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중국 BOE 수입 금지 요구
삼성·LGD,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감↑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미국 정부가 BOE와 톈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 시장 점유율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
◆ 美 하원 '中 디스플레이 제재' 주장
2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그동안 통신이나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서 대중 제재를 꾸준히 거론했지만 디스플레이에 대한 제재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실제 존 몰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위 위원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 업체 BOE의 디스플레이 패널 수입 금지를 주장하는 서한을 보냈다. 그는 "ITC가 BOE 디스플레이 수입을 막지 않는다면 미국이 군사 응용 분야 첨단기술을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지적재산을 계속 무단으로 침해해도 된다는 위험한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 용인 삼성디스플레이 신사옥 'SDR(Samsung Display Research)' 전경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BOE를 상대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특허침해국 미국 수입·판매금지 처분'을 신청한 바 있다. USITC는 해당 건에 대한 조사를 통해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 3건, 미국 수입·도매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4건을 무단 사용했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가 신청한 수입·판매금지 처분은 '미국 내 산업에 영향 없음'을 고려하여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BOE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는 점을 두고, 업계에서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 삼성·LGD, 아이폰 공급 확대 기대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BOE와 애플 OLED 패널 공급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현재 BOE가 출하하는 애플의 OLED 패널은 연간 약 3000만대로 추정된다.
애플이 공급사에서 BOE를 배제할 시 국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애플 스마트폰용으로 공급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수량 기준)은 삼성디스플레이가 51.1%, LG디스플레이가 30.3%, BOE가 15.7%로 집계됐다.
일반 모델·플러스·프로·프로맥스로 출시되는 아이폰 시리즈 중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는 4개 모델에 모두 OLED를 공급하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고급 모델 2종, BOE는 일반 모델 2종에만 OLED를 납품하고 있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하이엔드 디스플레이 패널 개발을 선도하는 애플과의 거래 단절 시 중국 업체들의 기술 발전은 저지될 것"이라며 "OLED 위주로 개편된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중장기적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