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철강

속보

더보기

'실탄 부족' 고려아연, '고가 공개매수+저가 유증' 고육책 자충수 되나

기사입력 : 2024년11월01일 13:20

최종수정 : 2024년11월01일 13:57

고려아연, 2.5조 규모 유상증자 계획 발표
고가 대비 56% 수준 예정 발행가액에 주주 분노
MBK 연합 지분율 우위 목적...'차입금 부담' 분석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사모펀드 운용사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의 '기습' 유상증자에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다.

그간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대해 국가 기간산업을 지키며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며 기존 주주들과 국민연금, 여론에 호소해 온 터라 시장의 충격이 적지 않다.

기존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낮은 가격에 자사주를 사들이고 높은 가격에 유상증자를 해야 함에도 오히려 반대인 '고가 자사주 매입+저가 유상증자'를 추진함에 따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실탄 부족'을 자인하는 고육책을 뒀다는 분석과 함께 주주 표심에 불리한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결의했다. 신주 물량 중 약 20%인 74만6530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고 나머지 80%는 일반공모한다.

갑작스러운 공시에 경영권 분쟁으로 주당 100만원을 넘어서며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까지 치솟은 고려아연의 주가가 하한가로 직행했다. 신주 1주당 '예정 발행가액'을 현재 주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67만원으로 기재한 점이 더욱 충격을 줬다.

고려아연은 공식적으로 이번 유상증자의 이유에 대해 "전 국민을 상대로 한 유상증자를 통해 국민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MBK·영풍 연합에 비해 낮은 지분율을 뒤집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성공하면 의결권 기준으로 MBK·연합의 지분율은 43.9%에서 36.4%로 낮아진다. 물론 최 회장 측과 우호 지분(백기사)의 지분율도 40.4%에서 33.5%로 줄어든다. 다만 신주 물량의 20%인 우리사주 지분 3.4%를 최 회장 측 백기사로 분류하면 최 회장 측의 총 지분율은 36.9%가 돼 MBK·영풍 연합을 앞서게 된다.

유상증자 결정 소식이 전해진 후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예정 발행가액 67만원은 지난달 29일 종가인 154만3000원의 절반 수준인 56.6% 감소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이후 매입한 주주들의 경우 주당 150만원 수준에 이른 주식을 67만원에 새로 발행하겠다는 발표에 분노했다.

주당 67만 원은 당초 MBK·영풍 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시작하며 선언한 최초 공개 매수가격인 주당 66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며 MBK·영풍 측은 주당 83만원, 고려아연은 주당 89만원까지 순차적으로 공개 매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반발이 거세자 고려아연은 공식 입장을 통해 "일종의 추정가, 예상가액일 뿐이며 실제 확정 금액은 일반공모 청약일 전 제3거래일부터 제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주가(5일 전부터 3일 전까지의 평균 주가)를 기준 주가로 해 할인율 30%를 적용해 최종 확정된다"며 "확정 발행가액(실제 일반공모 청약 금액)은 67만 원이 아닌 추후 확정될 예정"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시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자본시장 교란 행위'로 규정하며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의 이번 유상증자 결정 배경에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차입금 급증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 매수 등을 위해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차입했다.

고려아연 본사 입구 [사진=뉴스핌DB]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전혀 예상치 못한 고려아연 대규모 유상증자는 자본시장 관점에서 시장 교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포럼은 "차입을 통해 89만원에 자사주를 매입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67만원(예정가)에 주식을 발행하는 자해 전략"이라며 "회사의 주인이 전체 주주라고 생각한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발상이기에 금융당국은 예측 가능성과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고려아연 이사회 결의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주주(Existing shareholders)의 주주 가치 희석화 우려 ▲유상증자 필요성, 공모가 산정 방식, 제3의 전문가 의견 등 절차적 정당성 확보 여부 ▲주주를 보호해야 할 이사회(특히 사외이사) 독립성 및 선관주의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유감을 표했다.

