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9차 변론…14일 평의서 추가 증인 채택 여부 논의
조태용 "홍장원 추가 기재 때문에 '체포 명단'으로 바뀌어"
尹측, 한 총리 증인 신청하며 '중대한 결심'도 언급
[서울=뉴스핌] 김현구 박서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8차 변론기일이 마무리됐다. 한 차례 더 변론을 잡은 헌법재판소는 이후 추가 증인 채택 여부 등에 따라 추가 변론 여부 또한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변론에서는 윤 대통령의 국회 봉쇄 또는 주요 인사 체포 지시 여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진술이 나왔으며, 윤 대통령 측은 본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주요 증인들에 대한 진술 신빙성을 흔드는 데 주력했다.
◆ 尹-국정원장, 홍장원 진술 신빙성 흔들기 집중
헌재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윤 대통령 탄핵 사건 8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에는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오후에는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4일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한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진술 신빙성을 흔드는 데 집중했다.
윤 대통령 측은 조 원장에게 "홍 전 차장에게 체포라는 말 한 적 없다는 건가. (국정원에) 그런 조직과 권한이 있는가"라고 묻자 조 원장은 "국정원은 수사권이 없다. 체포를 지원한다면 2차장 산하가 조금 더 역량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의 '체포조 메모'에 대해 "홍 전 차장이 (추가) 기재함으로써 상당 명단이 체포 및 검거 명단으로 바뀌었다는 것에 동의하는가"라고 재차 묻자 "그렇게 보인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 측은 조 원장을 직접 신문하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불공정 재판이 될 우려가 있었다. 피청구인 지위가 국정 최고책임자이기에 증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며 거절했다.
아울러 조 원장은 "지난해 여름 8~9월쯤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지난 정부 국정원에 있었던 야당 의원이 홍 전 차장을 지목하면서 '홍 전 차장이 내가 국정원에 있을 때 유력한 사람을 통해 7차례 인사청탁을 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前 서울청장 "국회 봉쇄 지시 없었다" 수방사 1경비단장 "의원 끌어내란 지시 받아"
이날 오후 증인으로 나온 김 전 청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으로부터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막거나 주요 인사를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이 "대통령이 조 청장과 증인에게 '경찰이 질서유지를 해달라'고 했는가", "(윤 대통령이) 조 청장과 증인에게 이 말 외에 국회 출입 전면 차단 내지 봉쇄하라, 국회의원 출입을 막으라고 지시한 적 없는가"라고 묻자 김 전 청장은 "네"라고 답했다.
반면 조 단장은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으로부터 본청에서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해당 임무가 윤 대통령이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라는 말은 전해 들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은 "증인은 '외부에서 지원해라', '통제해라' 이런 지시를 더 확대해서 국회의원을 끌고 나오면 본청 입구를 사람들이 막고 있으니 길을 열어주는 걸로 이해했다고 진술한다. 국회의원을 포함해 모든 사람을 차단하라고 확대 해석하거나 훨씬 넓은 지시를 내렸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반발했다.
이에 조 단장은 "끌어내고 통로를 확보하라는 지시가 이 전 사령관이 직접 언급한 지시"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윤 대통령 측은 "증인은 사령관으로부터 받은 지시가 불법이라 이행하지 않은 것처럼 의인처럼 행동한다. 증언 내용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과 다른 점 등에 비춰보면, 증인 진술은 여러 다른 목적을 가진 허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 단장은 "저는 의인이 아니고, 아무리 거짓말해도 제 부하는 다 안다. 일체 거짓말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며 "저는 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고 그때 했던 역할을 진술하는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 헌재, 18일 9차 변론 지정…한덕수·조지호 등 채택 여부는 14일 결정
한편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 9차 변론을 오는 18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헌재는 이날 그동안 채택됐으나 조사하지 않은 증거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후 추가 변론 진행 여부는 오는 14일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가 이날 윤 대통령 측이 추가 신청한 증인들에 대한 채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논의 대상은 한덕수 국무총리, 조 청장, 홍 전 차장,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1부속실장, 박경선 전 서울동부구치소장,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 등이다.
윤 대통령 측은 조 원장에 대한 증인신문 전후 한 총리와 홍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다시 요청했다. 앞서 헌재는 한 총리에 대한 증인 신청은 기각하고, 홍 전 차장은 5차 변론에서 한 차례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특히 윤 대통령 측은 한 총리에 대한 증인신문 필요성을 주장하며 '중대한 결심'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다. 통상 중대한 결심은 변호인단 총사퇴 등 강경한 대응을 의미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측이 극단적인 수까지 내놓을 경우 헌재의 탄핵 판단에 대한 불복 여론도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윤 대통령 측은 "조 청장의 경우 국회 봉쇄 및 정치인 체포조 등과 모두 연관된 증인으로, 계엄 직후 국회 행정안전·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진술이 피의자 조서와 상당 부분 다른 점이 발견됐다"며 증인신문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정형식 재판관은 "조 청장은 두 번 불렀는데도 나오지 않았다. 청구인 측에서는 구인까지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국회 측은 "상태가 많이 안 좋다고 해서 철회하겠다"라고 했으나 윤 대통령 측은 "저희는 신청 계획이 있고 구인까지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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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