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신간] 영화 같은 시집... 이건행 '상사화 지기 전에'

기사입력 : 2024년10월14일 15:40

최종수정 : 2024년10월14일 15:40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시집 전문 출판사 '북인'에서 나온 이건행 시인의 '상사화 지기 전에' 실린 시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읽는 것만으로도 화면 가득 장면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한 편씩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저릿하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이건행 시집 '상사화 지기 전에' 표지. [사진 = 북인 제공 ]  2024.10.14 oks34@newspim.com

'사랑에도 무게가 있을까/ 스물한 살 초겨울/ 학내시위 사건으로 쫓기던 나는/ 무작정 서울에서 공주로 향했다/ 멀리서 공주사대 정문을 바라보며/ 온종일 누군가를 찾았다/ 실루엣만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슴 졸였지만/ 그녀는 흔적조차 없었다/ 시내 여인숙에서/ 강소주를 마시며 밤새 흐느꼈고/ 그것은 작별의식이 되었다/ 교사 지망생인 가난한 그녀에게/ 나는 위험인물이어서/ 무조건 떠나주어야 했다/ 그 이후로 그녀를/ 단 한 번도 찾지 않았지만/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이렇게 시시한 사랑을/ 저울에 달면 저울추가 움직일까/ 정말 사랑에 무게가 있을까' - '사랑의 무게' 전문.

정한용 시인이 평한 대로 이 시인이 궁극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은 "삶에 대한 연민과 뭉근한 슬픔"이다. 사건의 연속인 우리의 일상에 두레박을 깊이 내려 시를 길어 올리는 것이다. 단면의 서사는 이 시인의 주된 시적 장치인 셈이다.

건물 수위 아저씨의 사건을 다루는 '완패'도 그림이 절로 그려진다. 그는 '윗놈'이 부정을 통해 100만 원을 챙기면서 자신에게는 고작 10만 원만 줘 사표를 낸다. 시인은 그를 말리면서 옥신각신한다. "나는 아저씨를 붙잡지 못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그의 고집도 꺾지 못했다/ 2패지만 숙취처럼 가시지 않는/ 그 무언가도 있어 /3패라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고 독백하면서 사건을 마무리한다.

이건행은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한양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임권택 감독에 의해 '창'으로 영화화 된 장편소설 '세상 끝에 선 여자'(1997)를 펴냈다. 노동자들의 애환을 그린 뮤지컬 '상대원 연가'의 모티브가 된 동명 시를 2015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는 일간지에 '이건행 칼럼'을 연재하면서 인문학 비평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값 1만1천원.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유심 교체' 북새통...내 차례 올까 [인천=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해킹 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28일 인천의 한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SKT는 사이버침해 피해를 막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 고객 대상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진행한다. 2025.04.28 yooksa@newspim.com   2025-04-28 12:12
사진
"화웨이, 엔비디아 H100 능가 칩 개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화웨이가 미국이 수출 금지한 엔비디아 칩을 대체할 최신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해 제품 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 시간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화웨이가 일부 중국 기술기업에 새로 개발한 '어센드(Ascend) 910D'의 시험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어센드 910D는 엔비디아의 H100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이르면 5월 말 시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21일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칩 910C를 내달 초 중국 기업에 대량 출하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에 제공해 더 정확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훈련 모델용으로 엔비디아 칩에 필적하는 첨단 칩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왔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B200 등 최첨단 엔베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H100의 경우 2022년 제품 출하 전에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화웨이 매장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4.28 kongsikpark@newspim.com kongsikpark@newspim.com 2025-04-28 12: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