글로벌 독립 투자 리서치 플랫폼 '스마트카르마(SmartKarma)'의 더글라스 킴 애널리스트도 '2.5조 원의 유상증자 계획은 최악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례를 선보이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우려를 드러냈다.

킴 애널리스트는 ▲최 회장이 내년 의결권 경쟁에서 MBK·영풍과 직접 부딪쳐서 이길 자신이 없다는 점 ▲의결권 경쟁이 이루어지면 국민연금과 같이 중립적이던 주요 투자자들이 최씨 일가에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점 ▲현대차 소속 기타 비상무이사가 최근 고려아연 이사회에 불참한 사실에 비추어 최 회장이 고려아연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요 한국 대기업들과의 관계에 확신이 없다는 점 ▲영풍정밀 주가 하락으로 인해 마진콜 가능성의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 등 4가지 중요한 함의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도 고려아연의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개최한 현안 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짓 누락 사항 없이 충실하게 알리는 공시 기본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와 유상증자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개연성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사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고려아연 공개 매수 및 유상증자에 관여한 미래에셋증권 현장 검사를 착수한 상태다.

MBK·영풍 측은 유상증자 결정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 등 추가 법적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명역 일대 지반 안전한가?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수도권 핵심 교통 허브인 광명역 일대에서 지하 개발과 관련한 안전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공사현장에서 지하터널이 붕괴되고 상부 도로 약 50m 구간이 함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1명이 13시간 만에 구조되고, 1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광명시 소하동 소재 KTX광명역이 13일 오후 2시쯤 많은 비로 신안산선 공사장 흙탕물이 역사에 유입돼 침수됐다. [사진=뉴스핌 DB] 신안산선 공사장 지반침하 징조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있었다. 당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신안산선 공사 구간에서 대량의 토사와 빗물이 유입돼 광명역 지하 구간 일부가 침수된 바 있다. 상당량의 토사와 빗물 유입으로 광명역 내 승강장 내 배수로가 막히면서 일부 구간 운영이 지연되고, 수일간 정비 작업이 이어졌다. 이처럼 동일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침수 피해는 공사장 주변 배수 시스템의 구조적 미비와 비상 방재 체계에 대한 안전점검이 부재했기 때문에 이번 붕괴사고까지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한 10여 년 전인 2013년 12월에는 같은 광명역 인근 코스트코와 광명역 사이의 신축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도 유사한 대형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지름 50m, 깊이 28m의 싱크홀이 발생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2013년 12월 광명역 인근 신축 공사장 대형 싱크홀. [사진=TV조선 켑쳐] A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B교수는 "국내에서 최근 싱크홀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주로 개발을 위한 공사 때문에 발생하는 인위적인 현상"이라며 "공사를 하면서 땅속에 있던 지하수들이 빠져나가게 되고, 이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붕괴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고 모두 공통적으로 지하 대형 구조물의 중첩 시공, 연약한 지반, 민간 주도의 공사 진행, 사전 위험 관리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신안산선 공사는 민간투자방식(BTL)으로 추진되어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중심의 공정 관리 체계에 대한 공공 감시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C대학교 토목공학과 D교수는 "광명역 일대는 GTX-B, 신안산선, KTX, 수도권 전철 등 수많은 고심도 교통망이 집중된 지역으로, 지하 안전 통합관제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시공이 진행되는 것은 심각한 관리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광명시와 경기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특별 안전관리지구 지정과 더불어 다중 공공사업이 중첩되는 지역에 대한 통합 공정 및 안전 감리 제도 마련을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할 방침이다. 11일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공사현장에서 지하터널이 붕괴되고 상부 도로 약 50m 구간이 함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전문가들은 "지하 안전은 일회성 대응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공공 감리 강화, 사전 토질 정밀조사 의무화,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 명확화 등 전면적인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 사고들이 단지 하나의 '공사장 사고'나 '기상이변'으로 묻히지 않기 위해서는 반복된 붕괴와 침수의 경고를 중대재해로 인식하고 지하도시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안전 패러다임 수립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41world@newspim.com 2025-04-12 19:08
사진
