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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잘 모르는 전남 고흥의 흥미로운 두 가지 사실

기사입력 : 2024년10월11일 16:02

최종수정 : 2024년10월11일 16:02

알고 나면 배가 되는 고흥 여행의 색다른 즐거움

전남 고흥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이는 아마 세대별로 많은 차이가 있을 터다. 연령대가 있는 분들은 슬픈 역사의 땅 소록도를 먼저 떠올릴 것이고, 요즘 세대는 나로호 로켓을 발사한 나로우주센터를 우선 기억할 수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세계에서 열세 번째로 세운 우주기지다.

고흥 풍류해수욕장의 한가로운 풍경. '풍류'를 즐기기에 제격이라서 해수욕장 이름도 '풍류'인 것일까.

고흥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 풍경도 자랑거리다. 번잡한 도시의 공해는 찾아보기 힘든 고흥에서는 별 관찰에도 최적의 장소다. 요즘은 어딜 가나 인공 불빛으로 인해 맑은 별들을 보기 힘들지만, 고흥에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붕이 없는 진지도 전망대가 관측지로 적합하다. 구름 없는 밤, 보름과는 먼 날로 정해서 돗자리를 들고 전망대에 올라 바닥에 누워 온몸으로 별빛을 맞이하는 '별빛샤워'는 도시 사람들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짜릿한 황홀감을 선사한다.

만약 가을에 고흥을 찾는다면 단풍이 아름다운 편백 숲 산책로의 상큼한 공기와 피톤치드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고흥에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그러나 꼭 알아야 할 두 가지 흥미로운 '문화 역사적사실' 두 가지가 있다.

고흥 편백숲의 산책로

그 첫째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고인돌 유적지가 바로 고흥에 있다는 사실이다. 선사시대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고인돌은 전 세계의 40퍼센트 이상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됐는데, 최대 밀집 지역이 바로 고흥이다.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과 도로 건설로 인해 많은 고인돌이 허물어지고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흥에는 194개 지역에 2244기의 고인돌이 집중 분포돼 있는 고인돌 문화 중심지다.

고흥지역 고인돌 조사는 일제강점기 때 두원면 운대리 고인돌 조사를 시작으로, 포두면 장수제 고인돌(1984), 고흥~벌교 도로 확·포장 공사로 발굴된 고인돌(1998~1999) 등 추가 발굴 조사되었으며, 현재 4개의 고인돌군이 전남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운대리 고인돌에서는 세계 최초의 비파형청동검이 발견되어, 이곳이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었음을 알려준다.

비파형동검은 옛 악기인 비파모양에서 붙여진 명칭인데, 대부분 한반도 남해안지역, 특히 여수반도 고인돌에서 많이 출토되었다. 이 유적들에서는 동검, 거울 등과 천하석제 곡옥 및 청동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당시 호남지역은 한반도 남부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지배 세력이 존재했던 곳으로 마한과 같은 정치 집단이 출현할 수 있었던 단계로 접어들던 시기였다.

고흥은 우리나라 최대의 고인돌 밀집지역이다(고흥분청문화박물관 전시실 이미지).

이전 시기에 유행했던 고인돌이 지배자의 무덤이면서 동시에 집단의 기념물과 같은 성격을 띠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후의 적석목곽묘(돌무지덧널무덤)는 매장될 '한 사람'을 위해 깊은 묘광을 파고 최고 수준의 청동기를 다량 넣었다는 점에서 보다 강력한 지배자가 등장했음을 알려준다.

놀라운 것은, 고흥군 5세기 초 야막 고분 유적에서 곡옥(曲玉)이 중국제 청동 거울, 대도 등과 함께 출토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들 물품은 최고 권력의 전형적인 상징물이다. 일본 왕실이 떠받드는 삼종신기(三種神器·청동 검, 거울, 구슬)보다 앞서는, 신기의 원형이 왜 고흥, 보성, 화순, 함평 등 호남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왔을까?

더욱 놀라운 것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고흥군 포두면 길두리 안동고분에서는 금동관, 금동신발, 구리거울, 환두도(環頭刀·둥근 고리 칼)등 최고 권위자를 상징하는 유물이 출토됐다. 결국 5~6세기에 걸쳐 고흥 반도 일대와 섬진강 유역에 강력하고도 독자적인 정치 세력이
존재했고, 이들이 일본 왕실의 원류와 직접 연결되어, 일본에 전수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분청사기 상감 학문 편병.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고흥분청문 화박물관 전시.

