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가 한국어로 된 사랑 영화를 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RFA는 이날 우크라이나군 제95공수여단이 지난 21일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을 인용해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의 생포 과정과 이후 생활 모습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 제95공수여단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는 생포된 이후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의료 지원과 음식을 받았고, 특히 사랑 이야기가 담긴 영화를 틀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이 병사는 우크라이나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한국어 영화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병사 2명을 생포했다며 이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포로가 된 북한군은 20세 소총수와 26세 저격수였다. 이들은 현재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에 구금된 상태로 두 명 모두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호출 부호 '그랜드파더'라는 우크라이나군 공수부대원은 북한군과 전투 이후 드론을 통해 전쟁터에서 부상을 입고 쓰러진 북한군을 발견했다. 이 대원은 처음엔 쓰러진 병사가 우크라이나군이라고 생각했지만 외모와 복장이 우크라이나군과 달랐으며 러시아어와 영어, 우크라이나어로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했다. 당시 이 병사는 수류탄과 칼 등 무기를 소지했고 소시지 식량을 지니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대원이 이 북한군을 붙잡아 차로 데려가려고 하자 그는 강하게 저항했다. 공수부대원은 "북한군을 데려가던 중 그가 갑자기 기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다. 하지만 그는 부상을 입은 뒤에도 엎드리지 않고 등을 대고 넘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북한군 병사는 우리가 다가오도록 유도하려고 속임수를 쓴 것 같았다"면서 "아마 우리 무기를 빼앗아 무언가를 하려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군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쟁터에서 발견한 북한군 사망자의 혈액과 DNA, 머리카락을 채취하고 군번줄 등을 통해 북한군 사망자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지난 9일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잡힌 북한 군인. 턱을 부상 당해 말을 하지 못하는 북한군 포로는 26살의 저격수 장교로 알려졌다. [사진=젤렌스키X] 2025.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