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교육부가 21일 딥페이크 범죄 예방 교육만을 주제로 한 교원 연수를 처음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교내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가 계속되며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교원 교육에 나선 것이다. 반면 교원단체는 교육부가 현장 성교육 지원 강화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학교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 피해 현황'을 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딥페이크 피해 학생은 누적 841명이다.
평화나비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8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대응 긴급 대학생 기자회견을 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이는 지난 11일 기준 조사 때인 814명보다 27명이 늘어난 수치다.
교원 피해자는 33명, 직원 등 피해자는 3명으로 1주 전과 같았다.
학생과 교직원을 합한 지난 1월부터 집계한 누적 피해자는 총 877명이다. 이 중 수사 의뢰된 건수는 448건으로 지난 조사보다 16건이 증가했다. 삭제 지원을 연계한 건수는 11건이 늘어난 241건으로 집계됐다.
교내 딥페이크 범죄 피해가 꾸준히 증가하며 정부를 향한 관련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교육부는 이날 처음으로 딥페이크 범죄 예방만을 주제로 하는 교원 연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 연수는 전국시도교육청에서 총 70명 내외의 초·중등 교원 및 시도교육청 양성평등교육 관련 업무 담당자가 참석한다.
교육은 박영민 한국과학영재학교 교사가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 강명숙 디지털 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상담 연계 팀장이 '딥페이크 허위 영상물 삭제 등 성범죄 피해 지원 체계', 곽미경 대구남부경찰서 경감이 '형사처벌 사례를 중심으로 한 10대 청소년 딥페이크 성범죄 실태' 등을 진행한다. 연수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총 5시간 30분 동안 진행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AI 활용 등에 대한 방법을 알리는 게 필요할 듯 해 급하게 (교사 연수를) 시행하게 됐다"며 "다음 연수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성평등 교육과 성교육은 법정 의무교육으로 기본 시수 이상 학교에서 교육 하게 돼 있는데 딥페이크 관련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학교 교육을 시행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원단체에서는 딥페이크 범죄 예방 교육을 포함한 성교육을 현장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예산 배정 및 시수 확보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혜영 서울교사노조 대변인은 "현재 학교에서 하는 성교육은 일반 교과 선생님이 자율적으로 수업이 하게 돼 있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수학, 영어 등 일반 교과목을 가르치는 교사가 성교육을 전문적으로 하기에는 역량이 부족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전문 성교육 강사를 초빙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하고, 교육 시수를 더 많이 확보해야 아이들이 딥페이크 범죄를 비롯한 성범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 초·중·고등학교는 의무적으로 연간 15시간 시수의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 내용 가이드라인 등 표준화된 정부 지침은 없다.
전직 초등교사였던 서현주 성교육 활동가는 "어떤 교사는 순결을 강조하거나 기독교 교리 또는 정치 성향을 반영해 성교육을 하지만 교사 자율에 맡기고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며 "어떤 내용이든 '15시간 성교육을 했다'고 하면 되는데 실제로 얼마나 내실 있게 운영되겠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반 교과) 교사들도 성인지 격차가 있기 때문에 아예 교육부가 성교육을 정규 교과목으로 지정하고 전문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