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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뒤통수를 치지 않았다

기사입력 : 2024년12월02일 07:23

최종수정 : 2024년12월02일 16:05

정부, '강제성 불인정' 알면서 사도광산 등재
예정된 '진실의 순간' 도래하자 추도식 파행
세계유산 등재는 '침략역사 지우기' 프로젝트
과거사·협력 분리대응하고 침략역사 보존해야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달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에 대한 긴급 현안 질의에서 한 여당 의원은 "합의를 안 지킨 쪽에 대한 규탄이 중심이 되기보다 '원래 일본이 그러는 것 몰랐냐'는 식으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다"고 했다. 약속을 어긴 것은 일본인데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일본 규탄보다 정부에 대한 질타가 먼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월 정부가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데 동의했을 때 이미 예견됐던 일이기 때문이다.

당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카노 다케히로(加納雄大)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는 "일본 정부는 그동안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된 모든 관련 결정과 이에 관한 일본의 약속들을 '명심(bearing in mind)'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그동안의 약속'에는 2015년 하시마 탄광(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 대표가 "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끌려와 강제로 일했다"고 인정한 것이 포함돼 있다. 이를 두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8월 외통위에 출석해 내용적으로는 일본이 이번에 강제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하지만 조 장관의 이같은 논리 전개는 맞지 않는다. 2015년 발언 다음날 일본 외무상은 일본 대표의 발언에 대해 "강제노동을 뜻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일본은 약속했던 이행 조치들도 지키지 않았다. 인정하지도 않고 지키지도 않은 약속을 "명심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내용적으로 강제성을 인정한 것이라는 결론으로 끌고가는 것은 논리적 오류이며 궤변이다.

일본이 조선인 노동자 강제노역을 명시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일본은 일제 강점기 모든 조선인 강제동원에서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과 사도광산 등재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강제'라는 표현이 들어간 문안을 만드는 것을 거부했다. 이는 외교부가 스스로 밝힌 내용이다. 그 상태에서 합의가 이뤄졌다.

일본 유네스코 대표가 공개발언에서 강제성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 후에 이어진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전시물과 추도식 등에서도 '강제'라는 표현이 들어갈 가능성은 처음부터 없었다.

추도식은 일본 정부가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관변 단체가 주최하는 것으로 합의가 되어 있었다. 일본이 "중앙 정부가 이런 추도식을 주최한 전례가 없다"면서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추도식이 이런 식으로 진행된 것은 갑자기 일본이 태도를 바꿔 뒤통수를 때린 것이 아니라, 미리 예정돼 있었던 것이고 외교부도 짐작하고 있었던 일이다. 일본이 추도식 파행의 책임이 한국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합의할 때 다 알고 있었으면서 왜 지금와서 문제삼느냐'는 의미다.

정부가 추도식 불참을 결정한 것을 두고 "그나마 결기를 보인 것은 다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추도식 불참 결정은 결기를 내보이면서 강한 의사 표시로 보이콧을 한 것이 아니다. 일본이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빙빙 돌려서 애매하게 처리한 것을 두고 외교부가 협상 실패를 감추기 위해 "그 안에 다 들어 있다"고 스스로 일본을 변호해 오다가 '진실의 순간'이 도래하자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포기해버린 것이다.

사실 일본이 강제성을 인정할 가능성은 애초부터 없었다. 군함도·사도광산 등재는 모두 일본이 과거 침략 역사를 지우려는 의도에서 출발한 '아베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다. 아베 신조(安培晋三) 전 총리는 2015년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서 "후손들이 패전국으로서 사과를 계속할 숙명을 지게해서는 안된다"고 밝힌 인물이다.

일본은 앞으로도 아베 프로젝트에 따라 조선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노역했던 현장들을 속속 지워나갈 것이다. 일본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고 있는 60여곳의 근대 산업 유산 중 대부분이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이다. 당장 아시오 동광산·구로베가와 댐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 장관은 국회에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그러나 장관이 책임을 통감한다고 해서 해결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유네스코 틀 안에서 일본이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을 이행하도록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것으로 일본의 역사 지우기를 막을 수는 없다.

정부는 우선 대일 외교기조를 바꿔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한·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거사 문제와 한·일 협력 문제를 모두 하나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일괄타결하는 '그랜드바겐' 방식을 추구해왔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이 같은 대일 외교기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과거사 문제를 한·일 협력과 분리해 다뤄나가지 않으면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동력이 생길 수 없다.

또한 세계유산 등재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일 협의에서 일본이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본이 근대 산업 유산에서 침략의 역사를 계속 지워나간다면 국내에 남아있는 일본의 침략 역사 현장을 발굴·보존하고 이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맞대응도 고려하기를 바란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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