지 459억원 대출을 실행했다.

따라서 새마을금고 10곳은 자신들이 묵인하며 매입된 토지의 소유권이 조합이 아닌 일부 대행사 임직원들에게 마치 알박기처럼 이전된 사정의 심각성(채권 회수의 곤란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는 새마을금고가 대출금 회수를 위한 담보권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처분금지가처분' 소송 등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대주단인 새마을금고가 자처한 일로, 사태 수습에 새마을금고가 시급히 나서야할 이유다.

serar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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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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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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