중요한 문화 역사적 사실의 둘째. 고흥은 조선 초기 가장 일상적이었고 중요한 그릇, 분청사기(粉靑沙器)의 핵심 생산지였다. 분청사기는 회색 또는 회흑색의 질(태토·胎土) 위에 백토로 표면을 분장한 조선 초기 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이다. 1930년대 미술사학가 고유섭(1904~1944)이 당시 일본인들이 사용하던 '미시마(三島)'란 용어에 반대하여 새롭게 지은 단어가 바로 '분장회청사기'다.

분청사기는 퇴락한 청자(靑瓷)가 출발점이다. 14세기 후반 강진의 청자 자기소(磁器所)가 해체된 후 전국으로 흩어진 사기장들에 의해 생겨난 생활 용기다. 분청사기는 조선 왕조의 기반이 닦이는 세종연간(1419~1450)을 전후하여 그릇의 질이나 형태 및 무늬의 종류, 무늬를 넣는 기법 등이 세련되게 크게 발전하여 절정을 이루었고, 조선 도자공예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이게 된다.

태종(재위1400~1418)과 세종(재위 1418~1450) 연간에는 왕권을 강화하여 중앙집권체제를 갖추기 위해 재정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고 주요 세원의 하나가 바로 자기로 전국에 분포한 자기소(磁器所)를 통해 공납되었다. 이 때 공납된 자기는 대부분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 7가지 기법

그러나 15세기 후반부터 경기 광주 일대에 백자(白瓷)를 생산하는 관요(官窯)가 운영되면서 왕실과 관아에서 필요로 하는 자기 공급을 광주분원(廣州分院)에서 맡게 되자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 분청사기의 생산은 점점 소규모화되면서 주로 민간용으로 생산하게 되었다. 또한 중앙 관요의 영향이 지방으로 파급되면서 백자 생산이 계속 증가하면서 16세기 중엽 이후에는 분청사기의 생산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임진왜란 이후에는 백자만이 남아 조선 도자기의 주류가 되었다.

고려말부터 조선 초기까지 고작 200여 년 남짓 번창했지만 분청사기의 특징은 청자나 백자에서는 볼 수 없는 자유분방하고 활력에 넘치는 실용적인 형태와 다양한 분장기법(粉粧技法)을 뽐낸다. 의미와 특성을 살리면서도 때로는 대담하게 생략, 변형시켜 재구성한 지극히 현대적인 무늬라 할 수 있다.

바로 그렇기에 홍콩 태생으로 동양 도자문화에 정통했던 영국의 저명한 도예가 버나드 리치(Bernard Howell Leach 1887~1979)는 "분청사기는 속물적 근성이 없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라며 "현대 도예가 나아갈 길은 분청사기가 이미 제시했고, 그것을 목표로 해서 나아가야 한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분청사기 작품들(고흥분청사기박물관)

또한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에 대해 천부적인 안목과 혜안을 가졌던 미술사학자로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냈던 혜곡 최순우(兮谷 崔淳雨 1916~1984)도 그의 명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서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하고 수수한 멋을 이렇게 설파했다.

이에 따라 분청사기는 잠시 잠깐 반짝 빛났다가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는 시공을 가로지르며 다시 태어나 현대 도자문화에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면서 시대와 지역과 장르를 초월하여 수많은 도예가들의 뮤즈가 되고 있다.

분청사기는 분장과 무늬를 나타내는 기법에 따라 7가지로 분류한다. 첫째는 표면을 선이나 면으로 판 후 백토나 자토(裏土)를 감입(嵌入)해서 무늬를 나타내는 상감(象嵌), 둘째는 무늬를 도장으로 찍고 백토분장(白土粉粧)을 한 후에 닦아내서 찍힌 무늬가 희게 나타나는 인화(印畵), 셋째는 분장 후 무늬 이외의 백토를 긁어내 태토의 어두운 색과 분장된 백색을 대비시켜 무늬를 표현하는 박지(剝地), 넷째는 분장 후 선으로 무늬를 새기는 조화(造花), 다섯째는 분장 후 철분이 많은 안료(顔料)로 무늬를 그리는 철화(鐵畵), 여섯째는 굵은 붓자국으로 자국을 남겨 장식하는 귀얄, 일곱째는 백토 물에 담가서 분장하는 덤벙이다.

