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수능 아닌 IB로 미래 교육 답 찾는다…대구 사대부고는 이렇게 한다

기사입력 : 2024년11월24일 09:00

최종수정 : 2024년11월24일 09:00

학생 주도, 암기 아닌 비판적 사고 키우는 교실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중학교 때는 단순히 시험에 나오는 풀이 과정을 외우는 공부를 많이 해야 했는데, (고등학교에 와서 듣게 된) IB 수업에서는 풀이 과정을 외우기보다 지식에 대해 이해하면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걸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아요"

지난 19일 대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사대부고)에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ꞏ국제 바칼로레아) 수학 수업을 들은 박지현(2학년ꞏ여) 학생은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일 대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고등학교(사대부고)의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ꞏ국제 바칼로레아) 수학 수업 모습.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 IBO에서 개발ꞏ운영하는 국제 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이다. 토론·발표 중심으로 수업하고, 논술형 시험으로 성적을 매긴다. 학생들이 학문적 지식뿐 아니라 비판적 사고, 문제 해결 능력, 국제적 이해, 도덕적 책임감을 기를 수 있도록 설계됐다. 9월 기준 전 세계 161개국, 5790개교에서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처음으로 공교육에 도입했다. 현재는 경기도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이전에는 국제학교, 외국어학교 등 비교적 학비가 높은 일부 학교에서만 운영되고 있었다.

현장에서 직접 본 IB 교육은 현재 한국 공교육과는 거리가 있었다. 수업은 교사 혼자 수업을 이끌어가는 게 아닌 학생 모두가 발표에 참여해야 했다.

이날 수학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미리 공부해 온 개념을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모둠을 꾸려 앉아, 각 모둠에서 미적분 개념을 활용해 밈(특정 장면을 재창작한 패러디 물)을 만들고, 이 밈에 어떤 미적분 개념이 들어있는지 발표했다.

수업을 이끈 수학 교사 권용민씨는 "미적분 개념을 관계짓는 수업을 하고 싶었고, 수학에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학생들이 수학 개념을 이용해 뭔가를 생산하는 체험을 하게 하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주제를 선정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건 IB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이 같은 수업으로 진학 분야를 결정한 학생도 있었다. 김채빈 학생(2학년ꞏ여)은 "IB 수학 수업을 들으면서 경제학에 이런저런 수학 개념이 들어간다는 걸 알게 됐고 흥미를 느껴 경제학과 진학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권 교사는 "수능을 위해서는 개념이 변형된 수학 풀이를 다 설명해야 하는데 IB 교육과정은 개념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를 더 많이 물어본다"며 "개념을 알려준 뒤에는 아이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고, 수업에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식이라 교사가 오래 가르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존 교육과 차이점은 시험 방식이었다. 시험은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게 돼 있다. 객관식으로 구성된 수능에 대비하거나, 기존에 있는 학원에서 미리 시험을 준비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IB 평가 문항. [사진=대구교육청 제공]

IB 코디네이터이자 영어 교사인 안세영 씨는 "자기 생각을 끌어내고 말하는 걸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있다"며 "적응하지 못해 전학 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IB언어 담당 교사 배현진 씨는 "대구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IB 시험을 대비하는 사교육을 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며 "단순한 암기 위주 사교육에서는 대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수능으로는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없는 학생이 외국 유수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도 있다. 사대부고는 이번에 수능을 친 1기 A학생이 캐나다 토론토 대학 3개 학부에 지원해 모두 장학생으로 선발됐지만, 수능에서는 고득점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은희 교육감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평생 학습자를 길러내는 답을 찾는 게 IB교육"이라며 "국내 대학에서도 IB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위한 입시 전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는 지난 2019년 9개의 IB관심학교를 기준으로 이달 기준 IB월드스쿨 26개교, 후보학교 7개교, 관심학교 9개교, IB기초학교 56개교 등 총 98개교의 IB학교를 운영 중이다.

이 중 대구 사대부고는 2021년 9월 전국 공교육 최초로 IB 디플로마 프로그램(DP)을 도입했고, 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IB 월드스쿨은 IB본부의 평가를 통과한 학교로, IB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뜻한다. 인증 이후에도 정기적인 점검과 학생 성취 평가를 통해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1~3학년까지 각 2반의 IB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학급수는 1학년 49명, 2학년 37명, 3학년 29명이다.

chogiz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