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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대행 체제 대한민국 외교'...격변하는 국제정세 대응에 역부족

기사입력 : 2024년12월16일 06:14

최종수정 : 2024년12월16일 07:34

국정운영 재개로 '최소한의 외교 공간' 확보
외교부 '동작 그만'...적극적 외교 불가능
정상외교 공백으로 美행정부 출범에 속수무책
계엄으로 인한 외교손실 막대...피해는 국민 몫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가결되고 국무총리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 것은 법적 절차에 따른 예측 가능한 국정 운영이 재개됐음을 의미한다. 외교적으로는 최소한의 외교가 가능한 수준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태다. 하지만 권한대행 체제의 외교는 분명한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에 외교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외교부는 윤석열 정부의 대외 기조를 계속 추진할 수도 없고 새로운 정책 기조를 모색할 수도 없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재외 공관장 인사도 중단된다. 올해 정년이 도래하는 일부 공관장을 교체하는 것 외에는 새로운 공관장을 임명하기 어렵다. 공관장 임명은 간부 인사와도 직결된 사안이어서 내부 인사도 중단될 수밖에 없다. 외교부가 사실상 '동작 그만' 상태에 빠진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외교는 현상 유지를 목표로 하는 관리 모드로 운영된다. 내년 상반기 이후로 예상되는 새로운 정부 출범까지 이 같은 상황이 어어진다.

[서울=뉴스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조 바이든 美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한 대행은 현 국내상황, 한미동맹 강화 및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 [사진=총리실] 2024.12.15 photo@newspim.com

'권한대행 체제'에서 외교부가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은 '정상 외교 공백'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국무총리가 외교권을 행사하지만 과도기적 임시직이어서 책임 있는 정상 외교를 하기 어렵다. 외교 상대국들도 권한 대행과 정상 회담을 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게 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상 외교 공백 우려에 대해 "오늘 아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덕수) 권한대행 간의 통화로 불식됐다고 본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상 외교의 공백은 특히 대미 외교에 커다란 장애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통상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출범하면 최대한 이른 시기에 정상회담을 갖도록 조치해왔다.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가 완성되기 전에 한국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큰 변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안보·무역 정책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특히 정상 간의 대화를 통한 '직거래'를 선호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감안하면 한국의 정치 상황은 대미 외교에서 결정적 취약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트럼프 취임 이후 한덕수 권한대행과의 만남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 취임 전에 미국에 특사단을 파견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한 대행과 트럼프 당선인이 대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8년 전 탄핵 국면에서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도 임기를 막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만 했을 뿐 만나지는 못했다.

조 장관은 트럼프 취임 전후에 자신이 방미할지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는 했지만 대면해서 논의하고 발신할 메시지도 있다고 생각해 미국 측과 협의해 (방미를)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될지, 외교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과도기 정부의 외교장관이 할 수 있는 역할은 크게 제한적이다. 8년 전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도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미국을 방문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조태열 외교부장관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굳은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다. 2024.12.08 leemario@newspim.com

대미 외교 뿐 아니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앞둔 일본과의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것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주중 한국 대사 자리를 장기간 공석으로 비워두는 것이 불가피한 상태여서 한·중 관계 관리는 더욱 큰 문제다. 또 비상계엄 선포로 급격히 추락한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조 장관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태가 국제사회의 신뢰와 기대를 손상했기 때문에 이를 회복하는 데 나름대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지난 70여 년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면서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만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직 고위 외교관 출신의 한 민간 전문가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이 감당해야 할 유·무형의 외교적 손실은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운 심각한 수준이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그나마 국회가 신속하게 계엄을 해제하고 대통령 탄핵을 의결해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줬다는 것이 위안거리"라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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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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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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