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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위험천만 추천 알고리즘 방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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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민회 (이미지21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당신이 어디에 관심이 있는지 다 알고 있어."  흑백요리사 숏츠 한번 봤더니 요리관련 영상이 줄을 잇고 시고르자브종(토종 시골 강아지) 영상에 잠시 웃었더니 전 세계 귀여운 강아지 영상이 꼬리에 꼬리는 문다. 처음엔 신기하고 기특했지만 지금은 섬뜩하고 무서울 지경이다. 내가 뭘 찾고 뭘 봤는지 다 알고 있는 듯 입 안의 혀처럼 구는 유튜브 알고리즘 이야기다.

습관처럼 보아왔던 유튜브가 이번 연말엔 좀 불편하다. 초현실적 계엄으로 탄핵 당한 대통령의 어리석은 선택에 알고리즘으로 인한 확증편향이 한몫 했다는 설 때문이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누구나 정보를 만들어 공유하며 참여하는 대중 플랫폼은 사실 그리 믿을만하지 않다. 종종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기도 하고 근거 없는 거짓 주장이 용감한 내부고발로 둔갑되는가 하면 음모론이 집단의 신념으로 거듭나는 경우도 있다. 논리나 근거보다는 감정에 호소한다. 쏟아지는 정보 가운데 취사선택은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이고 그로 인한 책임도 당사자의 몫이다. 소셜미디어, 대중플랫폼의 특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강력한 자동 장치가 개입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른바 추천 알고리즘이다. 클릭률과 체류 시간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시청 기록, 검색 기록, 좋아요, 댓글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선호한 콘텐트의 특징을 분석해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비슷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다른 사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선호도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편리하게 느껴지겠지만 부작용이 만만찮다. 대표적으로 사용자가 다양한 관점을 접할 기회를 제한하는 이른바 정보 편식 현상인 필터 버블 (Filter Bubble)과 유사한 관점을 가진 콘텐츠와 그 사용자들끼리 만 상호작용하게 되는 반향실 효과(Echo Chamber)를 꼽는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면 기존 신념이 강화되면서 다른 의견은 배제하게 된다. 확증편향의 출발점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디자인코리아 2024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에스더블유엔아이 x 브리즘이 선보인 AI 알고리즘에 의한 선글라스 디자인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11.13 leemario@newspim.com

사피엔스의 작가 유발 하라리는 신간 <넥서스>에서 2016년에 일어난 '로힝야 학살사건'의 원인 분석을 통해 자정 장치가 없는 비윤리적인 알고리즘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한다.

소규모 이슬람 조직이 미얀마군 초소를 공격한 사건에서 시작된 '로힝야 학살 사건'은 최대 2만5천명에 이르는 비무장 민간인 학살과 6만명에 대한 가혹행위, 75만명의 해외 추방이 벌어진 끔찍한 '민족청소운동'이었다.

하라리는 이 사태 뒤에 로힝야족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있었다고 지적한다.  당시 페이스북은 더 많은 데이터 수집, 광고 판매, 점유율 확보를 위해 '사용자 참여 극대화' 사업 모델을 채택했는데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명시적인 명령이 없었음에도 '분노가 참여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스스로 학습해 폭력, 증오, 차별을 부추기는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증폭하고 추천했다. 페이스북의 알고리즘이 학살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사실은 이후 유엔사실조사단에 의해서도 공인되었다.

오늘날 유튜브 알고리즘은 페이스북 알고리즘을 능가한다. 이야기가 충격적일수록, 분노스러울수록 열광한다. 근거가 있는지 검증은 했는지 따위는 하등 중요하지 않다. 같은 눈을 가진 이들이 알고리즘을 타고 빠르게 모여 같은 목소리를 울리며 자기확신을 키워간다. 닮은 이들의 같은 세계 속에는 일말의 의심도 자라지 못한다. 자신들이 세상의 전부 같지만 모일수록 그들의 세계는 점점 더 편협해질 뿐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디자인코리아 2024가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LG전자가 선보인 AI 우주 반려 로봇 '라이카' 살펴보고 있다. 2024.11.13 leemario@newspim.com

연세 지긋한 부모님께서 말도 안 되는 음모론에 나라를 걱정하시고 이런 콘텐츠를 여기저기 공유하셔서 염려스럽다는 자녀들이 적지 않다.

과연 알고리즘이 만들어내는 편향에 휩쓸리지 않고 현명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보안기업 안랩은 우선 정기적으로 검색과 시청기록을 삭제할 것을 권장한다. 유튜브는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작동시키기 때문에 시청 기록을 삭제하면 알고리즘이 초기화된다. 

유튜브 웹사이트나 앱에서 화면 우측 상단의 프로필 아이콘을 클릭하고 '설정' 메뉴에서 '히스토리 및 개인정보' 탭으로 이동한 후 '시청 기록' 옵션을 클릭해 삭제하고 싶은 영상을 제거한다. 아예 시청 기록 전체를 삭제하려면 '모든 기록 삭제'를 택하면 된다.

검색 기록 역시 추천 콘텐츠에 영향을 미친다. 검색 기록을 삭제하거나 저장 기능을 비활성화하면 추천 알고리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원치 않는 동영상이나 채널에 대해서는 '관심 없음' 또는 '채널 추천 안함'을 설정하고 좋아요 나 싫어요 등의 선호도를 명확히 표현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마존 모바일 플랫폼 [사진=블룸버그]

로그아웃 상태로 유튜브를 이용하면 개인화된 추천 대신 일반적인 트렌드 기반 콘텐츠를 볼 수 있고 알고리즘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나려면 아예 새 계정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라리는 <넥서스>에서 모든 알고리즘에 최우선으로 학습시켜야 할 사항은 '알고리즘이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알고리즘에 스스로를 의심하도록 하고, 사용자에겐 알고리즘의 불확실성을 알리고, 음모론과 가짜 뉴스를 예방하는 법을 배우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플랫폼 기업이 알고리즘이 콘텐츠 선별에 사용하는 원칙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폭력적이고 분노를 유발하는 알고리즘을 배제하도록 강제해야 하겠지만 이윤이 윤리를 앞서는 현실에서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듯싶다.

오히려 알고리즘이 양극단의 가치관으로 자신을 세뇌할 수 있음을 분명히 가르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옥스퍼드 사전은 2024년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brain rot)을 선정했다. 하찮은 콘텐츠를 과잉 소비함으로써 개인의 정신적·지적인 상태가 퇴보한다는 뜻으로 소셜미디어의 과잉 소비로 초래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뇌가 썩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갤럭시 버즈3 시리즈는 AI 기반의 알고리즘이 개개인의 귀모양과 착용 습관을 바탕으로 내외부 마이크를 통해 감지되는 소리를 실시간으로 분석한다.[사진= 삼성전자]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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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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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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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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