고흥 운대리 14호 분청사기 가마터 축소 모형(고흥분청문화박물관)

이 일곱 가지 기법 가운데 역시 가장 서민적이고 해학적인 것은 철화, 귀얄, 덤벙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고흥 분청사기는 바로 덤벙기법이 주류를 이루었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청자 상감무늬의 퇴화된 여운과 그 변모 및 인화기법이 발생한 시기이고, ▲중기(발전기:1420~1480)는 상감·인화·조화(造花)·박지(剝地) 등 다양한 기법의 분청이 생산된 시기이며, ▲후기(쇠퇴기:1480~1540)는 상감·인화 기법의 쇠퇴하고 철화·귀얄·덤벙분청이 성행했으며, ▲말기(소멸기:1540~1600)는 귀얄·덤벙분청이 소멸된 시기다.

분청사기를 생산한 가마 가운데 고흥 운대리는 일곱 가지 기법을 모두 이용하였지만, 덤벙분청사기는 동반 생산된 다른 기법들에 비해 정교하게 번조한 양상을 보인다. 또한 운대리한 지역에만 25기에 달하는 분청사기 가마터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것은 다른 지역 가마터에서는 볼 수 없는 고흥 운대리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 체험관

특히 오랜 세월이 지났고, 전란까지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마터로서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 운대리 분청사기 가마터들은 사료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

고흥 운대리 분청사기는 크게 1기, 2기, 3기로 나뉜다. 1기(15세기 2/4분기)는 관요가 설치(1469년)되기 이전 시기로 공납용 생산이 주로 이루어졌다. 상감가 인청기법 위주로 제작했고, 후반기에 귀얄과 덤벙이 등장한다.

2기(15세기 3/4분기~4/4분기)는 관요 설치 이후라서 공납용 생산품이 1기보다 감소했다. 인화, 귀얄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철화기법이 등장하며 조화, 덤벙기법이 크게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3기(16세기 1/4)는 공납용 사기 생산 의무가 거의 사라져 가는 시기로써, 생산자 이름을 넣은 명문(名文)자기 제작이 소멸하는 경향을 보인다.

공납이 사라졌음으로 굳이 생산자 이름을 넣을 필요성이 사라진 탓이다. 이 시기 상감, 인화, 철화 등은 대부분 소멸되며 매우 간단한 분장인 귀얄과 덤벙기법만이 사용되었다. 이 역시 공납 의무가 사라지고 시중 판매만 가능했으므로 공이 과하고 까다로운 노력이 들어가는 기법들을 사용하지 않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대중의 미학적 관점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최순우가 말했던 '자유분방하고 수수한 멋', 버나드 리치가 말했던 '속물적 근성이 없는 자연스러움의 극치'라는 표현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고흥 분청사기는 짧은 시간 사라져간 조선 그릇 서민적 해학의 총아라고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매우 중요한 미술사적 위치를 차지한다.

분청문화박물관 바로 옆 조종현 조정래 김초혜 가족문학관 전경

그러면 왜 하필 고흥에 분청사기 가마터들이 집중되었을까. 자기를 굽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가 흙과 땔감이라고만 생각하면 이 물음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조선 초기라면 흙과 땔감을 구할 곳은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답은 고흥의 지리적 위치에서 찾아봐야 한다. 지금 대부분 가마터는 고흥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지만, 지금의 위치는 옛 자리가 아니다. 다시 말해 지금 위치는 근현대의 간척사업으로 인해 내륙 안으로 들어오게 된 것으로, 동국여지도를 보면 가마터 대부분이 해안 가까운 곳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한양 등에 공납을 위해서도, 남해 일대 연안지역 판매를 위해서도 배로 쉽게 나를 수 있는 고흥 바닷가 인접 지역에 가마터가 생겨난것이다. 부산에서도 고흥 분청사기가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볼 때, 공납용이 아닌 분청사기는 섬들이 많은 남해안 지역 판매에서 고흥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지리적 위치였던 것이다.

2017년에 설립한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고흥군 두원면에 위치한 국립박물관이다. 1973년부터 1980년 사이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발견한 운대리 도요지에서 2001년까지 발굴조사를 진행한 성과를 토대로 설립된 박물관이다. 운대리 도요지는 2011년에 사적 제519호로 지정되었다.