오세훈, 대선 불출마 선언 "백의종군"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보수의 대선주자로 꼽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힘 당사 기자회견장에서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와 함께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달라"라며 "우리당이 부자와 기득권의 편이라는 낙인을 극복하고 뒤처진 분들과 함께 걷는 정당으로 거듭난 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국민께 다시 우리를 믿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뉴스핌DB] 다음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지난 몇 달간 나라 안팎의 사정에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습니까.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국정이 중단되고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통렬히 반성하며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우리 당 누구도 윤석열 정부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 책임, 당정 간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국민을 불안하게 한 책임국민의 온도를 체감하지 못하고 민심을 오독한 책임은 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 나눠 가져야 할 부채입니다.당을 오래 지켜온 중진으로서 저부터 반성하고 참회합니다.지금의 보수정치는 국민 여러분께 대안이 되기는커녕 짐이자 근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의 낡은 보수와 단절하고 새로운 보수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우리가 지킬 대상은 특정 개인도 세력도 진영도 아닌국가 공동체여야 합니다.국민이 맡긴 권력을 정권 재창출의 수단으로만 쓸 일이 아니라,국민 통합과 공동의 번영을 위한 도구로 써야 합니다.그래야 대한민국이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국민께 다시 신뢰를 받는 보수로 환골탈태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고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길입니다. 대통령 탄핵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이 현실화한 무렵부터 저는 무거운 돌덩이를 가슴에 얹은 마음으로몇 날 며칠간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했습니다.과연 지금이 시장직을 중도에 내려놓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채로나서야 할 때인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결국 '국가 번영'과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보수의 소명을 품고 대선에 나서기로 결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국민이 믿고 의지하는 보수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라도 감수하겠다는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하지만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을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고 판단했습니다.국민이 진심으로"보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기대할 수 있겠다"고 체감할 수 있다면 미약하게나마 제 한 몸 기꺼이 비켜드리고 승리의 길을 열어드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오만이 횡행해 우리 정치가 비정상이 됐는데,평생 정치 개혁을 외쳐온 저마저 같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오늘,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정치인에게 추진력은 물론 중요한 덕목이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합니다.비록 저는 출마의 기회를 내려놓지만, 당과 후보들에게는 딱 한 가지만 요청드립니다. '다시 성장'과 더불어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걸어주시기 바랍니다.살가죽을 벗기는 수준의 고통스러운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 보수 재건은 요원한 과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우리 당이 부자와 기득권의 편이라는 낙인을 극복하고뒤처진 분들과 함께 걷는 정당으로 거듭난 후에야비로소 우리는 국민께 다시 우리를 믿어달라고 간곡히 호소할 수 있습니다. 사안마다 표 득실을 따져 내 편과 네 편을 가르고갈등을 조장하고 증폭하며 한쪽을 배제하는 비정상 정치의 시대를 넘어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며약자의 삶을 보듬고 대안을 고민하는 정상 정치의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그리고 보수정당이 그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기승전 '反이재명'을 넘어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해 대선을 치러야비로소 국민의 화가 녹아내리고 기회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의 역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이러한 저의 비전과 함께 해주시는 후보는마음을 다하여 도와 정권 재창출에 매진하겠습니다.보수의 일원답게 중심을 지키고 계속 '국민의 삶'을 챙기겠습니다.더 절실한 마음으로 약자 동행의 가치를 완수하기 위한 길로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서울시장으로서 늘 그래왔듯이 수도 서울을 반석과 같이 지키며 번영을 이룸과 동시에시민의 일상을 챙기고 어려운 처지에 내몰린 약자의 삶을 보듬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그것이 서울시장으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dedanhi@newspim.com 2025-04-12 11:3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