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영국을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반등했다.
독일의 좌우 주류 정치권이 함께 엄격한 재정준칙을 완화하고 5000억 유로(약 775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기금 설립을 추진키로 하면서 유럽 전역의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됐다.
전날 3.54% 폭락했던 독일 벤치마크 지수는 이날 3.38% 급등해 하루만에 손실 대부분을 만회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6일 통화정책회의를 열어 주요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5.02포인트(0.91%) 오른 556.09로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부터 급등세를 기록한 뒤 장이 끝날 때까지 강세를 그대로 유지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754.22포인트(3.38%) 상승한 2만3081.0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25.83포인트(1.56%) 오른 8173.75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16포인트(0.04%) 내린 8755.84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783.24포인트(2.08%) 상승한 3만8519.40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82.30포인트(1.40%) 오른 1만3214.0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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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후 독일 정치권을 양분해 오고 있는 중도우파 진영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연합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은 4일 '부채 브레이크(debt brake)'로 불리는 재정준칙을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향후 10년 간 인프라에 집중 투자하기 위해 5000억 유로 규모의 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지난달 총선에서 기민·기사연합은 208석을 얻어 원내 1당을 차지했고, 사민당은 120석으로 3위에 올랐다.
양측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차기 의회 개원과 동시에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프라 기금 조성과 중앙정부 부채 브레이크 완화는 독일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임금 인상과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경제에 대한 국방비 지출 증가의 직접적인 영향은 긍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이 지출이 어디로 향하고 어떻게 조직되는지에 따라 상승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 건설(+5.9%)과 방산(+3.3%)이 크게 오르며 수혜주로 부상했다.
시멘트 제조업체 하이델베르크 머티리얼즈는 17.5%, 건설업체 호흐티프는 15.5% 폭등해 가장 상승폭이 컸다.
유럽 최대 방산업체 라인메탈과 엔진·변속기 생산업체인 렌크도 각각 7.2%, 6.8% 상승했다.
미국에서는 캐나다·멕시코에 부과된 25% 관세가 일부 경감될 수 있다는 시그널이 나왔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4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언급하며 "규칙을 잘 따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구제 방안을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이 발언에 대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관세 경감 방안이 발표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ECB의 금리 결정 전망과 관련 로이터 통신은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낮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징주로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현금을 지불하는 사람에게는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499달러의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할 것이라는 발표와 함께 2.5% 상승했다.
의약품 및 농업용 살충제 제조업체인 바이엘은 내년에 수익이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4.1% 상승했다.