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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노벨상 수상 뒤엔 번역의 힘…신창재 대산문화재단 있었다

기사입력 : 2024년10월11일 10:54

최종수정 : 2024년10월15일 17:38

맨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 2007년 출간이지만 2015년 영문 번역 출간
"한국 문학의 세계화" 영어·불어·독어·스페인어·일어·중국어로 번역 지원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으면서 그의 작품들을 세계에 알린 조력자가 누구인지 주목받고 있다. 한국어가 가진 지역적인 한계 탓에 음악, 영화, 드라마 등 K콘텐츠 가운데 문학의 세계화는 더뎠다. 고은·황석영 등 유명 작가가 노벨 문학상 후보에 단골로 올랐어도 수상에 실패한 이유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 작가의 문학적 역량 발전과 동시에 한국 문화의 높은 수준을 세계로 인식시키는 길은 영어 불어 등으로 '번역'이 우선 과제였다. 이 과제를 수십년간 해온 곳이 교보생명 산하 대산문화재단이다. 한강의 작품 대부분을 영어, 불어, 스페인어로 번역해 세계로 알렸다.

한강은 소설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 : The Vegetarian)'로 2016년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뒤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책을 번역해 해외에 처음 소개한 영국인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29)도 한강과 함께 공동 수상했다.  

소설가 한강 [사진=뉴스핌DB]

'채식주의자'는 한강이 2004년 발표해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한 작품이지만, 해외에서는 2015년 1월 처음으로 소개됐다. 대산문화재단이 채식주의자의 영어 번역본을 출간하기 위해 영국의 출판사 포르토벨로 북스(Portobello Books)와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를 번역사업자로 선정하고 관련 자금을 2014년 전액 지원했다. 안나 카린 팜 노벨 문학위원회 위원이 추천한 한강 작품인 '소년이 온다(영어판 제목 : Human Acts)를 비롯해 '작별하지 않는다', '희랍어 시간',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등도 영어,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로 번역하는 사업을 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세계화할 가치가 있고 세계적인 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있는 한국 문학작품을 매년 8월 선정해 번역 자금을 지원한다. 번역 출판사와 번역가도 꼼꼼히 가려낸다. 한국인과 외국인의 공동번역이 가능한 사람, 한국인과 외국인 가운데 한쪽이 주번역 다른 한쪽이 보조번역이 가능한 사람 또는 외국인과 공동번역으로 한국 문학 작품의 번역을 완료할 수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매우 정교한 번역을 위한 절차다. 1993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전세계 언어로 번역해 출판된 작품이 문학, 고전, 시, 인문, 연구 등 총 400여건에 이른다. 

대산문화재단측은 "통상 처음 소개되는 작품의 경우 출판된 후 얼마나 팔릴지 모르기 때문에 출판사가 공모를 통해 출판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4년 9월 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신창재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왼쪽 두번째)과 이육사 시인 딸인 이옥비 여사(왼쪽 첫번째), 이육사 시인 친손자인 이승엽 씨(오른쪽 두번째)가 '이육사 탄생 120주년 기념 시 그림전'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2024.09.09 ace@newspim.com

대산문화재단은 한국문학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민족문화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이바지하고자 교보생명의 출연으로 1992년 설립된 공익재단이다. 신용호 창립자의 호인 '대산(大山)'에서 이름을 빌려왔다. 국내 유력 종합문학상인 '대산문학상'을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25년째 한국문학의 번역·연구·출판지원, 외국문학의 번역지원, 국제문학포럼, 대산창작기금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신 이사장은 교보생명 입사(1996년)에 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93년 대산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30년 동안 재단을 이끌어 왔다.

신 이사장은 대산문화재단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비전도 밝혔다. 그는 "한국의 문학작품들은 우리 공동체가 마주한 현실의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며 이제 언어의 경계를 넘어 해외의 독자들에게도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다"며 "대산문화재단이 한국문학의 발전과 세계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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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9만달러 밑으로 급격히 후퇴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비트코인 가격이 3일(현지시간) 9% 넘게 급락해 8만5000달러대로 레벨을 낮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비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계산이며 실제로 가격을 띄우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가상자산은 일제히 약해졌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8분 기준 24시간 전보다 9.12% 급락한 8만5518.83달러를 가리켰다. 이더리움도 15%나 내린 21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의 가상자산 비축이 바이든 정부의 수년간에 걸친 부패한 공격 이후 위기에 빠진 이 산업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가상자산 전략 비축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며 리플과 솔라나, 카르다노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가상자산의 가파른 랠리로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8일 7만 달러 대로 내렸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약 20%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실제로 전략적으로 비축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주식 등 위험 자산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효 확인으로 무너지면서 비트코인 역시 낙폭을 늘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와 함께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가상자산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규장 막바지인 미국 동부 시간 3시 54분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1.7~2.9%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IG의 토니 시카모어 시장 분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우려를 키웠다고 진단하고 "준비금의 가상화폐 구매 자금이 미국 납세자에서 올 수도 있고 자산에는 있는 가상화폐는 법 집행 조치에서 압류된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자의 경우 시장에 새로운 매수가 유입되는 게 아니라 계좌 간의 단순한 이전을 나타낼 뿐이기 때문에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mj72284@newspim.com 2025-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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