'예술 2대'를 설명하는 가족문학관 전시물

지상 2개 층으로 이루어진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건축면적 9,723㎡, 부지 총면적 192,174㎡규모다. 박물관 1층에는 상설전시실로 한국의 분청사기, 분청사기실, 역사문화실, 설화문학실과 특별전시실이 위치해 있다.

지역별 도자의 특징을 조망할 수 있는 한국의 분청사기 전시실에서는 운대리 도요지 이외에 철화분청 제작지였던 충남 공주시 학봉리 가마 이외에 전북 고창군 용산리 가마 및 광주시 충효동 가마, 분청사기와 연질 백자가 생산되었던 경남 밀양시 용전리 가마 및 합천군 외사리 가마 등을 소개한다.

분청사기실은 분청사기 제작의 과학적 원리 분석과 분청사기의 7가지 장식 기법을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이다. 역사문화실에서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고흥의 지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고흥의 연혁과 인문지리, 고흥의 역사, 불교문화의 중흥, 불교미술과 승장, 흥양수군과 임진왜란 4개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설화문학실은 고흥 지역의 대표적인 설화를 소개한다. 박물관 2층은 아시아 도자실과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아시아 도자실에서는 고군산도 및 신안 해저에서 출토된 중국 송나라(960~1279) 및 원나라(1279~1368) 도자를 통해 동아시아의 해상교역을 살펴볼 수 있다.

고흥 대표 먹거리이 하나인 붕장어(아나고). 소금구이는 살집에 유자청을 올려 장어의 비린내를 잡고 유자의 향긋함을 더해 먹는다.

분청문화박물관은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6일까지 24일 동안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고흥분청사기 요지–화화(火花) 1250'행사를 개최했다. '화(火)'는 '불의 신'이라 명명되던 사기장들의 뜨거운 열정과 미디어아트의 강렬한 빛을 의미하고, '화(花)'는 인고의 시간을견디며 분청문화를 꽃피운 명작 분청사기를 뜻하며, 마지막 '1250이란 숫자는 분청사기를 굽는 가마 최적의 온도 1250도를 나타낸다.

분청문화박물관과 분청사적공원을 '박물관존'과 '가마터존'으로 나누어 총 13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며, 분청사기를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공모전 작품 ▲최대 규모의 미디어파사드 ▲관람객과 함께 즐기는 전문 안내원(도슨트) 투어와 미디어 고흥 다도 ▲정통 타악과 레이저 쇼가 함께한 융복합 퍼포먼스 ▲형형색색의 경관 조명 등으로 행사장을 찾은 8만여 명 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고흥 분청사기 미디어아트 행사는 눈으로 보기만 하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아닌, 시각과 함께 청각·촉각·미각·후각 등 다양한 감각으로 분청사기의 세계를 체험하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이루어져, 고흥과 분청사기의 문화적 매력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유자 음료 전문 카페 '유쟈'의 유자 슬러시

분청문화박물관 바로 옆에는 역시 2017년에 개관한'조종현 조정래 김초혜 가족문학관'이 있어 이채롭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등의 대하소설로 유명한 한국 문단의 대표 작가 조정래와 '떠돌이 별', '사랑굿' 등으로 이름을 날린 부인 김초혜 시인, 부친 조종현 시인 관련 기록들이 함께 전시된 가족문학관이다. 이렇게 부부와 아버지 작품으로 구성된 가족문학관은 세계적으로 드문 전시공간이다.

먹거리에서도 고흥은 결코 빠지지 않는다. 지난 2023년 고흥군은 '고흥 9미(味) ▲장어탕/구이 ▲서대회무침/조림 ▲매생이국 ▲삼치회/구이 ▲전어회/구이 ▲모듬 생선 숯불구이 ▲바지락회무침/짓갱(해장국) ▲한우구이'를 선정했다.

고흥 대표 농축수산물 8품(品)인 유자, 석류, 김, 미역, 다시마, 굴, 마늘, 유자골한우도 있다. 고흥 유자는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대표 상품으로 매년 11월 유자축제가 열린다. 제4회인 올해는 11월 4일부터 7일까지다.

유자가 유명한 만큼 유자 막걸리, 유자 슬러시 등도 유명하고, 최근에는 백종원 씨가 국산 쌀과 유자로 만든 '빽하이볼'을 출시했다. 이는 100% 국산 쌀을 사용한 원주에 고흥 유자를 넣은 것으로, 최근 젊은 층의 하이볼 인기 속에서 국산 재료를 활용한 이색 하이볼로 차별화를 꾀했다.

