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외교 성과라더니"...사도광산 추도식 불참 결정 '일파만파'

기사입력 : 2024년11월23일 20:16

최종수정 : 2024년11월24일 08:50

정부, 야스쿠니 참배 日대표 참석에 '보이콧'
2015년 군함도에 이어 이번에도 또 '뒤통수'
'부실 협상'에 대한 정부 책임론 제기될 듯
한·일 관계 악재...내년 수교 60주년 행사도 차질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일본 니가타현(新潟縣) 사도(佐渡) 광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3일 정부가 전격적으로 불참을 결정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질 조짐이다.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기업의 배상 판결 문제를 제3자 변제로 해결한 이후 이어져온 양국 협력 분위기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한·일 관계가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정부가 추도식 불참을 결정한 것은 이 추도식이 사도광산에서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를 추모하는 성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 정부가 추도식에 참석하는 일본 중앙정부 대표로 야스쿠니 신사 참배 경력이 있는 극우 성향의 정치인 출신인 이쿠이나 아키코(生稻晃子) 외무성 정무관을 보내기로 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동안 일본이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동 문제에 대해 전혀 진정성을 보이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쿠이나 아키코 일본 외무성 정무관 [사진=이쿠이나 정무관 인스타그램]

사도광산은 일제 강점기 1천500명 이상의 조선인이 강제로 동원돼 노역했던 역사적 현장이다. 그러나 일본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대상 기간을 16∼19세기 중반으로 특정해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배제하려 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사도광산 등재에 반대하자 일본은 '한국인 노동자들이 처했던 가혹한 노동 환경과 고난을 기리기 위한 전시물 설치'와 '일본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는 노동자 추도식'을 하기로 약속한 뒤 한국의 동의를 받아 등재에 성공했다.

그러나 일본이 마련한 전시 시설과 전시물에는 조선인이 이곳에서 강제로 노역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전혀 없었다. 정부는 전시물의 맥락을 살펴보면 강제노역을 했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논리로 국내 비판을 진정시켜왔다. 하지만 이번 추도식에 정부대표로 야스쿠니 참배 경력을 가진 인물을 결정하자 더 이상 일을 진행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이날 추도식 불참 배경에 대해 "제반 사정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추도식에 대한 양국 외교당국 간 이견 조정에 필요한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마지막까지 일본을 상대로 협상을 벌였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해 불참 결정을 내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익명의 외교소식통은 "불참을 결정한 이유가 이쿠이나 정무관이 대표로 결정한 것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말해 추도식 자체 성격과 추도사 내용 등에도 정부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내용이 없었음을 시사했다.

외교부 관계자와 강제노역 피해자 가족, 취재진 등이 이미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일본에 도착한 상황에서 추도식 불참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추도식 대신 별도 행사를 열기로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추도식에는 불참하고 우리 유가족 분들과 정부 관계기관들이 별도의 추도식을 하고 관련시설, 박물관 등을 시찰하는 별도 일정을 가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관계자들이 지난 7월 3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앞에서 '강제동원' 없이 사도광산 등재,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종외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7.31 yooksa@newspim.com

이번 사태가 가져올 파장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일본이 2015년 하시마 탄광(군함도)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때도 한국과 약속한 내용을 지키지 않은 데 이어 이번에도 유사한 결과가 빚어진 것이어서 국내적으로 일본에 대한 비난 여론과 함께 정부의 외교적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밖에 없다.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협력행사 등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를 띄우려던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이번 사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으로 한·미·일 협력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것이서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조 장관은 이날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하나의 단일성인 문제가 전반적인 양국 관계 흐름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일본 외교당국과 계속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 전역 올 첫 폭염주의보 [서울=뉴스핌] 최수아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12시를 기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같은 시각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 후덥지근한 날씨를 보인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06.29 yooksa@newspim.com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내려진다. 폭염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발효된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나 추위를 정량적으로 나타낸 온도다. 온도와 습도가 10%p 증가시마다 체감온도가 1도 가량 증가한다.  앞서 전날 저녁 이날 오전 9시까지 서울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돼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geulmal@newspim.com 2025-06-30 13:21
사진
"7월 1일 출석하라" 재통보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7월 1일 오전 9시에 2차 대면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29일 저녁 서울고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환 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7월 1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6.29 leehs@newspim.com 박 특검보는 "(소환 일정) 협의는 합의가 아니"라며 "결정은 수사 주체가 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한 뒤 특검의 수사 일정이나 여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출석 일자를 정해서 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단 측의 반응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오는 7월 3일 이후로 조사 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팀이 당초 날짜보다 하루 늦은 7월 1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재통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경찰청에 수사방해 사건 전담 경찰관 파견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에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한 행위가 특검법상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변론의 영역을 넘어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방해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특검은 수사방해 사건을 전담할 경찰관 3명을 경찰청에 파견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 수사 대상에 보면 일련의 수사 방해나 재판 방해도 수사의 대상이 돼 있다"며 7월 1일 2차 대면조사에서도 박 총경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29 22:1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