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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제국의 위안부' 박유하 교수, 피해자들에 배상책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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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9000만원 배상→항소심 9년만 결론 뒤집혀
"형사재판서 명예훼손 무죄…학문의 자유 보장"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저서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를 확정받은 박유하 세종대학교 명예교수가 피해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1부(장석조 배광국 박형준 부장판사)는 22일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9명이 박 명예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1심과 달리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로고 [사진=뉴스핌DB] obliviate12@newspim.com

재판부는 "피고는 이 사건 도서에서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대법원에서 해당 표현들이 사실적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무죄 판단을 받았다"며 "원고들이 주장하는 기재 부분은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명예훼손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가 학문 분야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나는 부정행위를 한 것은 아닌 점 ▲도서의 전체적인 내용 및 맥락 ▲조선인 일본군 위안부를 개개인이 특정될 수 있는 소규모의 균일한 특성을 가진 집단으로 정의하기 어려운 점 ▲학문적 개념 포섭을 전제로 한 것임을 표현 전후 맥락에 의해 확인할 수 있다면 의견 표명으로 보는 것이 학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박 명예교수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위안부가 됐다거나 일본군의 동지 또는 전쟁의 협력자라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표현은 학문적·객관적 서술로 보이고 이로 인해 원고들이 다소 감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불이익과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적 가치를 비교·형량할 때 피고가 수인한도를 넘어서 원고들의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는 저술 목적을 '한일 양국의 상호 신뢰 구축을 통한 화해'라고 밝히고 있어 인격권을 침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설령 해당 표현으로 인해 원고의 명예감정에 다소간 손상이 있더라도 피고에게 위법성을 인정할 정도에 이르지는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의 견해가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견해일 수는 있으나 이는 학계나 사회의 평가 및 토론 과정을 통해 검증함이 바람직하다"며 "이런 사안에서 불법행위 책임을 쉽게 인정한다면 자유롭게 견해를 표명할 자유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할머니 등은 박 명예교수가 2013년 8월 출간한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2014년 6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2016년 1월 일부 표현이 학문적 자유를 넘어선 것으로 위법하다며 박 명예교수가 피해자 1인당 1000만원씩 총 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날 박 명예교수의 주장을 받아들여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박 명예교수는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해 지난해 4월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shl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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