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러시아 침공을 가장 두려워하는 발트3국 중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5% 지출'을 약속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32개 회원국 중 국방비 5% 지출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 두 나라가 처음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흐무트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제57 독립기량화보병여단' 장병들이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군을 향해 2S22 보다나 자주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3.07.07 wonjc6@newspim.com |
케스투티스 부드리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FT와 인터뷰에서 "내년부터 2030년까지 GDP의 5~6%를 국방에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이 새 시대(new era)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부드리스 장관은 "우리의 국방비는 현재 GDP 대비 2.9% 수준"이라면서 "필요한 자금은 정부 차입과 유럽연합(EU) 자금을 통해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트럼프의) 압력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토 내 최대 동맹에서 오는 바람직하고 건설적인 압력"이라면서 "이곳에서 진정한 전쟁 수행 능력을 갖추는 것은 우리의 실존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크리스텐 미크할 에스토니아 총리도 "국방비 지출 목표를 현재의 3.7%에서 5%로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대통령이 이끄는 우리의 핵심 안보 파트너(미국)는 나토가 국방비를 더 많이 지출해야 한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5%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강제 합병한 이후 유럽 국가들은 국방비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당시 나토는 모든 회원국이 국방비를 2024년까지 GDP 대비 2% 수준까지 끌어올리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작년 말 현재 이 목표를 달성한 국가는 전체 32개 회원국 중 23개국에 그쳤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벨기에 등은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럽 회원국 중에선 폴란드가 4.12%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3.15%), 그리스(3.08%) 등이 잇고 있다.
미국은 3.38% 정도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 유럽의 나토 회원국이 2%가 아니라 3%를 지출해야 한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이 수치를 5%로 높였다.
폴란드 등도 이 같은 트럼프 요구에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부드리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우리 군은 장갑차와 전투차량, 탄약, 인프라 등 너무나 부족한 게 많다"면서 "나토 전체적으로 국방비를 GDP 대비 최소 3% 이상 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EU 관리들에 따르면 나토는 올해 6월 정상회의에서 국방비 지출 목표를 기존 2%에서 3~3.5%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리투아니아는 1만~1만5000명 규모의 신규 지상군 사단 창설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FT는 보도했다. 현재 리투아니아에는 독일군을 중심으로 한 나토 병력 5000명이 주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