유자빵으로 유명한 카페 '유자씨의 하루'

고흥에 들르면 꼭 먹어봐야 후회하지 않는 유자 디저트의 명소는 세 군데가 있다. 먼저 바다 곁 녹동항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 '유쟈(UZZA)'(도덕면 학동 1길 15)는 거르면 매우 아쉬울 곳이다. 카페 '유쟈'는 젊은 사장의 감각으로 앙증맞게 제작한 캐릭터와 인테리어, 유자 디저트 및 음료들로 많은 여행객을 불러모은다. 특산물 유자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맛보면서 여행 기념품으로 사갈 만한 소품까지 구경할 수 있다. 유자스무디를 비롯해 유자에이드, 유자스콘, 유자라떼 등 유자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고흥 중심 고흥읍에는 유자를 활용한 각종 빵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유자당'(고흥읍 여산당촌길 50-1)이 있다. 베이커리 카페인 '유자당'에서는 유자의 상큼함이 버무려진 머핀, 휘낭시에, 꽃빵, 쿠키, 크럼블 등 각종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고흥을 빠져나가는 관문으로 마지막 장소인 만남의 광장에는 '유자씨의 하루'(동강면 고흥로 4797)가 있다. 고흥 여행을 마치고 기념품이나 지인 선물로 살만한 것을 찾는다면 유자빵을 만드는 '유자씨의 하루'로 향해보자. 낱개 포장된 유자빵을 박스에 담아 판매하고 있어 기념품으로 제격이다.

조용준(작가/문화탐사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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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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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시흥R&D캠퍼스 첫 방문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처음 찾았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0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R&D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승연 회장(가운데)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 오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해양 탈탄소 시대를 선도할 그린십(Green Ship) 기술과 방산 기술 혁신으로 조선·해양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글로벌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도 참석했다.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의 상업용 세계 최대 공동수조를 방문해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한화그룹]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는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국내 유일의 음향수조 등 첨단 시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조선·해양·방산 분야 친환경 초격차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거점이다.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김승연 회장이 시흥R&D캠퍼스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먼저 공동수조(Cavitation Tunnel)를 방문해 연구진의 시연을 지켜봤다. 상업용 세계 최대 규모의 한화오션 공동수조는 길이 62m, 높이 21m의 대형 터널로, 최대 출력 4.5MW 모터와 3600톤의 물을 통해 최대 15m/s의 유속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의 추진력을 높이고 수중 방사 소음을 줄이는 연구 성과는 함정의 은밀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방산 기술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예인수조를 방문한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함께 수조 내 모형선을 끄는 예인전차에 탑승해 고품질 선박 성능 시험을 참관했다. 한화오션의 예인수조는 길이 300m·폭 16m, 담수량 3만3,600톤으로 세계 최대 규모 최신 시설을 자랑한다. 상선, 함정 등 다양한 선박의 저항, 운동, 조종 성능 등에 맞춤식으로 시험할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 예인수조를 둘러본 후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여러분은 한화그룹의 자산이자 대한민국 산업의 자산"이라며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격에 기여한다는 뜨거운 사명감을 갖고 연구에 임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더 밝게 빛날 한화의 미래에 조선해양 부문이 가장 앞에 서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화 가족 모두는 우리 그룹의 일원으로서 함께 나아갈 한화오션의 미래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기술 역량으로 새 시대를 선도해 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회장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동일한 형상으로 축소된 프로펠러 모형을 제작하여 다양한 성능을 예측·평가하는 모형제작워크샵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이곳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화오션이 수출형 모델로 독자 개발한 2000톤급 잠수함 모형에 'K잠수함 수출로 글로벌 No.1 도약을 기원합니다'라고 적고 친필 서명하며 해외 수출 성공을 기원했다. 한화오션의 2000톤급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장보고-III 플랫폼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중형급 잠수함으로 최신 기술과 다양한 요구사항을 적용한 모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 식당에서 임직원들과 오찬도 함께 했다.  김승연 회장이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김 회장은 이 날 한화오션 임직원들에게 "한화는 여러분들이 마음껏 연구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거친 파도를 막아주는 든든한 방파제가 될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의 뜻을 전했다. 한화오션은 시흥R&D캠퍼스의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개발하고 미래 해양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aykim@newspim.com 2024-11-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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